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2016·8-몽골 홉스골,테를지,UB

몽골여행 6일차) 테를지 국립공원(Terelj National Park) 투어 시작- 칭기즈칸 동상(Chinggis Khaan Statue Complex),거북바위(Turtle rock)

이치핏 2016. 12. 4. 22:55

비행기기 1시간 연착으로 늦은데다 호스백 몽골리아를 찾아다니느라 뻘짓까지 하는 바람에 테를지 국립공원 투어는 오후 다섯시나 되어서야 시작 할 수 있었다.


원래 받은 일정이 있었는데 그냥 다음날 몰아서 하기로 하고 칭기즈칸 동상이랑 거북바위만 보고 숙소게르로 가기로 했다. 중간에 말도 탈수 있었지만 가격도 비싼데다 이미 홉스골에서 말을 탔으므로 생략하고 시간을 아끼기로 했다.


그래도 다행인게 해가 길어 10시나 되어야 어두워져서 그닥 맘이 급하진 않았다.




아마 테를지 국립공원(Terelj National Park) 가는 사람은 거의가 들리게 되는 곳. 칭기즈칸 동상이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동상인데 아래 10m 높이의 건물 빼고 동상높이만 40m,250t 의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동상이 세워진 곳이 울란바토르 동쪽 천진볼독(Tsonjin Boldog)이란 곳인데 칭기즈칸이 황금 채찍을 주운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동상이 쥐고 있는 채찍은 금색으로 도금이 되어있다.


몽골통일 800주년을 기념하여 2008년에 완공이 된 동상이다. 얼마나 칭기즈칸이 위대한 인물이면 800년이 지나서도 이렇게...하긴 이런 인물은 인류 역사상으로도 전무후무한 이일테니 그럴만도 하지.




그런데 왜 칭기즈칸은 저 멀리 동쪽을 바라보고 있을까? 고향이 동쪽이라 고향이 그리워서? 가이드는 모른다고 했다. 뭐 나중에 알게 된거지만 우리의 가이드는 존스노우 처럼 아무것도 아는게 없었다.




세계에서 제일 큰 가죽신발. 고틀 이라는 몽골 전통 신발인데 칭기즈칸 동상의 발 크기에 맞춘 것이다. 이걸 보러 들어오려면 입장료 인당 7000 투그릭을 내야 하는데 가이드거 까지 내야했다.


 그런데 나중에 자야 호스텔에서 받은 이터너리를 확인해보니 입장료가 다 포함이었다. 그럼 그렇지 투어비가 130달러씩이나 하는데..가이드한테 나중에 이터너리를 보여주면서 입장료를 돌려달라고 들들 볶아서 받아냈다.




기왕이면 전통의상 체험도 해봐야지. 3000투그릭을 내면 전통의상을 입고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옷이 나한테 너무 컸다.




몽골 현지인 관광객들도 와서 의상체험을 하고 있었는데 나를 위해 이렇게 포즈를...



옷이 왜이렇게 큰가 했더니 의상체험하는 분들 대부분이 풍채가 좋은 편이었다. 몽골의상은 어쩐지 좀 풍채 있는 사람이 입는게 더 어울리는 듯했다.


사실 내부는 크게 볼게 없다. 2층은 레스토랑이고 역대칸들의 초상화가 걸려있는게 다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오면 이렇게 동상 앞 전망대로 나올수 있다.






동상 주변은 정말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더 좋다. 주변이 아파트 촌이고 빌딩 숲이면 더 짜증낫을듯. 바람이 많이 부니 모자같은건 조심해야 한다.





동상에서 나오면 9명의 장군상이 있는데 척봐도 칭기즈칸의 수하들임을 알 수 있었지만 그래도 이사람들이 누구인지 가이드에게 설명을 요청했다. 우리의 가이드 " 누군지 잘 몰라요." 너무도 당당하게 외쳤다.





한시간 정도 더 달리니 바위산이 나오기 시작했다. 테를지 국립공원(Terelj National Park)에 도착한 것이다. 홉스골이나 고비를 다녀와서 테를지를 가면 실망할 거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홉스골이 끝없는 평야와 호수라면 테를지는 바위산으로 둘러쌓인 골안에 있는 곳이라  가볼 만한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테를지 필수 코스 거북바위. 멀리서보니까 거북이가 하늘을 바라보는 형상이다.




어째 가까이서 보니 인천공항 입구의 그 정체모를 조형물이랑 닮은거 같다. 여기서부터 암벽타기를 해야 한다. 가이드한테 안가면 안되겠냐고 하니 꼭 가야한댔다.


자기가 설명을 해줄려고 적어온게 있어 이거 읽어 줘야 한다고.. 사실 거북바위는 올라가서 보는 경치가 끝내줘서 가보는게 좋다.




바위타고 올라가다 나의 저질체력땜에 잠시 휴식. 이름을 까먹은 우리의 가이드 아가씨. 한국에서 공부도 하고 일도 하며 5년 살다가  돌아왔는데 다시 한국으로 가고 싶어했다. 사실 한국말도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단어를 이야기했는데 졸지에 우리가 한국어 선생이 되어버렸다.


어린 아가씨 답게 투어에 대해 물어보면 아무것도 모르는데 한국드라마,한국화장품은 완전 전문가였다. 내가 모르는 한국드라마가 글렇게 많은지 처음알았다.


나중에 이아가씨가 실토하기를 사실 가이드는 우리가 처음인데 자야 호스텔 사장한테는 경험이 있다고 뻥치고 나왔다고 했다. 남편은 이쁘니까 다 용서해주자고 했다.  어릴때 서커스 기예단에 있어서 저렇게 늘씬하고 바위나 산도 잘 탔다. 넌 운좋은줄 알아라. ㅎㅎㅎ나도 좀 애가 맹하지만 이쁘고 착해서 용서하기로 했다.




산골 계곡마을 테를지. 정말 홉스골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몽골은 알프스와 많이 닮아있었다. 게르만 아니면 스위스라도 뻥쳐도 모를거 같다.





거북바위를 지나서 시간이 애매하므로 그냥 숙소로 바로 향했다. 그래도 관광지화 되어있는 곳이라 좀 좋은 게르로 갈 줄 알았는데 진짜..옛날식 게르였다. 씻는물도 물통에 받아서 써야하고 화장실 완전 퍼세식인 곳. 어쩐지 자야 호스텔 사장이 자꾸 샤워를 하고 가라고 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게다가 처음에 배정받은 게르를 보니 문이 떨어져 나가서 다른 게르로 달라고 했는데 들어가니 냄새가 장난이 아니었다.


근데 게르는 달랑 4개 뿐이라 더 바꿔 달라고 하기도 뭣했다. 문짝 떨어진 게르를 제외하곤 나머지 하나는 충남에서 온 한국인교사 자매가 쓰고 나머지 하나는 가이드랑 기사가 차지했다. 근데 같은 게르안에 아가씨인 가이드와 중년아저씨인 기사가 같이 잔다는게 좀 이해가 안갔다. 앞에서 빈둥거리다 우리랑 말을 트게 된 자매도 수근거렸다.




역시 한국인들이 만나면 술상이 빠질 수 없다. 자매교사는 먹다 남은 허르헉이랑 과일이랑 이것저것을 들고 왔고 우리는 오면서 마트에서 장을 봐온 맥주랑 술안주를 꺼냈다. 이 자매들은 테를지를 왔다가 미니고비? 2박3일짜리 코스가 있어서 다음날 거기로 갈 예정이라 했다.


그랬더니 갑자기 방언터진 울남편 홉스골 이야기를 열라 떠들어댔다. 남편의 좀 거시기한 버릇중 하나다. 여행하다 한국인들을 만나 말을 트게 되면 갑자기 폭풍수다를 떨기 시작하는거. 나이가 들수록 심해지는거 같다.

암튼 몽골와서 첨으로 한국사람들을 만나 반가운 마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맥주도 실컷 마시면서 제대로 별구경도 할 수 있었다.

 

부작용은 밤새도록 화장실을 들락거려야만 했다는거. 하지만 깜깜한데다 뚝 떨어져 있는 푸세식 화장실을 가기 싫어 깜깜한데 대충 풀밭에다 쉬야를 해야했다. 내가 이나이에 노상방뇨라니..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