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2013·10-스페인

가장 힘든 여정- 집으로 오는길..

이치핏 2014. 5. 25. 00:05

 

 

또다시 혼자가 되어 그라나다 공항에 도착했다. 어찌된 일인지 중국인들도 공항이 인산인해였다. 이상하게 안달루시아 쪽에서 중국인들이 더많이 눈에 띄였다. 심지어 론다 그 작은 도시까지 중국인이 운영하는 큰 수퍼마켓도 있었다. 이러다 정말 중국인이 전세계 관광지를 다 장악하는게 아닐까?

 

 

 

다시 바르셀로나 공항에 도착. 그런데 공항이 장난아니게 커서 같이 내린 승객들을 부지런히 쫒아 가지 않으면 출구가 어딘지도 모르고 헤메야 할 판이었다. 정신차리고 우루루 나가는 승객들을 따라가다보니 택시 승강장이 나왔다. 

 

미리 예약한 공항호텔에 가려고 택시를 잡았는데 공항에서 호텔까지 1km 남짓 거리였는데 30유로를 달라는 거였다. 황당해서 농담하냐고 화를 냈더니,, 그럼 셔틀버스를 타고 가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했다. 괜히 화낸게 머쓱해진 나는 바로 꼬리를 내리고 셔틀 승강장이 어딨냐고 했더니 친절하게 위치까지 가르쳐 주는 거였다.

 

여태껏 바가지만 씌우고 거스름돈도 제대로 주지않던 악질 기사들만 만났다. 특히 공항 택시기사는 어느나라를 가나 제일 바가지가 심하기로 유명했는데 이렇게 쿨하게 셔틀 승강장까지 가르쳐 주다니.

 

암튼 공항이 너무 커서 기사가 가르쳐 줬는데도 헤매고 다녔더니 지나가는 아저씨가 어디가냐고 물어보더니 직접 셔틀 승강장 근처까지 데려다 줬다. 스페인..마지막까지 마음에 들었다.

 

 

 

 

 

이 여행의 마지막 숙소인 트립 바르셀로나 공항 호텔 (TRYP Barcelona Aeropuerto Hotel). 아고다에서 1박에 10만원 남짓한 가격에 예약했다.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제일 가까운 호텔이다. 24시간은 아니지만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셔틀버스가 운행했다. 체크인 할때 셔틀버스를 몇시에 이용할건지 시간을 말하면 예약도 해주고 모닝콜도 해준다. 그리고 로비에 무료 스낵바가 있어 커피나 차 간단한 스낵을 이용할수 있다. 저녁대신에 먹으려고 했지만 호텔에 도착하는 순간 몸이 슬슬 맛이 가는지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었다.

 

 

 

이대로 그냥 가기엔 아쉬워 미친척 하고 바르셀로나 시내를 다시 한번 가볼까 했다. 하지만 이 호텔은 공항 환승객을 위한 호텔이라 시내로 가려면 택시외에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다음날 새벽 5시엔 공항에 가야 하므로 포기..그냥 창밖만 바라보다 잠들었다.

 

이 뒤로 어떻게 집에 왔는지 모르곘다. 카메라도 베터리가 다 나가버리고  몸도 완전히 맛이 가버리고.. 아침 7시 1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5시에 공항에 도착했건만 영국항공 카운터는 줄이 장난이 아니었다. 발권하느라 30분 소요하고..tax refund 를 위해 도장을 받으러 갔건만 내앞에 왠 아주머니가 영수증을 몇십장을 펼쳐보이는 바람에 그냥 포기하고 런던으로 넘어와야했다.

 

히드로 공항에 도착하니 스페인과는 대조적으로 날씨가 아주 우울했다. 비가 아주 기분나쁘게 내린다고나 할까? 어쨌거나 여기서는 여유가 있어서 다시 tax refund에 도전했다. 도장 받는데까지는 성공했으나 결국 환불은 받지 못했다.

 

환불 창구는 그 넓은 공항에 딱 하나뿐이었는데 창구 아줌마가 컴퓨터가 고장이나서 처리를 해 줄수가 없다는 거였다. 완전 어이가 없어 멍하게 있으니 그 아줌마랑 수다를 떨던 다른 아줌마가 나보고 " 못알아 들었니? 컴퓨터가 고장났다구!!" 이럼서 사람을 바보 취급하는거였다.

 

어떡하지 하다가 내 뒤에 서있는 남자에게  " 여기 컴퓨터가 고장나서 환불이 안된다는데?" 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더니, 그남자 표정이 싹 바뀌더니 시계를 보곤 "Fuck!!" 한마디를 날리고는 유유히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멍하게 서있다가 그뒤에 중국인들이 한무리가 오길래 또 " 여기 컴퓨터가 고장났다는데요." 일케 말했더니 그노무 갓만 찾으며 다들 난처해 하기만 했다.

 

결국 방법이 없어 포기하고 돌아와야만 했다. 이노무 히드로 공항 두번다시 안오리라 결심하면서 말이다. 직원이 친절하기를 해..시스템이 좋기를 해..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원래 공항들은 tax refund를 잘 안해 주려고 한단다. 그나마 잘 해주는 공항이 프랑크푸르트 공항이라고 한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구토증세에 심한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몸져 누워야만 했지만 그럴수가 없었다. 다음날 바로 새로운 회사로 첫출근을 하기로 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핸드폰까지 쓸이 당했으니...아픈몸을 이끌고 간신히 집앞 눈에띄는 핸드폰 가게로 기어가다시피해서

" 아무 핸드폰이나 빨랑 개통해 주세요" 해서 겨우 개통을 하고는 인사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다. " 저 내일 출근 못할거 같아요." 그러나 내 복인지 담당자는 자비로웠다. "그러게 귀국한 다음날 바로 무리이실거 같았어요." 하면서 하루의 말미를 더 주신거였다. 내가 여행하는동안 대신 근무하는 대체근무자가 다행히도 하루더 근무가능하다고 하는 바람에 그게 가능했다.   왠만한 사람들 같았음 그냥 계속 쭈욱~~ 쉬라고 했을텐데...

 

아무튼 돌아온 후 몸살이 제대로 나서 일주일 넘게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좀비상태로 일을 해야만 했다. 확실히 체력이 예전 같지가 않다. 이래서 조금이라도 젊을때 여행을 다녀야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