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2014·12-베트남 하노이

하노이 여행) 12/24- 하노이의 크리스마스 이브.(Gho gia truyen->성 요셉성당-> Ta hien street)

이치핏 2015. 1. 4. 23:00

숙소에 체크인도 하고 투어 예약 확인도 하고 인형극장 예약도 부탁하고..슬슬 배가 고파져서 밖으로 나섰다.

 

쌀국수 마니아인 나는 역시 도착하자마자 제일먼저 쌀국수부터 찾았다.

 

 

 

우리가 찾아간 집은 베트남 여행까페에 소개되어있는 Pho Gia Truyen. Bat dan 49가 주소이다.

유명한 집이라 물어물어 찾아가면 된다.

 

 하지만 이동네는 널린게 쌀국수 집이고 현지인들이 바글거리는 아무 쌀국수 집에 들어가 먹었는데 역시 맛있었다.

말이 안통할까봐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소고기 쌀국수는 Pho Bo닭고기 쌀국수는 Pho Ga 이것만 알고 가서 몇개 달라고 하면 주인이 계산기에다 얼마인지 찍어주면 계산하면 되었다. 물론 외국인이라 바가지는 쓴다.

 

그래봤자 현지인들이 1000원으로 사먹는거 우리는 2000원으로 사먹는 수준이었다. 굳이 유명하다고 그 맛집을 찾아다닐 필요는 없는거 같다. 찾아다니다 똑같은 간판의 가게에 들어갔더니 Pho? 하더니 여기를 가르쳐 주었다.

 

 

 

 

저녁시간이라기엔 조금 이른시간에 갔는데도 이집은 정신없이 분주했다.

남자들 몇이서 분업이 잘 되어있었는데 한명을 고기를 썰고 한명은 면을 담고 한명을 국을 푸고 한명은 내주고 돈받고 이런식이었다. 테이블 치우는건 아주머니 한분이 전담하고 있었다.

 

메뉴는 간단했다. 난 저게 무슨 의미인가 궁금했다. 대머리 주인장에게 저게 사이즈 차이냐고 물었더니 국수위에 토핑이 되는고기종류가 다르다고 했다. 제일비싼거 위에 올라오는 고기종류가 제일 많은거였고 우리는 그걸 주문했다.

 

 

 

 

 

주문하고 국수가 나오는데 1분도 채 안걸리므로 앞에 서있다가 바로 받아오면 되었다. 뭔가 토핑된 고기가 푸짐해 보였다. 느끼할까봐 칠리소스랑 고추랑 식초를 팍팍 넣어먹었다.  내평생 먹은 쌀국수 중에 가장 맛있는 쌀국수였다.

 

고기육수긴 한데 국물이 깔끔하고 담백했다. 우리나라 사골국처럼 텁텁한 맛이아니었다. 게다가 칠리를 넣어서인지 얼큰한게 내입엔 딱이었다.

 

쌀국수를 좋아하지 않는 남편도 연방 맛있다를 연발하면서 순식간에 한그릇을 비웠다.

 

아무래도 이동네 사람들이 우리보다 양이 적은지라 우리나라 쌀국수보단 양이 좀 적었다. 남편은 아쉬웠는지 튀김같은걸 시켜먹었는데 안에는 아무것도 없고 그냥 도너츠 처럼 그런거였다.

 

 

 

저녁시간이 되자 직장인들로 금방 식당안은 만원이되었다.

 

 

 

 

 

 

아무래도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이라 성탄미사가 있을거 같아 성 요셉성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아무리 내가 나이롱 신자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하는 생각이었다.

 

프랑스 식민지 시대인 1858년에 지어진 이 성당은 안은 깔끔하게 보수를 해서 여전히 미사를 드리고 있다.

 

불교국가지만 크리스마스라고 엄청난 인파가 성당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종교적인 의미가 있다기 보단 그냥 축제 분위기였다.

 

젊은이들이랑 여행자들이 쏟아져 나와 배회를 하고 사진찍느라 정신이 없었고 공안들까지 나와 사람들을 단속하고 있었다. 미사는 6시 시작인데 시간이 좀 남아 주위를 돌아보기로 했다.

 

 

 

 

신자들 보다는 거의가 구경온 사람들이었다. 구유 앞에서 기도를 하는 사람은 없고 거의 사진찍는 사람들이었다.

 

그런사람들을 헤치고 혼자 꿋꿋하게 기도를 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다 쳐다봤다.

 

나도 웃겼다. 생전 기도도 안하고 성당도 잘 안나가면서 굳이 여기서 이러는게...

 

 

 

드디어 미사 시작.

 

 프랑스 식민지였던 탓에 미사도 프랑스어로 진행 되었다. 신부님도 프랑스인이었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자들도 대부분 프랑스인이었다. 2/3정도는 진짜 미사를 드리러 온 사람들이었고 그 외에는 구경하느라 들락거리는 사람들이었다.

 

우리나라나 스페인에서 미사를 드릴때처럼 엄숙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독서만 프랑스어랑 베트남어로 동시에 진행되었다.

 

그래도 칭얼거리지 않고 자리를 지켜준 남편이 고마웠다.

하지만 하도 성당을 빼먹어 영성체를 모실수 없어 결국은 그냥 나와버렸다.

 

 

 

 

 

 

 

 

 

 

성당을 나오니 바로 나오는 호수..호안끼엠 호수 였다.

 

원래 이런 분위기였는지 크리스마스 이브에 연말이라 이런건지는 알수 없었지만 정말 간만에 제대로 축제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춥다는 이유로 성탄절이나 연말엔 늘 집에만 있었으니...하지만 엄청난 오토바이와 인파들때문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횡단보도도 안보이고 오토바이는 연방 쏟아지고 길건너는게 공포였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길을 건널땐 오히려 천천히 건너라는게 더 안전했다.

 

그래야 오토바이가 나를 알아서 피해 갈 수 있으니까.

 

 

 

 

어쨌거나 모처럼의 크리스마스날 외출인데 그냥 숙소로 돌아가긴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Ta Hien 거리 일명 맥주거리였다.

 

 

 

 

이거리는 길거리에서 목욕탕의자에 앉아 맥주나 차를 마시는 걸로 유명했다.

 

어떤 가게가 장사가 잘되어 근사하게 인테리어를 바꿨더니 손님이 뚝떨어져 원상복귀 하니까 장사가 잘 되더라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남편이 죽어도 목욕탕의자에 쭈그리고 앉아서는 맥주를 마시지 못하겠다는 거였다.

 

자기는 덩치도 큰데 이런 좋은데 앉아서 어떻게 먹냐고...물론 남편이 키가 185라 큰편이긴 하지만 만만찮게 덩치가 큰 서양인들도 잘만 쭈그리고 앉아 마시고 즐기는데 까탈스럽기는...

 

좁은건 핑계고 사람많은데를 질색하는 성격때문인거 같다.

 

 

 

결국 돌고돌아 Ta Hien거리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이런 테이블이 있는 곳을 찾을수 있었다.

 

신기하게 앞의 테이블 아저씨들은 여기서 술을 마시면서 앞집에서 쌀국수를 시켜먹었다.

 

 

 

메뉴들은 우리기준에서 보면 싼편이고 이동네 기준으로 보면 비싼 편이었다.

 

참고로 베트남 화페 단위는 워낙 높은 편이라 물가 감이 잘 안왔는데..끝에 0을 하나떼고 나누기 2를 하면 대충 우리나라 돈이 나온다.

 

 99000동 짜리 안주라면 9900/2 해서 4950 대략 5000원 이구나 하면 된다.

 

뭐 외국인들 상대로 하는 곳이니 이동네치고는 상당히 비싼 편이지만 남편은 우와 싸다를 연발하면서 안주를 시켰다.

 

 신기하게 개구리고기,토끼고기,개고기 이런것도 있으니 새로운걸 시도해 보고 싶은 사람은 시켜보는것도 좋을거 같다.

 

 

 

이동네 왔으니 맥주 시음을...

 

그런데 사람들은 이동네 맥주인 사이공비어나 사노이 비어보나는 싱가폴 맥주인 타이거 비어를 많이 마셨다.

 

골고루 마셔보니 내기준으로 맛있는 순으로 타이거비어>사이공비어>하노이 비어 였다.

 

 

 

 

신기하게 안주마다 무조건 간장이 따라나왔다.

 

우리가 길거리 오뎅을 사먹을때 찍어먹는 그런 간장이었다.

 

 Nem이라 불리는 스프링 롤은 이해가가지만 감자튀김도 간장에? 하지만 뭐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