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2015·8-인니 족자카르타,까리문자와

8/4 고생끝에 낙원도착!- 까리문자와(Karimunjawa)섬 숙소 아리스 라군 리조트(Ary's lagoon resort)

이치핏 2015. 10. 26. 22:30

한참 차안에서 기절중 남편이 나는 깨워보니 어느덧 차안에는 우리 두사람만 있었다. 즈빠라 선착장에 도착한 것이다. 그런데 밤중이라 차가 안밀려서 기사가 냅다 밟았는지 도착한 시간이 새벽 3시였다.

 

 

 

선착장 대기실에 들어가 의자에서 쪽잠을 자려고 했지만 그 바램은 무참히 깨지고 말았으니..문이 아예 잠겨 있었다. 공항대합실이라도 상상하고 왔던게 븅신 짓이었다. 게다가 저 안 대합실도 어차피 천정만 있을뿐 위쪽벽은 없어서 야외나 마찬가지였다.

 

할 수 없이 밖에 있는 시멘트 의자에 드러누워서 눈을 좀 붙이려고 했으나 이번에는 모기들이 엥엥 거리면서 마구 덤벼 들었다. 다행히 나는 긴바지에다 운동화 그리고 긴팔 점퍼까지 껴입고 있어 그닥 피해는 없었지만 남편은 반바지에 반팔이라 팔다리가 금방 만신창이었다.

 

선착장에 도착해서야 알았지만 그 주변에 저렴한 숙소는 많이 있었다. 여행사에 차편 문의할때 낮에 가서 거기서 아무 숙소나 구해서 자고 아침에 들어가라고 했었는데 왜 그 말을 안들었나 후회가 되었다. 잠도 잠이지만 화장실도 유료라 밤에는 아예 잠궈놨기 때문이다. 실내는 들어갈 수도 없고 화장실도 못쓰는데 걔기겠다는 게 바보 짓이었다.

 

 결국 화장실은 근처 매점 화장실을 이용했다. 사실 여기도 유료인데 밤에는 돈 받는 사람이 없어 걍 철판깔고 썼다. 아우..화장실이 엄청 지저분 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결국 자는건 포기하고 배가 어떻게 되나 함 보았다.제일 빠른게 중간에 K.M.C EXPRESS BAHARI 2C로 2시간 정도 걸리고 그다음이 K,M.C KARTINI 인데 배가 조금 작다 3시간 정도 걸린다. KMP SIGINJAI 는 제일 느린배로 4시간 걸린다고 한다. 우리는 들어갈때는 EXPRESS를 나올때는 KARTINI를 타고 나왔다.

 

어차피 즈빠라에서 족자 오는 차편이 오후3시 이후로 밖에 없어 시간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다만 KARTINI가 배가 좀 더 작아 흔들림이 심한 편이었다. 즈빠라에서 까리문자와 까지 100KM거리라 제법 가야한다. 왠만하면 배멀미 약은 꼭 챙겨가는게 좋다.

 

이 배들은 매일 운항하지 않고 요일마다 번갈아 가면서 운항하는데 섬에서 나올때 보니 K .M.C EXPRESS BAHARI 2C와 K,M.C KARTINI 는 오전에 KMP SIGINJAI 는 오후에 출발했다 고로 이 배는 별로 의미가 없다.

 

 

 

K.M.C EXPRESS BAHARI 운항 스케줄표. 관광객도 많은데다 이 배가 다가 아니므로 섬에서 못나올까 걱정은 안해도 된다. 다만 파도가 제법 높아 결항이 되는건 어쩔수가 없다. 4월에서 10월까지 배가 다닌다고 한다.

 

새벽 4시가 되니 어디선가 아잔 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깜깜한 한밤 같은데 노점상 아주머니가 벌써 출근을 해서 물건을 진열하기 시작하고 근처 매점 주인도 나타나서 왔다갔다했다. 도대체 누가 더운데 사람은 게으르다고 했나.

 

 

 

 

 

드디어 날이 밝아왔다. 주변이 밝아져서야 알게 된건데 선착장에 세워둔 봉고차 안에서 사람들이 자고 있었다. 여행사같은데서 차를 대절해 차안에서 그냥 쪽잠을 자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나보단 낫네. 5시가 넘어가니 어디선가 서양애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니 왠지 안심이 되었다.

 

 

 

6시가 되니 표를 팔기 시작..터미널 피는 표 사면서 자동으로 같이 사야했다.

 

 

 

새벽 4시에 출근한 아주머니들. 과자나 음료같은건 여기서 그냥 해결했다. 맥주도 사가려고 했으나 저렇게 히잡을 쓰신 분들이 그걸 팔 리가 없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겪어놓고선 또 까먹었다. 결국 맥주는 포기하기로 했다. 남편은 왜 쓸데없이 과자를 사냐고 면박을 줬지만 정작 섬에 가서는 본인이 다 먹었다는거.

 

 

 

근데 이상하게도 배 출발 시간이 분명 9시라 했는데 사람들이 7시반부터 배에 승선을 하기 시작했다.

 

이상하다 생각하다 그냥 따라서 배를 탔더니 이게 왠걸 8시에 배가 출발해버렸다. 큰일 날뻔 했다.

 

 

 

자리는 한 번 앉으면 걍 끝까지 가는걸로..

 

1등석이 아니라서 그런지 무쟈게 좁다. 상관없다.

 

 너무 피곤해서 가는내내 기절해 있었으니깐.옆자리에 앉은 뚱뚱한 서양인 아저씨가 안쓰러울뿐.

 

 

 

드디어 까리문자와 선착장 도착!! 정말 힘들게 찾아온 곳 답게 도착하자마자 감탄사부터 나왔다.

 

보통 항구나 그런데 보면 물이 지저분한데 여기는 그냥 뛰어들어도 될거 같았다.

 

 

 

그러나 감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우리의 숙소인 Ary's lagoon resort 는 선착장에서 11km나 떨어져 있었던데다 픽업요청도 안했기 때문에 여기서 택시를 타고 가려 했는데 그럴 분위기가 아니었다. 삐끼도 보이지 않고 그냥 승객들은 자연스레 흩어지는 분위기였다. 할 수 없이 인포에 물어보니 택시가 있긴 한데 편도로 40만rp 를 내야 한다는거였다.

 

 말도 안된다고 하다 할수 없이 기사를 구해 달라고 하니 왠 할아버지가 등장했다. 30만 rp를 부르길래 너무 비싸다고 실랑이하다 결국 남편이 그럼 왕복으로 하고 50만 rp로 하자고 딜을 하자 흔쾌이 알았다고 수락을 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 이유가 있었다. 개발이 안된 섬이다 보니 섬안으로 들어가는 도로는 1개뿐인데다 도로사정이 너무 안좋았다. 이건 포장도로도 아니고 비포장 도로도 아니었다. 차라리 흙길이면 나을텐데 포장도로가 관리가 안되어 다 벗겨지니 길 상태가 전쟁에서 포탄 맞은것 마냥 울퉁불퉁 했다. 그래서 11km밖에 안되는 거리를 한시간이나 걸려서 가야만 했다.

 

 

 

우여곡절 끝에 Ary's lagoon resort 도착했다.

 

기사 아저씨는 금요일날 6시반에 데리러 오기로 하고 돈도 그때 받겠다고 쿨하게 돌아가셨다.

 

하긴 도망도 못가겠다.

 

 

 

리조트에서 유일하게 영어가 되는 직원.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데 무척 차분하고 친절했다.

 

직원은 얘랑 남자애 세명 그리고 식사때 잠깐 와서 밥을 해주는 동네 아주머니가 다였다.

 

그냥 동네주민들이 운영하는 숙소같은데 그나마 얘는 좀 배운 애로 보였다.

 

 

피곤해 죽을거 같았지만 바다를 보니 그래도 숙소는 한 번 둘러봐야지!!

 

 

 

 

Ary's Lagoon resort가 섬 안쪽 교통도 불편한 곳에 있는데도 선택한 것은 코딱지만하지만 바다를 끼고 있는데다 온수가 나온다는게 큰 이유였다. 이 섬 대부분의 숙소는 홈스테이 였는데 선착장 쪽에 있다.

 

그런데 바닷가랑은 상관없고 결정적으로 핫샤워가 안된다고 해서 걍 포기. 전기 안들어오는건 참아도 온수 안나오는건 왠지 좀 그랬다. 아니면 아예 고급 리조트로 가야하는데 1박에 거의 50만원이었다.ㅜ.ㅜ

 

 참고로 이숙소도 홈스테이들과 마찬가지로 낮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6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제한 공급이었다. 주변의 주민들 마을도 그럤다.

 

와이파이따위는 아예 바라면 안된다. 그런데 나는 분명 부킹닷컴으로 이 숙소를 예약했는데 인터넷은 어떻게 해서 예약을 받았을까?

 

방갈로 4개에 일반객실 5개 완전 가족적인 숙소였다.

 

 

 

 

 

모든 전자제품으로 부터 해방이 이 숙소의 컨셉인가 보다. 정수기 물도 처음엔 마시기 그랬는데 나중엔 아무 생각없이 마셔도 별 탈은 없었다.

가격은 일반 객실 기준 1박에 8만원 정도..샤워할때 수압이 낮은거랑 낮에 에어컨이 안들어온거 빼면 그럭저럭 있을만 했다. 이런데서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안된다.

 

 

 

이런데서 바다를 바라보면 먹는 라면이야 말로 꿀맛이다.

 

뜨거운 물은 리셉션에 이야기하면 얼마든지 끓여주었다.

 

 

 

정말 피곤해서 자고 싶었는데..

 

방안에 에어컨이 안나오니 방에서 자는건 포기하고 수영복으로 대충 갈아입고 바닷가 쪽으로 갔다.

 

 숙소가 거의 비어있어 보였다.

 

 불어로 뭐라 떠드는 가족 한팀 정도만 보였다.

 

 

 

수영복 까지 입고 바다 코앞까지 왔건만 들어가기도 귀찮아졌다. 게다가 오후라서 그런지 바람도 부니 쌀쌀하기 까지 했다. 급 피곤해져서 객실에서 가져온 가운을 이불삼아 덥고 기절모드로...빌려온 스노클이랑 핀이 짐만 되었다.

 

낡아빠지긴 했지만 스노클링 장비를 체크아웃할때 까지 무료로 빌려주는건 좋았다. 필리핀이나 태국,말레이시아에선 다 돈내고 빌렸던 것들인데 말이다.

 

 

 

불과 몇시간 전만 해도 모기와 사투를 벌이면서 지저분한 데서 개고생이었는데 이런 야자수 그늘 아래서 쉬고 있다니..

 

고생해서 온 보람이 있었다.

 

아담한 전용해변도 있고 한적하고 딱 내가 원하는 곳이다.

 

 

 

여기가 남반구에 속해서 그런지 건기에다 겨울인 셈이다.

 

날씨가 그야말로 끝내줬다. 그다지 덥지도 않고 선선하고 초가을 같은 느낌..

 

오후 늦게 물에 발을 담그니 추워서 수영은 포기.

 

 

 

 

저녁 시간이 되어서 혹시나 주변에 사 먹을때가 있을까 하고 슬슬 걸어나와봤는데..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눈에 보이는 거라곤 드문드문 있는 민가랑 이 길하나..그리고 조그마한 모스크들..덕분에 새벽에 중간중간 잘 깨었다. 하염없이 걸어도 그냥 이런 길이었다. 뭘 사먹으려면 스쿠터를 타고 한시간 가량 부두로 나가야 했다.

 

 

 

 

 

결국 식사는 리조트 식당에서 해결하는 수 밖에 없었다. 저녁 시간은 딱 정해져 있는데 6시반에 밥해주는 아주머니가 오셔야만 먹을 수 있었다. 메뉴도 정해져 있어서 장기투숙을 하면 좀 지겨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맛은 있었다. 진짜 엄마가 해주는 집밥이라고나 할까.

 

가격도 저렴해서 이것저것 마구 시켜먹었다. 다만 맥주는 한캔에 우리나라 돈으로 3000원 정도로 비싼 편이었다. 그러게 내가 미리 맥주 사오자고 했지!!! 라고 외쳤지만 냉장고가 없으므로 무효!!

 

 

여기선 시간을 잊으세요. 

 

이곳에 있으면 시계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정말 모든걸 잊고 싶게 만든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