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2015·8-인니 족자카르타,까리문자와

8/6 오빠 달려 -스쿠터로 까리문자와 투어하기.

이치핏 2015. 12. 9. 23:58

까리문자와 섬에서 마지막날. 우리는 스쿠터를 빌려서 섬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이섬은 대중교통은 전무라 섬 구경을 하려면 어제 모리츠씨가 말한 빅보트트립을 하거나 스쿠터로 돌아다니면서 봐야했다. 이때만 해도 빅보트 트립이 뭔지 몰랐으므로 당근 숙소에서 스쿠터를 빌릴 생각만 한 것이다.

 

 

 

날씨가 적당히 선선해서 기분 좋은 아침.

 

다음날이면 섬을 떠날 생각을 하니 벌써 섭섭했다. 남편도 마찬가지..

 

서로 다 때려치고 이런데서 눌러 살까 이런 헛소리만 하면서 마당을 배회하고 다녔다.

 

 단순하게 살고 싶다. 그저 그거 하나였다. 나이가 들었나?

 

 

 

왔다갔다 하면서 수시로 마주치는 부처님.

 

 무슬림만 사는 이섬에 왠 부처님인가 싶지만 왠지 정들거 같다.

 

 

 

스쿠터는 하루 빌리는데 10만 루피아. 우리돈으로 9천원 정도이다. 기름은 중간에 알아서 채워넣으면 된다. 십수년만에 스쿠터를 타는 울 남편 먼저 시운전한번 해보고... 참고로 이 섬은 도로사정이 정말 쉣이라 왠만큼 스쿠터를 잘 타지 않으면 걍 권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보트트립을 하는게 더 나을거 같다.

 

그런데 섬 구경을 하긴 해야겠고 어디를 가야할지 몰라서 직원한테 물어보니 친절하게 쪽지에다 갈 곳을 적어주었다.

 

1)Nation park(Taman Nasional)

2)Tanjung selam beach(Pantai Tanjung selam)

3)Joko Tuwo Hill(Bukit Joko Tuwo)

4)Alun Alun night market.

 

이렇게 네군데가 갈 만 한 곳이란다. 지도에도 표시를 해 주었는데 어차피 길이 단순해서 찾기가 어렵지 않을 거라 했다. 우리는 네비게이션 앱을 미리 다운받아서 지도에 표시를 한 다음 그걸 보고 찾아 다녔다. 그리고 중간중간 만나는 현지인들에게도 직원이 적어준 쪽지를 주면서 물어보니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직원이 적어준건 숙소에서 가까운 순이었다.

 

national park 가 뭔가 했더니 맹글로브 숲을 산책하는 그런 곳이었다. 입장료는 5,000Rp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고 데크를 따라 쭉 돌면 되는 곳이다. 단 모기주의!!!

 

 

 

여기도 외길이라 길잃을 염려는 없고 아주 넉넉잡아도 한시간 이내면 다 돌아 볼 수 있는 곳이다.

 

 

 

다만 이렇게 넓게 펼쳐진 맹글로브 숲은 처음인데..

 

맹글로브 나무가 다 같은 종류가 아니었다.

 

종류는 많은데 내가 무식해서인지 설명을 봐도 잘 모르겠다.

 

 

 

계속 가다보면 시야가 확 트이면서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서 본 맹글로브 숲. 맹글로브 숲을 물론 전에도 본 적이 있지만 태어나서 이렇게 광범위하게 형성된 맹글로브 숲은 처음이다.

 

저렇게 물에서 자라나다가 조금씩 육지로 이동을 한다고.

 

 분명 여긴 바다인데 파도가 치지 않는게 신기했다.

 

 

 

나오면서 육지에 있는 이런 나무들도 맹글로브라고 한다.

 

물에서 태어나 뭍으로 올라오다니. 양서류같다.

 

 

 

두번째 장소인 Tanjung selam beach 를 찾아가는길. 우리숙소는 성 동북쪽인데 이 바닷가는 서남쪽이라 한참 가야한다. 네비에 의지하기도 하고 중간중간 현지인들에게 물어서 찾아가는데 도로상태가 정말 에러다. 포장도로가 다 벗겨져서 울퉁불퉁 그자체인데 차라리 비포장 흙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런길을 아무렇지도 않게 오토바이로 다니는 동네사람들이 대단했다.

 

길 양쪽으로 섬 주민들 집이 드문드문 나오는데 대부분 새집이었고 한참 군데군데 집을 짓고 있는 데도 많았다. 인구가 유입이 되나보다. 호텔같은 숙소도 짓고 있는걸 보면 이섬도 조만간 전기도 들어오고 관광지화가 되지 않을까?

 

 

 

하도 길이 안좋아 엉덩이에 거의 마비가 올때쯤 Tanjung selam beach 입구에 도착했다. 그런데 여기 이 아주머니가 우리를 불러 세우는 거였다. 그러면서  1orang에 1000rp 라 적힌 부분을 가리켰다. 뭐지 이건? 바닷가를 들어 가려면 입장료를 내라는거 같았다. 그냥 무시하고 지나갈까 하다가 100원돈이라 주고 지나갔다.

 

 

 

그나마 다행인건 입장료를 낸 이 지점 이후로는 도로상태가 좋다. 아마 길을 닦아서 그거 땜에 돈을 걷지 않았을까? 암튼 끝까지 가다보면 쓰레기장 같이 지저분한 곳이 나오는데 거기가 바닷가가 아니라 여기 이정표 따라 흙길 같은데를 좀 더 올라가면..

 

 

 

이렇게 오토바이 주차장이 나온다.

 

그냥 여기다 오토바이를 세우면..

 

 

 

 

한적한 바닷가가 나온다.

 

사람은 별로 없고 몇몇 여행객들이 나무그늘에 아무렇게나 자리를 펴고 누워서 쉬는 중이었다.

 

그렇다고 바닷가가 그렇게 멋있거나 한건 아니고 그냥 물맑고 그늘이 있어서 쉬기 좋다.

 

 

 

 

한참 놀고 있는데 왠 여자가 말을 걸어왔다. 한국사람이냐고..그렇다고 하면서 당신은 어디서 왔냐니깐 발리에서 왔단다. 발리에서 사는데 여기로 바캉스를 온대나? 왓? 발리에 사는데 왜 여기까지 바캉스를? 내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자 그냥 여기에 집을 짓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즈빠라에 한국공장이 많다면서 그래서 한국사람들 많이 봤다고 한다. 아 리조트에서 일하던 청년이 자꾸 한국어로 인사를 하고 말을 걸면서 관심을 보였던게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바닷가 끝에는 현지인 청년들 한무리가 놀러와서 이러고 놀고 있었다.

 

그런데 저러다 물에 뛰어들었는데 바위랑 부딪치면 어쩔려는걸까?

 

 

 

한참 놀다보니 출출해져서 바닷가 뒤쪽 노점으로 갔다. 이렇게 생긴 노점들이 한 여댓개는 늘어서 있다. 그런데 이아줌마 웃긴 아줌마인게 우리는 그냥 간단하게 커피에 비스켓만 사서 먹고 있는데 느닷없이 헤헤헤 웃으면서 바나나 튀김을 한접시 내놓았다. 뭘까? 현지인의 따뜻한 인심일까 하면서 먹었는데 나중에 칼같이 돈을 내어놓으라는거였다. 10,000 rp 를 어이없이 뜯겼다. 이런...

 

 

 

바닷가에서 놀다가 다시 부두쪽으로 길을 향했다.

 

중간에 연료가 떨어졌는데 그럴때는 저 사이다 병을 찾으면 된다.

 

섬 중간중간 가게나 노점에 저렇게 병에다 석유를 넣고 한병에 10,000rp씩 해서 판다.

 

 

 

특별히 가게 아주머니께서 포즈 취해주심.

 

 이동네 분들 사진 찍히는걸 참 좋아하진다. 병 하나에 1리터 정도 들어간다.

 

 

 

 

바닷가에서 나와 다시 부두쪽으로 나왔다.

 

 Joko Tuwo Hill 이 부두 근처에 있기 때문이다.

 

벌써 부두에 배가 하나 정박되어있는데 아마 내일 우리가 타고 나갈 배가 아닌가 했다.

 

 

 

센셋포인트 조코투워 언덕. 그런데 여기도 주민이 오토바이를 아예 못지나가게 장애물을 설치해놓고 입장료랍시고 10,000rp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받는다. 좀 어이가 없다. 벌써 사람들이 돈맛을 알기 시작한건지... 언덕이 상당히 가팔라 나는 그냥 걸어 올라갔다.

 

 

 

고래뼈인가? 언덕에 자연사 박물관에나 나올법한 뼈다구가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다.

 

해가 질려면 한참 남았는데 딱히 갈데도 없고 해서 여기서 자리를 잡고 시간이나 죽이기로 했다.

 

 

 

까리문자와 섬 대부분의 주민들은 여기 보이는 부두 주변에 다 모여 살고 있다.

 

 

 

 

 음악틀어놓고 원두막에 드러누워 뒹굴거리고 있는데 어디서 사람들이 제법 모이기 시작했다.

 

 이래서 입장료를 받았나 보다.

 

 

 

 

 

 

다들 자리를 잡고 카메라를 꺼내들고 사진찍을 준비를 하시고..

 

왠 대포카메라에 별의 별 첨단 장비들이 다 동원되었다.

 

 

 

 

 

여태껏 본 일몰중 best 3 에 들어가는 일몰로 정했노라.

 

 

 

전날 모리츠씨가 말한 빅보트 트립이 여기서 출발하고 여기로 도착했다.

 

큰보트에서 수영복 입은 관광객들이 우르르 내리는걸 보고서야 아하 이게 빅보트 트립이었구나 했다.

 

 

 

해가 넘어가고 컴컴해지자 어디선가 노점같은게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들려보라던 나이트 마켓이었다. 그렇데 대단한건 아니고 작은 야시장 정도였다.

 

 

 

 

 

 

나이트 마켓에서는 이런 해산물들을 파는데 원하는 걸 가리키면 바베큐를 해주거나 쪄준다. 물론 바베큐가 제맛이지. 우리는 생선 큰거 하나랑 오징어 그리고 밥을 시켰는데 다해서 만원도 채 안했다. 필리핀 보홍에서 사먹은거에 비하면 완전 반값이었다.

 

 

 

 

역시 해산물은 진리다. 옆에 있는 소스는 무근 양념치킨을 먹을때 그 양념 맛인데 달짝 지근하고 매콤한게 우리 입맛에 딱이었다. 양도 많아서 중간중간 길고양이랑도 나눠 먹었다.

 

이때까진 좋았다. 이 이후가 문제인게 가로등 하나 없는 깜깜한 길을 스쿠터로 한시간 가량 달려서 숙소로 돌아가야 했다. 네비 앱 이랑 남편 눈썰미와 헤드라이트에 의존해 울퉁불퉁한 길을 달리느라 정말 진땀 뻇다. 물론 운전한 남편은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숙소에서 만난 모리츠씨도 밤에 운전할 자신이 없어 나이트마켓은 갈 엄두도 못냈다고 했다. 암튼 고생한 남편에게 수고했다고 띄워주니 그 뒤로 뭔일만 있으면 "지 필요할때는 살거라고 뒤에 착 달라붙더니..인제 필요없다 이거지." 이말을 달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