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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간에서의 빡센 하루

이치핏 2013. 3. 24. 22:32

대개 미얀마 국내선 이동들은 아침에 있다. 것도 비행기 한대가 양곤-바간 갔다가 손님을 내려주고 또 태우고 거기서 만달레이를 갔다 혜호로 갔다 양곤으로 돌아오는 무슨 시내버스와 같은 시스템이다. 당연 첫 출발지이라 일정을 통틀어 가장 일찍 서둘러야만 했다. 6시 45분 뱅기..호텔 조식은 포기하는 수 밖에..도시락을 미리 주문했더라면 싸줬을텐데 그걸 몰랐다.

 

 

 

우리 일정중 유일하게 좌석 번호가 찍혀있던 양곤-바간구간 티켓 나머지 구간은 좌석번호도 없다. 진짜 버스타듯이 알아서 타면 된다. 자리구하기 힘드니 만석이니 어쩌니 해도 막상 타보면 빈자리는 군데군데 있었다.

 

 

 

공항에 출발 도착을 알리는 전광판 따위는 없다. 활주로가 하나밖에 없는건지 저렇게 직원이 지금 출발하는 항공사와 편명이 적힌 팻말을 들고 다니면서 뭐라뭐라 외치면 잘 보고 있다가 가서 타야한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비행기 놓치겠다.

 

 

 

아침일찍 가는 비행기라 빵도 주고 커피도 준다. 의외로 맛있었다는...

 

 

 

우리가 타고온 에어 만달레이..프로펠러 비행기긴 한데 그리 나쁘진 않았다. 왼쪽에 잘 보면 수화물을 일일이 사람들이 끌어내려 손수레로 끌고 이동을 한다. 고로

짐이 도착하면 완전 아수라장이 된다.

 

 

드디어 세계 3대 불교 유적지가 있는 바간 낭우 공항에 도착..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지역 입장료 10달러를 내어야 하고 영수증은 잘 보관해 둬야 한다. 유적지 입장료는 오직 바간 고고학 박물관 뿐이고 나머진 이 10달러로 입장료를 통일하는거 같다. 우리는 쉐산도 파고다에서 영수증을 보여달라고 하는 이곳 공무원인지 직원들인지 정체를 알수 었는 사람들과 마주쳤다. 물론 우리는 영수증을 잘 가지고 있었으므로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한참 실랑이를 벌였다.

 

여기서 나가는건 거의 택시가 유일한 교통수단이므로 우리는 여기서 김모씨가 또  택시와 흥정을 했다. 주요유적지를 보고 호텔까지 데려다 주는데 45000짯. -_-;; 이젠 바가지를 쓰든 말든 그냥 입다물기로 했다.

 

하여간 우리의 코스는 대략 이러했다.

낭우 재래시장->쉐지곤 파고다->틸로민로 사원->아난다 사원-> 점심(사라바 레스토랑)->숙소(체크인)->마누하 사원->난파야 사원->칠기공방->담마양지 사원->슐레마니사원 ->고고학 박물관->쉐산도 파고다-> 숙소

 

사실 코스는 엄청 많아 보이지만 다 붙어 있어서 시간이 남아돌았다. 일몰후에 인형극 하는 곳을 가보고 싶었지만 거기까지 내려면 추가비용 2만짯을 내라는 말에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제일 먼저 들린 낭우 재래시장..그냥 현지인들을 위한 시장이다. 아침이라 활기는 넘쳤지만 날씨는 우리나라 가을 아침 날씨였다. 열대과일 같은것도 찾아볼 수 없었다.

 

 

 

주로 파는 야채나 과일도 우리나라와 크게 다를게 없어 보인다. 귤이나 토마토 같은게 많았으니까 말이다.

 

 

 

 

사원중에서 제일 먼저 들린 쉐지곤 파고다 나중에 본 양곤의 쉐다곤 파고다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바간에서는 보기 드문 황금의 화려한 사원이다. '쉐'는 황금이라는 뜻이고 지곤은 '모래언덕'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모래언덕의 황금사원?? 미얀마를 최초로 통일한 아노리타 왕이 따똥국을 정복한 기념으로 세운 탑이라고..

 

 

 

이 황금 잉어는 미얀마 전통신앙인 낫의 일종인듯..이런거 외에도 이 사원에는 이런 낫을 모신 조형물들이 여러개 보인다.

 

 

 

다음코스는 틸로민로 사원..1218년 건립된 사원이라는데 거의 천년이 다되어가는 사원치고는 보존상태가 좋다. 대부분 바간의 사원들처럼 네모난 건물안에 동서남북 사방으로 입구와 거대 불상이 있고 각각의 불상을 모신 곳으로 갈 수 있는 통로가 있다.

 

 

 

 

우리나라도 삼국시대나 고려시대의 유적들이 잘 남아있었다면 이런 유적지들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마이 아쉽네~

 

 

 

바간에서 제일 유명한 아난다 사원.1091년 짠시따 왕이 건립했다고 한다. 바간에 오면 여기는 필수코스..

 

 

 

 

 

다른 사원들과는 다르게 이곳의 불상은 모두 입상인데 크기가 장난 아니다.

 

 

 

부처님을 모신 사원에도 계급차별이..이곳에는 가장 안쪽으로 부터 바깥쪽까지 세개의 통로가 있는데 가장 안쪽은 승려용 중간은 왕이나 귀족용 가장 바깥쪽은 일반인 용이라고 한다.

 

 

 

아난다 사원 뒷쪽 기념품점이 널린곳을 지나오면 이런 작은 사원이 하나 있는데 아난다 옥 짜응이라고 한다. 안에 벽화가 유명하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다른팀 가이드가 후레쉬로 벽화를 비추며 설명을 하고 있길래 우리도 후레쉬를 켰더니 관리하는 직원이 와서 한소리를 한다. 금지 푯말이라도 좀 붙여두지...

 

 

 

유명한 사원에 왔으니 기념품이라도 하나 샀다. 그런데 기념품 파는 아가씨가 자꾸 나보고 립스틱을 바꿀때가 되지 않았냐고 하는 거였다. 당췌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안쓰는 립스틱이 있으면 하나 달라는 소리였다. 난 아침에 한번 화장하면 화장을 안고치는 편이라 화장품은 커녕 거울도 들고다니지 않는다. 걍 미안하다고 하고 기념품이나 더 사주었다. 나중엔 다른 곳에 가도 여기 아가씨나 아줌마들이 립스틱을 달라는 소리를 많이 했다. 어디선가 본게 기억이 났다. 미얀마에 무언갈 나누어 주고 싶으면 립스틱이랑 사탕을 가져가라고..저렴이들로 가져가고 사탕이야 부담없는거니...근데 난 바보같이 캐릭터 스티커나 딱지 같은것만 들고 갔으니..이동네 애들에겐 아무 소용없는거 같았다. 그냥 주니까 입에 넣고 본다.

 

 

 

 

이렇게 둘러봐도 시간이 11시 조금 넘었다. 사라바라는 레스토랑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사라바II가 더 유명하다나? 태국에 비해 확실히 맛은 그닥이다. 주로 튀기고 볶고  기름기 많은 음식들이 많다. 나야 생선튀긴거에 소스 얹은걸 반찬삼아 밥을 다 먹었지만 엄마랑 이모는 밥도 향신료 냄새난다고 먹는둥 마는둥 이었다.

 

 

 

 

 

 

점심을 먹고 일단 숙소에 체크인을 들어갔다. 바간의 숙소는 Old Bagan river view.라는 올드바간지역 안의 호텔인데 시설이 그럭저럭 괜찮았다. 강가에 있어 전망도 좋은데 너무 빡센 일정에 정작 강은 근처도 못가봤다는...ㅠ.ㅠ

 

 

 

좀 쉬다가 다시 숙소를 나와 마누하 사원으로 갔다. 들어가자마자 눈에 띄는건 엄청난 크기의 보시함. 일본인 관광객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이사원은 1059년 아노리타 왕과의 전쟁에서 패한 마누하라는 왕이 포로로 끌려와 감옥에 있을때 지은 사원이라고..불상도 어마어마하게 큰데 건물과 여유공간이 거의 없어 사람들이 겨우 지나다닐 정도다. 뭐 왕이 갇혀있는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표현한거라나? 근데 포로로 끌려와 감옥에 갇힌 왕이 이런 사원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미스테리다.

 

 

 

 

난파야 사원..이라기 보다는 감옥이다. 포로로 끌려온 마누하 왕이 갇혀있던 곳이라고 한다. 힌두교 사원이라고도 한다. 들어가보니 완전 어두컴컴하고 한낮에도 빛도 제대로 들지 않는 곳이다.

 

 

 

 

사원 구경도 슬슬 지겨워 질때쯤 칠기 공방으로 갔다. 이동네는 원래 칠기가 유명하다고 해서 공방구경을 갔는데 공방마다 동네 사람들이 수작업으로 공예를 하고 그걸 판매하는 식이다. 생각보다 가격은 싸지 않다. 비싼건 몇천달러를 호가한다. 고급제품과 저가제품 매장을 나눠서 운영하는데 그 차이를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래도 기념이라고 개장 20달러 짜리 조그만 잔을 두개 샀건만 걍 부엌찬장에 모셔만 놓았다. 나무라 그런지 설거지 하기에도 왠지 찝찝하다.

 

 

 

공방을 구경했으니 또다시 사원구경을..아주 오늘 하루 사원으로 뽕을 뽑는다. 여기는 담마양지라는 사원이다. 피라미드 양식으로 지어졌다나? 나라뚜 라는 왕이 1170년에 지은 사원인데 왕이 되려고 아버지부터 아내와 자식들까지 다 살해한 죄를 참회하기 위해 지은 사원이란다.

 

 

슬슬 울 모친도 지쳐가는지 저렇게 주저 않아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자꾸 퍼질러 앉아있으려고만..ㅋㅋㅋㅋ

 

 

 

이건 인터넷 어디선가 본적이 있는 불상..이혁재 닮은불상 해서 한동안 인터넷에 떠돌아다녔던걸 본 기억이난다. 실제로 보게 될 줄이야..

 

 

 

 

그 다음 코스는 술래마니 사원..독특한 양식이 어쩌고 하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다른곳에 비해 벽화가 선명하게 잘 남아있었다. 이건 부처님의 설법을 듣는 제자의 모습이다.

 

 

 

하루종일 돌아다니다 지쳐 화장실도 해결하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 좀 쏘일까 하고 고고학 박물관을 찾았다. 제사보다 젯밥때문에 인당 5000짯을 내고 들어갔건만 건물은 삐까뻔쩍한데 에어컨 따위는 나오지 않았다. 화장실은 건물 통과해서 한참을 가니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시설은 역시 기대할게 못된다. 그래 여긴 미얀마지..그래도 입장료 낸게 아쉬워 열심히 구경을 했더랬다. 근데 나중엔 엄마랑 이모가 보이질 않는거였다. 알고보니 둘다 지쳐서인지 구경이고 뭣이고 아이고 죽겠다 소리만 연발하며 벤치에 하염없이 앉아만 있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바간의 하이라이트 그 유명한 일몰은 보고 들어가야지요.

 

 

 

더이상 돌아다니기도 지쳐 해질려면 한시간이 훨씬 넘게 남았지만 쉐산도 파고다에서 자리도 잡고 그냥 걔기기로 했다. 워낙에 일몰로 유명한 사원이다 보니 오후 되면 사람들이 꾸역꾸역 몰리는데 여기서 지역 입장료 영수증을 보여달라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 사원 역시 아노리타 왕이 쉐지곤 파고다와 함꼐 1057년에 지은 사원이라고 한다. 근데 이건 '쉐'가 붙었는데 왜 금색이 아닌걸까?

 

 

 

사실 이렇게 올라와서 전망을 볼 수 있는 사원은 몇 안된다. 대부분의 사원들이 윗층으로 가는 계단을 출입금지로 막아 놨기 때문이다.

암튼 사방으로의 전망은 끝내준다. 그나마 겨울시즌이라 날씨가 선선해 이렇게 돌아다니며 걔길수 있었지만 여름에는..힘들거 같다.

 

 

 

오후 5시쯤 되어가니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우리야 일찌감치 가서 자외선을 잔뜩 쏘여가며 끝까지 명당자리를 사수했지만 그래도 엉덩이 디밀고 삐집고 들어오는 인간들 천지였다.

 

 

 

크 말로만 듣던 바간의 일몰..이거 하나만으로도 정말 여기 여행할만 하다더니 그 말이 과언은 아니다. 무슨 말이 필요하리오.

 

 

 

이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해를 바라보며 각각 무슨 생각을 할까?

 

해가 지고 나자 빠져나오는 사람들로 완전 아수라장이다. 계단이 굉장이 가팔라 땀 삐질거리며 내려왔다 물론 여기도 맨발로..하루종일 흙바닥을 맨발로 다니느라 신발도 흙투성이로 뒹굴고 있었다.  아무튼 이렇게 빡센 일정을 마치고나니 수상 인형극  따위는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얼른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