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2013·10-스페인

10/10 투우의 고장 론다로 go go~

이치핏 2014. 5. 13. 22:50

 

 

 

론다로 떠나는날 아침 미리 버스 시간을 알아뒀다가 아침 일찍 터미널로 향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세비야에서 론다로 가는 마땅한 기차편은 없어 시외버스로 이동해야만 했다. 소요시간은 2시간 반정도가 걸린다.

 

 

론다로 가는 버스 밖 풍경. 세고비아 갈때 황량한 풍경과는 대조적이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넘어 간다. 가다가 휴게소에 잠깐 들르는 듯했다. 한국인 패키지 관광객들도 와글거리고..그런데 사람들이 우루루 내리길래 혹시나 하고 물었더니 론다에 다왔다고 하는 거였다. 놀래서 얼른 따라내렸다.

 

 

 

숙소는 다음날 새벽같이 기차로 그라나다로 가야했으므로 기차역 근처 아파트를 예약했다. 에어비앤비 예약..역시나 번짓수 보고 집찾는게 어렵다. 겨우 찾아 집주인한테 전화를 하니 정작 집주인은 여기 살지 않고 자기 아버지가 관리한다고 기다리라는 거였다. 한 30분 길바닥에서 멍때리고 있으니 어떤 할아버지가 쑥쓰러운듯 웃으며 헐레벌떡 뛰어온다. 아마 인터넷을 잘 모르는 할아버지를 위해 아들이 에어비엔비에 자기 아버지 집을 올린듯 했다.

 

 

 

 

 

시설은 깔끔했다. 세탁기도 있고 바르셀로나 숙소보다 훨씬 넓고 잘되어있었다. 치명적인 단점이라면 한명 샤워하고 나오니 온수가 안나온다는거..ㅜ.ㅜ  저녁에 샤워를 할 수가 없어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다시 시도해봤지만 역시나 찬물만 나왔다. 열대지방을 가도 뜨거운물에 샤워해야 하는 나인데...다시는 에어비엔비 숙소는 예약하지 않으리라고 결심했다.

 

 

 

도착해서 짐 풀고 빨래 돌리고 구시가지로 슬슬 걸어나오니 점심시간이었다.

 

 

 

 

 

 

 

연어를 곁들인 오믈렛과 차가운 토마토 수프..거의 모든 끼니가 술안주화다. ㅋㅋㅋ 하지만 알달루시아의 뜨거운 날씨에 맥주나 샹그리아가 빠지만 정말 섭하다.

 

 

 

론다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딱히 구분이 가지 않을 만큼 작은 동네였다. 하루 숙박하면서 부지런히 걸어다니면 왠만하면 다 돌아볼 수 있을듯..

 

 

 

근대 투우의 발생지인 론다. 가장 오래된 투우장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투우의 고장이라 혹시나 여기서 투우 경기를 볼 수 있을까 했지만 경기는 열리지 않았다. 8월이나 9월에 축제식으로 경기가 있다는 말만 들었을 뿐이었다.마드리드 같은 대도시에서만 볼 수 있는데 사이트에 보니 그나마도 9월까지만 경기가 있었다.

 

 

 

이 동상의 주인공은 누규?

 

우리가 흔히 보는 빨간천을 흔들면서 소와 싸우는 투우는 론다 출신인 프란시스코 로메로라는 사람이 18세기에 고안한 형식이라고 한다. 그 뒤로 이 동네에서 유명한 투우사가 많이 배출 되었다고..

 

 

 

 

 

1785년에 지은 스페인 최초의 투우장 이라는 역사적 의미는 있지만 오래된 투우장이라 웅장한 맛은 없다. 그래도 보존이 잘 되어있는듯.

들어갈때 오디오가이드를 이용할 수 있는데 역시나 한국어는 없다. 스페인에서 한번도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나 브로셔는 못본거 같다. 터키에서는 그래도 에페소 같은데 가면 한국어 안내판이라도 있었는데..꽃보다 할배를 보고 한국사람들이 많이가면 그런게 생길려나?

 

 

 

스페인에서 가장 멋진건 아마 하늘일 것이다. 이 뜨거운 태양아래 빨간 천을 흔들며 성난 소와 싸움을 벌린 투우사와 결국에는 피를 흘리며 쓰러졌을 소..그리고 엄청난 환호성..상상만 해도 왠지 멋지다.

 

 

 

 

 

소들을 가둬놓던 창고 줄을 끌어당겨 문을 열면 소가 아마 미친듯이 날뛰다 좁은 통로를 통해 저 죽을줄도 모르고 밖으로 뛰쳐나갔을 것이다.

 

 

 

 

 

운동장 뒤쪽으로도 쭉 관람을 할 수 있는데 사람이 다니는 통로가 위로 된 걸 봐서는 아랫쪽은 역시 소들이 있었던 공간인거 같았다.

 

 

 

말을 훈련시키기도 했던 공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