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2013·10-스페인

10/11 그라나다의 밤-나스르 궁전(Palacio Nazaries)& 산 니콜라스 전망대(Mirador de San Nicolas)

이치핏 2014. 5. 21. 01:19

 

 

해 질 무렵이 되어 알카자바에서 내려오니 야외 촬영을 하고 있었다. 한낮에는 더워서 아마 신부 화장이 다 지워졌을것이다. 나는 이상하게 여행을 가면 꼭 한번씩 결혼식을 보게 되거나 야외촬영하는 신랑 신부를 만났다. 심지어 밤 10시 넘어서 비행기를 탔는데 거기에 신랑신부가 결혼식 턱시도랑 드레스를 그대로 입고 타는것도 본적이 있었다.(도대체 그시간에 왜?) 이것도 행운이라면 행운일까?

 

이미 말했지만 나스르 궁전을 보려면 인터넷 예약할때 따로 예약을 해야하고 시간대를 지정해 놔야 한다. 우리는 한산한 시간에 볼까하고  마지막 타임인 저녁 7시에 관람 예약을 했는데 왠걸, 이 시간대 역시 줄이 장난아니게 길었다.

 

 

 

 

 

 

어렵게 들어온 나스르 궁전에서 제일 첫번째 만나는 방은 메수아르 궁의 메수아르의 방이다. 그나마 남아있는 방들중 알함브라 통틀어서 제일 오래된 방이다. 여기서 행정업무와 사법 업무를 봤다고 한다. 궁전 집무실 치고는 소박한 수준이었다.

 

 

 

여기서도 알바이신 지구의 전망이 아주 잘 보인다.

 

 

 

 

메수아르의 방을 나오면 메수아르의 안뜰이 나온다. 여기도 어김없이 분수가 있다.

 

 

 

 

메수아르 궁을 나오면 중심부에 있는 코마레스 궁 으로 들어가게 된다. 여기는 귀빈들이나 대사들이 머물던 곳으로 안에 대사의 방이 있다.

 

 

 

 

의전용이라 그런지 메수아르 궁과 반대로 입구부터가 화려했다.

 

 

 

 여기가 알함브라의 핵심주의 핵심 아리야네스의 안뜰(Patio de los Arrayanes). 이슬람식 정원에서 분수와 완벽한 상하좌우 대칭은 뗄레야 뗄수가 없나보다. 이슬람 정원은 이런 것이다를 제대로 보여줬다.

 

 

 

 

 

대사의 방. 귀빈들 대기실이라 그런지 방안도 화려했다.

 

 

 

 

 

코마레스의 궁을 나오니 더욱 화려한 궁전을 만났다. 왕족들이 거주했던 라이온 궁이었다.

 

 

 

그라나다 시내 기념품 가게에서 종종 보이던 라이언 분수. 사람들이 기념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여기 직원들이 참 인정사정이 없었다. 8시가 폐장 시간이었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지 빨리 보라고 재촉을 하는 거였다. 웃기는건 우리 포함 그 많은 사람들이 아무도 불평을 하지 않았다. 비싼 입장료 내고 힘들게 온 사람들보다 지들 퇴근시간이 더 중요했나보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한컷 더 찍어 주시고..심지어 옆에 있던 커플 기념사진까지 다 찍어줬다.

 

 

 

눈치를 주든 말든 라이언 궁 내부로 들어갔다.

 

 

 

 

 

 

 

끌려나갈때 나가더라도 알함브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세자매의 방은 꼭 봐야겠기에. 천장의 종유석 장식이 정말 예술이었다. 이게 9세기때 만들어진 거라니!!

 

결국 나머지 방은 보지도 못하고 직원들에게 쫒겨났다. 8시 정각이 되니 어김없이 와서는 "Close!!!"를 외치며 관람객들을 죄다 몰아 내더니 냉정하게 문을 잠가버렸다. 이런..식당에서 폐점시간이라고 밥먹던 손님들 음식 다 뺏어버리고 내 쫒아 버리는거랑 뭐가 다를까? 서비스 마인드같은건 아예 처음부터 탑재되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 타임에 이런 함정이 있을 줄이야.

 

 

 

허탈한 마음에 잠깐 멍하니 있다가 맞은편 알바이신 언덕으로 가보기로 했다. 30번 알함브라 버스로 누에바 광장으로 내려와 31번 알함브라 버스를 타면 된다. 그럼 버스는 좁아터진 골목을 아슬아슬하게 지나 알바이신 언덕의 산 니콜라스 전망대 바로 아래까지 간다. 석양에 비친 알함브라를 보겠다고 사람들이 떼지여 있던 곳이었다.

 

 

 

 

 

석양에 비친 알함브라 대신에 야경이라도..여기 이 언덕은 레콩키스타에 의해 그라나다가 함락 되었을때 이슬람 주민들이 끝까지 결사항전을 하던 곳이었다. 지금은 하얀 마을이지만 그땐 온통 피로 물든 마을이었다고 한다. 그라나다 최후의 왕 보아브딜은 저성을 이사벨 여왕에게 내어준뒤 울면서 이 언덕을 넘어갔을 것이다. 아름답지만 뭔가 슬픈 사연이 있는 동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