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2016·3-멕시코&샌프란시스코

3/20 비와서 망했어요- 그란 세노테((Gran cenote)&아쿠말(Akumal)해변.

이치핏 2016. 7. 28. 14:13



어제 못간 그란 세노테(Gran cenote)를 가기로 했다. 칸쿤에서 툴룸까지 가는길에는 수많은 세노테가 있는데 왜 하필 그란 세노테인고 하니 찾아가기도 비교적 쉬운 편이고 이름이 그란..그랜드다 보니 일단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별 이유 없다.


동굴처럼 땅이 푹꺼진 지형에 담수가 차 생긴 천연 수영장인 세노테. 예전엔 마야인들의 식수역할도 했었다.




내가만든 플라야 델 카르멘과 툴룸 사이 지도- 콜렉티보 노선에 다 있다.


플라야  델 카르멘과 툴룸사이에는 참 갈 곳이 많다. 가는길에 수많은 세노테들과 셀하,스칼렛,스플로르등 일명 X시리즈로 불리는 테마파크들,거북이로 유명한 아쿠말 해변 등등. 콜렉티보로 가는 노선에 다 있으니 이래서 플라야 델 카르멘이 칸쿤보다 위치가 좋다는 말이 나왔나 보다.






전날 보다 조금 일찍 나왔을 뿐인데 줄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나마 기사가 혼자온사람!! 을 외치길래 얼른 손들고 바로 탈 수 있었다. 직원이 나를 운전석 옆자리에 태우려고 앞문을 열어주었는데 왠 덩치큰 아줌마가 앉아있었다.


직원이 그 아줌마보고 나 타야 하니 안으로 들어가라고 하자 이 아줌마 좁다고 신경질을 내는거였다. 당연히 가운데 좌석이 좁긴 한데 나중에 보니 꼴랑 30분거리 아쿠말에서 내리면서 뭘 그렇게 과민반응인지..


내가 나서서 쿨하게 나랑 자리 바꾸자. 내가 안쪽에 앉겠다고 하니 그제서야 잠잠해졌다. 그래도 이 아줌마 괜히 신경쓰였는지 가는 내내 나보고 찮냐고 말을 걸어왔다.




그란 세노테에 간다니까 콜렉티보는 툴룸 유적지 입구를 지나 저기 맞은편에 보이는 마트 앞에 나를 내려주었다. 마침 대형 마트 앞이라 택시들이 있었는데 그란세노테까지 70페소를 불렀다. 이건 분명 바가지였지만 거기 모여있는 택시기사들이 다같은 가격을 불렀으므로 어쩔수 없이 타고 들어갔다.




그란세노테 입장료는 150페소 ,운영시간 - 아침 8시 10 분부터 오후 4시 45분까지. 마지막 입장은 4시 15분까지. 생각보다 일찍 문을 닫는다.그래서 어제 인포에서 여기가는걸 말렸던 거였다.


처음엔 중간에 세노테들이 많아 여기저기 다 구경해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지만 이렇게 입장료에다 안에 들어가서 장비 렌탈 비용에 택시로 왔다갔다 하는 비용 다 따지면 그냥 한두군데서 느긋하게 물놀이를 하면서 즐기는게 훨씬 나을듯 싶다.




신성한 세노테에 들어가기전에는 일단 샤워를. 물놀이 드나들때 샤워를 하는데 온수 였음 좋겠다.




여기가 천연지하암반수로 만든 자연수영장 세노테입니까?


 물도 깨끗한 편이다. 여기도 그렇고 주변의 많은 세노테들은 사실 다 이어져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하필 비가 부슬부슬 오기 시작했다.





비가 와서 좀 쌀쌀하긴 하지만 어쩌랴. 이미 들어왔는걸. 얼어죽진 않겠지. 일단 여긴 깊이가 제법 깁어서 스쿠버 다이빙도 하는 곳이라 스노클링 장비랑 구명조끼를 빌리기로 했다. 거기다 락카까지 빌리니 160페소. 배보다 배꼽이 더 컸다.


그런데 스노클이 낡아서인지 사람들이 자꾸 와서 안경에 물이 샌다고 바꿔달라고 항의를 했다. 물놀이를 좀 많이 할거 같음 걍 내장비를 싸게 사는게 더 낫겠다.




장비도 빌렸으니 본격적으로 놀아볼까. 흐리고 비가 살짝 오니까 물이 좀 차긴했다. 어제같은 날씨에 놀았다면 딱 좋았을 텐데.






물속은 진짜 맑은데 물고기는 별로 안보였다. 스쿠버 다이빙 하는 사람들이 동굴안으로 사라져 가는걸 보니 안이 꽤 넓은가 보다 했다. 동굴다이빙은 초보다이버들은 할 수 없다는데 언젠가는 나도 해볼날이 있겠지.





동굴따라 헤엄쳐서 들어가 여기 저기 돌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했다.




햇빛이 강렬하면 들어와 쉴 그늘은 얼마든지 있으니 나쁘진 않네.




생각보다 물놀이는 오래 할 수가 없다. 놀다 체력이 방전 되었으니 다음 장소로 이동 하기로 했다.




다음장소는 바로 아쿠말 해변. 거북이가 있어서 많이들 보러 가는 곳이다. 그런데 올떄 좀 거시기 한 것이. 그란 세노테 앞이 종점이 아니라 그런지 콜렉티보에 자리가 없어 한참을 기다려야했다.


종점이 툴룸 센트로라 거기서 사람들이 다 타고 나왔다. 한 30분을 기다려서야 겨우 타고 올 수 있었다.






내리자 마자 왼쪽으로 가서 고가도로를 따라 쭉 걸어들어가면 아쿠말 해변이 나온다.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라 그냥 남들 가는거 따라만 갔다.





여기도 제법 크고 번화한 해변인데 플라야 델카르멘 처럼 해초더미가 많아 그닥 아름답진 않았다.





그런데 왜이렇게 해변이 미어터지는지. 이동네 관광객들 여기 다 모인거 같다.




일단 점심이나 먹자는 생각에 바닷가 식당에 들어갔다. 핫도그랑 콜라 하나 시켰을 뿐인데 159 페소.


바닷가에 제대로 된 식당은 하나뿐이라 그런지 가격이 제법 비쌌다. 그래도 혼자서는 다 못먹을 만큼 양이 많고 푸짐했다.




한참 밥을 먹는데 갑자기 비가 부슬부슬 내리더니 점점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날씨가 변하는게 순식간이어싸. 이런 밥먹고 난뒤에 거북이 만나러 가려 했는데...시간이 점점 지나자 그많던 사람들이 바닷가에서 사라져 버렸다.


결국 그치기는 커녕 점점 더 세차게 내리는 비 땜에 스노클링은 포기해야만 했다. 오후 5시가 넘도록 비가 세차게 쏟아져 그냥 비를 쫄딱 맞으면서 콜렉티보 정류장으로 걸어갔다. 열대 우림 스콜 같은 비땜에 도로가 순식간에 물에 잠겼는데도 콜렉티보는 잘만 갔다.

이날 일정은 이걸로 끝. 플라야 델 카르멘에 도착해서야 비가 잦아들었는데  기온이 뚝 떨어져버렸다. 이래가지고 계속 물놀이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