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2014·5-필리핀 팔라완(PPC)

팔라완 투어(2)- 혼다베이 호핑투어

이치핏 2014. 6. 16. 22:00

명색이 필리핀에 왔으니 물놀이를 어찌 아니하랴. 그래서 예약한 것이 혼다베이 호핑투어였다. 사실 물놀이를 제대로 즐기려면 엘니도나 코론섬 하다못해 모데사 아일랜드 리조트는 가 줘야 하지만 겨우 3박 5일 일정에 이동이 귀찮아 PPC에서 물놀이도 해결하기로 했다.

 

PPC에서 즐길 수 있는 호핑 투어는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도스팔마스 투어 이고 또 하나는 혼다베이 투어이다. 사람에 따라 각각 추천하는게 다르므로 그냥 더 싼 쪽을 예약했다. 같은 혼다베이 투어라도 들리는 섬이 다 같지는 않았는데 나는 판단섬이 스노클링 포인트로 좋다는 말을 듣고 기대했으나 우리가 간 곳은 루리 섬이었다.

 

코스는 환경보호 구역인 플로팅 아일랜드- 스노클링 포인트인 루리섬- 점심식사- 휴식처인 카우리섬 이었다.

 

 

 

필리핀에 오면 거의 이 방카 보트를 타게 된다. 전날과는 달리 마이크로텔에서 얼마 안걸리는 거리에 선착장이 있어 그건 맘에 들었다. 오기전에 한군데 들러서 스노클링 장비랑 아쿠아 슈즈등등을 빌리게 되는데 바보같이 돈을 또 안가지고 와서 가이드에게 빌려서 해결했다. 심지어 선착장에서 내는 환경보호세도 다 빌렸다. 그나마 아쿠아슈즈는 이미 준비해가서 다행이었는데 빌린 장비들이 영 어설펐다. 하다못해 물안경이라도 다음엔 꼭 사야겠다.

 

 

 

전날 지하강 투어에 이어서 혼다베이 투어때도 흔쾌히 돈을 빌려준 가이드 그레이스.(언니 멋대로 사진올려서 미안~) 이틀 연달아 똑같은 멘트를 듣고 있으려니 좀 웃기기도 했다. 봉고에 탄 모든이들에게 어디 출신인지 소개하라 시켜놓고선  본인이 LA 출신이라고 자랑하던 이언니 (필리핀에도 LA가 있대나?) 참 친절하고 착한 가이드였다. 혹시 이 가이드 만나면 잘해주시길.

 

 

 

처음 도착한 플로팅 아일랜드. 사실 섬이 아니라 그냥 바다 한가운데 목조 구조물 띄워논 곳이었다. 여기는 무슨 환경보호구역이라 이 지역에 서식하는 어류들에 대한 설명들과 지켜야 할 규칙을 듣고 난 뒤 들어갈 수 있었다. 이런 저런 규칙을 설명 했는데 다 뻔한 이야기고 특이한 건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대여해 준 구명조끼가 그냥 지퍼만 달린거라 물속에 들어가면 목을 죄여오는 무기로 변신하였다. 게다가 이노무 물안경은 어찌 된건지 물이 연신 줄줄 새어 들어왔다. 진짜 물놀이를 자주 다닐거라면 스노클 정도는 장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투어 내내 우리를 가이드 해 준 선원 아저씨. 처음엔 우리보고 자꾸 따라오라고 옆에서 뭐라뭐라 해서 이곳 직원인가 했는데 나중에 보니 우리가 타고 있던 보트 선원이었다. 나는 물속 사진을 찍을 거라고 DSLR에 방수팩을 씌워서 들고 왔는데 그게 신기한 모양인지 자꾸만 나보고 " Big camera mam~" 이라고 부르더니 결국은 하루종일 내카메라를 자기가 들고 다니면서 찍는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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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진을 다 왜 이따구로 찍었냐고요!!! 분명 DSLR 방수캡에는 카메라 렌즈쪽에 손가락을 집어 넣을 수도 있고 해서 캡부분의 렌즈 통이랑 카메라 렌즈랑 딱 붙여서 사용해야 한다고 사용법까지 친절하게 가르쳐 줬건만..ㅜ.ㅜ

 

 

 

 

환경보호 구역 이라며 거창하게 설명을 하길래 기대를 했지만 시야나 수중 환경은 그저 그랬다. 물고기도 별로 보이지도 않았고..

 

 

 

왜 이렇게 물속 시야가 뿌연게야!!

 

 

 

 

물밑으로 좀 내려가야 그나마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물론 사진은 선원 아저씨가..처음엔 우리 사진 몇번 찍어 주더니 나중에는 재미 들렸는지 혼자 잠수해 내려가서 수중 활영에 정신이 빠져 버렸다. 어쨌든 고마운 일이었다.

 

 

 

두번째 섬은 루리 섬. 여기가 진짜 스노클링 포인트였다. 이 모래톱은 오후가 되니까 밀물이 밀려들어오면서 사라졌다. 의외로 이동네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거 같았다. 역시 이번에도 그 선원아저씨가 우리를 끌고 다니면서 사진도 찍어주고 빵을 물고기 밥으로 주라고 나눠주기도 했는데...

 

 

 

 

괜히 빵을 받았다. 엄청난 물고기떼의 습격이..ㅎㄷㄷㄷ 물고기들이 미친듯이 몰려와 사정없이 부딪치는데 따끔거리고 아프니까 무섭기 까지 했다.

 

 

 

 

 

 

결국 둘다 구명조끼 버리고 물 밑으로 탈출했다. 여기서는 굳이 구명조끼를 입을 필요가 없다. 목을 계속 죄어오는 구명조끼를 벅으니 살거 같았다. 오히려 물 밑 바닥 쪽은 물고기 떼가 없는 편이었다.

 

 

 

물놀이 후의 단촐한 식사. 메뉴는 돼지고기,치킨,생선 바베큐랑 게랑 밥 그리고 과일 이정도였는데 쓰잘데기 없는 이런저런 메뉴 늘어놓은 것보다 훨씬 맘에 들었다. 한마디로 다 맛있었다.

 

 

 

 

 

식사후에는 아까 선원들이 바닷가에 이런 저런 소품을 세워두고는 카메라 트릭을 이용해서 이런 재미있는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나름 시키는대로 열심히 포즈를 취했더니 이런 뽀샵 스러운 사진이 나왔다. 소품은 매일매일 바뀐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카우리 섬. 한마디로 여긴 그냥 쉬는 곳이다.

 

 

 

주로 현지인들나 아시안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역시 좀 보수적이라 비키니만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은 없었다. 쁘렌띠안 때처럼 비키니만 입고 돌아다니면 쳐다보는 분위기였다.

 

 

 

물속에 저런 거대한 놀이기구같은걸 띄워서 놀고 있는데 물놀이도 했겠다. 밥도 먹었겠다. 더이상 해수욕은 그만하고 백사장 아무데나 자리를 집고 드러누웠다. 좀있으니 같이온 일행중에 혼자온 프랑스 여자애도 우리 옆에 따라 누웠다. 셋이서 갈때까지 한시간은 족히 뻗어 잤던거 같다.

 

투어는 이렇게 끝. 투어내내 우리를 따라다니면서 가이드 해준 선원아저씨에게 팁을 주지 못한게 안타까웠다. 투어 준비물에 대해 미리 좀 알고 갔더라면 돈을 넉넉하게 들고 갔을텐데 하여간 혼다베이 투어할때 필요한건 역시 돈이었다. 물놀이할때 멀리 나가지 않고 하루를 보내기엔 나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