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2016·8-몽골 홉스골,테를지,UB

몽골여행 7일차) 울란바토르(Ulaanbaatar)-자이승 승전탑(Zaisan Memorial)&복드칸 궁전박물관(Bogd Khaan Palace Museum)

이치핏 2016. 12. 28. 00:35

테를지에서 벗어나 울란바토르로 돌아오는 중 차가 갑자기 맛이 가버렸다. 덜덜 거리면서 아슬아슬하게 저속으로 주행하는데 남편은 엔진에 문제가 생긴거라고 했다.




가이드가 강가에서 쉬어가자고 해서 그냥 노닥거렸다. 울란바토르 근교의 톨가강 인데 전날 보니 시민들이 피서 나와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생각보다 물은 꽤 맑았다. 기사가 차를 수리하는동안 강에 들어가서 놀자고 했지만 역시 북쪽은 북쪽. 물이 굉장히 차가웠다. 여기서 수영하고 노는 몽골사람들이 대단하다.


수리를 하다하다 안되서 이상태로 그냥 자이승 승전탑 까지 차를 몰고 가기로 했다. 남편은 그럼 차가 완전히 망가질텐데 하고 걱정했지만 그거야 기사가 알아서 할일 아닌가 했다. 여기서 얼마 안걸린다고 해서 탔는데 정말 아슬아슬하게 덜덜거리면서 승전탑으로 겨우겨우 차는 겨우 굴러갔다.





다행히도 차는 어떻게 목적지 까지 도착했다. 기사아저씨는 자기 부인에게 다른 차를 몰고 오게해서 여기서 접선을 하기로 했다. 승전탑이라길래 대체 어느 전쟁에서 이긴건가 했더니 2차대전 막바지에 러시아가 참전했을때 몽골에서도 군대를 파견했다고 한다.


몽골군은 모스크바로 가서 러시아군과 합류해 전쟁에 참여했다. 전쟁에 이긴것과 러시아와의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기 위해 승전탑을 세웠다고. 일본 관광객들은 여기엔 안온다는 말이 있었다.


가이드가 하는 말로는 몽골은 러시아랑은 사이가 좋고 중국이랑은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다고 한다. 중간중간 자꾸 중국인들 너무 싫어요를 연발하고 다녔다. 내몽고 문제도 그렇고 자꾸 자기네 땅과 역사를 중국거라고 우기는게 어이없대나?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지.




근데 승전탑을 왜 저렇게 언덕 꼭대기에다 지어놨을꼬. 올라가기 힘들게 시리.




그래 올라가면 전망은 좋겠지 하고 열심히 계단을 올라가는 수 밖에..




관광객과 사진찍기 용도로 놓아둔 독수리..어째 좀 불쌍하다.



승전탑 가까이에 가보니 역시 사회주의 삘이 팍팍 났다.






조형물 안쪽으로는 멕시코에서 본듯한 벽화가 360도 파노라마로 그려져 있었는데 전쟁에과 러시아와 몽골의 우정에 관한 내용을 그린듯 했다.





자이승 승전탑 주변으로는 아파트 촌으로 이루어진 신도시가 형성되어있는데 몽골의 부촌이다. 부자들은 다 여기에 산다고.오히려 서민들은 시내에 산다고 한다. 주변으로 아파트는 계속 짓고 있는 중이었다.


 땅이 넓으니 그냥 막 지어도 누가 뭐라하리..하여간 아파트값은 상당히 많이 올랐대나? 아직도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게르에 사는 사람들도 있던데..말로만 듣던 몽골의 빈부격차를 여기서 볼 수 있었다.




자이승 승전탑에서 기사님 부인이 몰고온 차로 갈아타고 마지막 코스인 복드칸 궁전박물관으로 갔다. 원래는 복드칸 겨울 궁전이다.


몽골 왕조의 마지막 황제 자브춘 담바 후탁트 8세가 20년간 살았던 겨울궁전에 들어서 있다. 1893년부터 짓기 시작하여 1903년에 완공되었으며,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복드칸이 세계의 왕들에게 받은 선물, 몽골 왕과 왕비의 침실, 복드칸이 개인적으로 수집한 박제 동물들이 주로 전시된다. 18~19세기 티베트 지역에서 활약했던 작가들의 불교 작품도 많이 전시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복드칸 궁전박물관 [Bogd Khaan Palace Museum] (두산백과)





몽골의 마지막 왕이 쓰던 겨울 궁전이라니 20세기까지 몽골에 칸이 있었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 같은 그런 존재였을까? 가이드에게 물어봤지만 역시나 우리의 가이드는 모르쇠로 답했다. 정말 많은 여행을 다녀봤지만 묵비권을 행사하는 가이드라니...




궁전안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대부분 여기서 기념사진을 많이 찍었다. 얼핏 보면 대만에서 보던 도교사원이랑 비슷하지만 염연히 라마불교 스타일이다.




이분들이 겨울궁전의 주인인 복드칸과 왕비.




안녕? 어디서 많이 봤지? 우리 사천왕이야.


안에는 거의 불교 미술인 탱화가 전시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던 탱화보다 훨씬 정교하고 화려한 느낌이었다. 사진촬영이 죄다 금지라 걍 감상으로 만족해야만했다. 가이드는 역시나 아는게 없으므로 남편이 어디서 본걸로 주절주절 설명을 했다. 가이드도 만족했다.


" 어머. 아저씨. 아저씨가 가이드같아요."


그리고 나선 나중에 자기도 좀 그랬는지 기념품 점에 가서 선물이라고 열쇠고리와 냉장고 좌석을 사와서 건냈다. 기사가 또 가고 싶은 곳 있으면 말해라고 해서 간등사원을 말했더니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다. 그냥 예의상 물어본건데 눈치없이 굴었구나 싶은데다 남편의 발이 통풍때문에 퉁퉁 부어 있으므로 숙소로 데려달라고 했다.




다시 자야 호스텔로..첨에 왔을때랑 다른 방을 배정받았다. 트윈룸이라 훨씬 좋았다.



드디어 마지막 목적지인 울란바토르 도착! 오후 4시같은 저녁 7시. 정말 하루가 길구나 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