유럽/'2017·8-러시아 이르쿠츠크&바이칼

3일차)바이칼 알혼섬 북부투어(사자바위&거북바위,빠시안카(옛수용소터),사간후슌 곶,독수리3형제 바위,하보이곶,사랑의 바위,우쥐르 마을)

이치핏 2018. 5. 15. 09:42



바이칼 오면 누구나 다 하게 되는 바이칼 북부투어 우리도 빠질 수 없지. 투어가는 날 날씨가 화창해서 다행이었다. 


독한술이 빨리 깨는건지 아님 이동네 공기가 좋아서인지 어제 그렇게 기절해 있던 남편도 아침에 깨서 밥을 찾았다. 





니키타 홈스테드의 식사는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몽골때 보다 더 입에 맞았다. 


음식이 뭔가 동서양이 섞인 느낌이었다. 간단한 부페에 항상 수프같은게 나왔다. 


날씨가 추워서 이동네 사람들도 뜨끈한 국물을 찾나보다. 



타락죽 같은 러시아 가정식 메뉴 까샤(каша)


우유죽에다 오트밀을 넣은건데 의외로 맛있었다.


 집에서도 해먹고 싶음. 




오늘 하게될 북부투어는 니키타 하우스를 10시에 출발해 총 6군데의 포인트를 돌아보는건데 길이 다 비포장이라 거리가 짧아도 하루종일 걸린다. 돌아오면 오후 5시쯤 된다. 가격은 1인당 1000루블 


코스는 사자바위&거북바위→빠시안카(옛수용소터)→사간후슌 곶,독수리3형제 바위→하보이곶→사랑의 바위→우쥐르 마을 이런 순서다.  






이게 우리가 타고 다닐 우아직.몽골에서는 푸르공이라 불렀지. 오프로드에 강한차라고 한다. 승차감은 영 아니올씨다인데 그냥 저냥 타고 다닐만 했다. 앞자리는 마주보고 앉는 지라 무조건 뒤에 앉는게 상책이었다. 


우리 일행은 러시아 아줌마 둘,우리 부부,중국에서 혼자온 처자,카자흐 족 모자 이렇게 7명 이었다. 러시아 아줌마들이 우릴 보더니 자꾸 기타이? 기타이? 이러는거였다. 기타이가 뭔말인지를 몰라 번역기를 내밀어 적게 했더니 중국인이냐는 뜻이었다. 


우리보고 중국사람이냐고 물어본거였다. 아니라고 우리는 까레이고  저 처자가 기타이라고 했더니 막 웃는다. 차이니즈,코리안 이런단어는 하나도 못알아 들었다. 


운전기사 할아버지가 우리를 데리고 다니면서 가이드도 해주고 했는데 이 할아버지 마저 영어가 한마디도 안되었다. 그나마 카자흐족 아들내미가 영어를 할 줄 알아 중간에서 통역을 해 주었다. 




저기 멀리 보이는 저 바위는? 


누가봐도 악어모양의 바위였다. 


그리고 왼쪽에 있는건 사자머리 모양의 사자 섬. 


카자흐 청년이 영어로 알려줘서 알게 되었다. 




여기는 예전에 부리야트족들이 거주 하던 곳이었는데 아랫쪽이 훤히 다 보여서 항상 전쟁에 대비해서 보초도 서고 감시도 했던 곳이라고 한다. 나는 처음엔 그 청년이 부리야트족인줄 알고 물어보았다.


" 넌 어디서 왔니?"


"나 울란우데에서 직장 다니다 휴가로 왔어."


" 여기 부리야트인들이 니네 조상이니?"


"아니 난 카자흐 족이야. 부리야트인들과는 달라."


"어떻게 다른데?"


" 부리야트 인들은 이 근방에 사는 사람들이고 카자흐인들은 저쪽 서쪽에 사는데 생김새가 달라. 카자흐 인들은 눈이 크고 둥근편인데 여기 부리야트 인들은 눈이 쪽 찢어졌어."


라고 눈이 쪽 찢어진 카자흐 인이 말했다. 






언덕에서 바위를 보고 다음 들른곳은 예전에 죄수들이 수용되어 있던 터였다. 처음엔 무슨 휴게소 인줄 알았다. 뭘 살 수도 있고 화장실도 쓸 수있는데 물론 퍼세식이다. 그런데 퍼세식 화장실에 20루블을 내라고 되어있었다. 괘씸해서 무시해 버렸다. 


여기서 죄수들이 생선통조림을 만들었는데 통조림 만들다가 그걸 슬쩍 훔치면 형량이 50년이나 확 늘어난다고. 




세번째 들른 곳은 독수리 5형제 아니..3형제 바위.


 알혼섬의 수호신인 독수리 신이 아들3형제에게 독수리의 가오가 있으니 죽은 고기를 먹지 말라고 하였건만 아들3형제가 말을 안듣고 배가고파 죽은 고기를 먹는 바람에 아버지가 열받아 아들들을 바위로 만들어버렸다는 말도 안되는 전설이 깃든 곳이다. 


참 바이칼 호수 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정말 러시아 아버지들 성질머리들은 왜 그럴까? 





그래도 경치 하나는 끝내 준다는..


작년에 갔던 몽골 홉스골이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한참 경치구경을 하는데 누군가가 "My friend!!"하고 반갑게 불렀다.




으악!! 전날 폭탄주를 들이부어 남편을 네발로 기어가게 만든 바실리였다. 우리가 내릴때쯤 본인도 기절해 차안에 널부러져 있었는데 용케 회복을 했다. 


이자슥은 우리와 코스가 비슷해서 가는데 마다 자꾸 부딪쳤는데 무서워서 슬금슬금 피해 다녔다. ㅎㅎㅎ 


남편도 본인말로는 회사에서 말술 탑3안에 들어간다는데 불곰국 애들 앞에서는 쨉이 될 수가 없었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볼떄마다 으이그 징한놈 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알혼섬 최북단 하보이 곶. 


여기선 하이킹을 하라고 시간을 한시간 좀 넘게 주었다. 


그동안 우리의 기사님은 점심 준비를 하신다. 



그냥 산책 삼아 슬슬 걸어 다니면 되는 수준이라 부담없이 걸어 다녔다. 







여기도 샤머니즘의 흔적이...


부리야트인들은 인적이라곤 없는 여기까지와서 치성을 드리나 보다. 



점심시간이 되자 호수 저쪽에서 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희안하게 여기는 오전에는 맑다가 오후가 되면 구름이 몰려와 소나기가 한차례 쏟아지곤 했다. 





즐거운 점심시간..


투어오는 팀들은 죄다 여기서 밥을 먹는데 워낙에 장소도 넓고 점심 먹는 사람들이 많아서 우리팀 찾느라고 카자흐 청년이랑 한참 돌아다녔다. 



식사는 빵에 치즈를 끼운거랑 차랑.




바이칼 호수에서 나는 생선인 오물이랑 감자를 넣고 끓인 국이 메뉴다. 



감자랑 당근을 넣은 국에다 생선을 넣은 느낌? 


밥이랑 먹었음 더 좋았을듯. 


비늘 손질이 안되어있는것 빼곤 그냥 저냥 먹을 만하다. 


먹고 난뒤 남을걸 풀숲에 확 던지면 갈매기들이 개떼같이 달려들었다. 




점심 먹고 또 출발~ 


다음 코스는 아기를 가지고 싶은 부부들이 찾아간다는 사랑의 바위. 


바위가 어떻게 살짝 하트모양 같기도 하다. 


여기가 기가 세서 치성을 들이면 아이가 잘 생긴대나 뭐래나? 





하긴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부부가 기도를 하면 왠지 므흣한 기분이 들거 같기도..*-_-*




그리고 마지막으로 간 우쥐르 마을.


보통 투어 끝에 수비니어샵에 들리는데 이동네는 마땅한 곳이 없으니 이리로 온 듯 했다. 


시간 많은 사람은 말도 탈 수 있고 보트도 탈 수 있다. 



그냥 한적한 호숫가 몽골 마을을 보는 듯 했다. 




기념품으로 파는게 물을 묻혀서 손가락으로 돌리면 소리가 나는 악기인데 이게 아무나 한다고 되는게 아니었다. 



마을을 둘러보다가 뭐라도 사고 싶어서..



몸에 좋다는 약초를 사고 싶었는데 남편이 어차피 이거 한국에 못가져간다고 말렸다. 


이런걸 찾게 되다니 나도 늙긴 늙었나 보다. 




그리고 배려심 많은 할아버지가 화장실이라고 한번 내려주셨다. 


세상에서 가장 큰 화장실..


작년에 침엽수림에 들어갔다 모기한테 인신공양한거생각해서 참았다. 





마지막으로 할아버지가 수용소 터로 다시한번 데려다 주셨다.


 바이칼에 왔으니 바이칼의 신성한 물에 한번이라도 몸을 담궈야 한다는 거였다. 


바이칼에 몸을 담그면 뭐가 좋아도 좋겠지 라고 발이라도 담궜다. 


물이차다 차..다음에 또 오게 해주세요~





고생하셨어요. 할아버지.마지막으로 둘이 기념샷을 찍는데 러시아 아줌마들이 남편보고 다바이!! 다바이!! 하면서 같이 찍으라고 손짓을 했다. 


전날에 러시아 아줌마가 술먹일때도 자꾸 다바이!! 다바이!! 하더니 도대체 무슨 뜻인지 카자흐 애 한테 물어봤더니 come on~~ 뭐 이렇게 재촉하거나 북돋는 의미라고 했다. 




투어 끝나고 비포장길을 달리느라 지친 몸을 달래고자 반야를 신청했다. 


러시아 왔음 러시아 사우나 한번은 해줘야제.


사우나 실 하나 한시간에 1000 루블.


두명이 이용했으니 인당 500루블인셈. 



신청을 하면 직원이 땔깜을 넣어 사우나실을 후끈 달궈준 후 들어오라고 한다. 


미리 수영복을 준비해 안에 서 갈아 입으면 된다. 


그리고 저 양가죽 모자 같은걸 뒤집어 쓰고 들어가서 사우나를 즐긴다. 



물을 돌에 확 끼얹은 순간 와우 열기가 장난이 아니다.


 진짜 화상 입는 줄 알았다. 




사우나 안에서 땀을 빼고 나와 찬물 끼얹을때 그 개운함이란!! 


정말 쵝오 쵝오!! 



생각보다 사우나를 오래 할 수가 없어 한시간이면 그렇게 짧은 시간도 아니었다. 땀빼고 씻고 나와 차한잔이나 물한잔 마시면 끝. 투어후에 몸풀기에는 반야가 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