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2011·6- 태국 치앙마이,코창&방콕

코창- 공포의 4섬투어

이치핏 2011. 7. 18. 23:00

오늘은 스노클링 즉 4섬 투어를 떠나는날

 

 

이런 이름의 섬들을 돌면서 스노클링도 하고 섬에 내려 구경도 하고 그런 투어다.

 

픽업시간이 8시 40분이라 우리는 비교적 여유있게 움직이고 있었다. 숙소에서 천천이 이것저것 챙기는데 8시 20분인가? 객실로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으니 태국어로 뭐라뭐라 어떤 남자가 이야기를 하는데 하나도 알아 들을수가 없었다. 제발 영어로라도 좀 이야기 해달라고 했더니 그 남자 뻘쭘한듯 웃더니 그냥 끊어버린다.

허걱..가만히 생각해보니 픽업차량이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모양이다 싶어 미친듯이 챙겨서 뛰어 내려갔다. 그런데 어제 여행사에서 씨뷰 리조트는 리셉션이 두개이고 우리가 신관이니 산쪽의 리셉션으로 나오면 된다고 그랬는데 아무리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이 리조트는 리셉션이 하나뿐이라는것이다.

 

 

도대체 여기말고 리셉션이 어딨다는건지..

 

마침 우리말고 우리 옆방의 한 서양아줌마랑 애들도 투어를 나가는듯 리셉션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영문은 모르겠지만 아직 차가 안왔구나 하고 안도하고 있었는데

아뿔사 어제 카메라 배터리를 충전한답시고 충전기에 꽂아두고 그 전화 땜에 부랴부랴 그냥 내려온것이다. 에효..이번에 꼭 수중촬영을 하겠다고 거금주고 방수케이스까지 샀건만.. 할수 없이 카메라는 리셉션에 맡기기로 했다.

 

한참뒤 한 커플을 태운 송태우가 와서는 우리에게 바우쳐를 보여달라는거였다. 갑자기 선영이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바트화가 모잘라 선영이가 일단 계산을 했는데 선영이 역시 전화때문에 당황해서 부랴부랴 내려오느라 바우쳐를 깜빡한 것이다. 이럴때 짜증나는게 리셉션에서 우리 객실까지 후딱 갖다오려면 골프카트라도 타고가야만 했기때문에 눈치만 살피니 그냥 방번호 확인만 하고 송태우에 태워서 어떻게 가게 되었다. 전화 한통화 때문에 아침부터 이래저래 꼬이게 된 것이다.

 

 

 드디어 방바오 선착장 도착!!! 어제 들어올때랑 완전 섬의 반대쪽에 있는 선착장인데 주로 스노클링 같은 투어를 나가는 배들이 여기서 출발을 한다. 날씨때문에 내내 걱정을 했는데 역시나 였다.

 

 

 

 배는 그다지 크지가 않았다. 파도에 대비해 의자들을 묶어 놨었는데 나중엔 다 소용없었다. 앞에 앉은 저 아저씨들은 아침부터 맥주병을 끼고 배에 올라탔다. 멀미가 무섭지도 않은가? 출발하기전에 선원들이 돌아다니면서 알약이랑 물을 나눠줬다. 난 한시간전에 멀미약을 먹었지만 울릉도 때 너무 심하게 고생을 한 기억땜에 주는것도 넙죽 다 받아먹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몇몇 사람들은 필요없다고 안먹었는데 나중에 완전 개고생을 했으니까...

 

 

 

방바오 선착장에도 방갈로 같은 숙소가 제법 보였다. 다이버들이 주로 오는거 같다.

 

 

 

 비수기인데다 날씨가 이모양인데도 출발하는 배는 제법 되었다. 특히나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많았는데 패키지를 온건지 잔뜩 태우고 출발하는 큰배도 있었다.

우리배는 작은배인데다 인원도 많지 않아서인지 출발해서 가다가 조그만 모터보트와 합류해서 한 가족을 태우고 가기도 했다.

 

 

 

 첫번째 섬인 꼬와이(?)로 가는데 시간이 제일 오래걸렸다. 대략 두시간정도 걸리는거 같은데 가는동안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먼바다로 나갈수록 파도가 점점 세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파도가 눈으로 보기에 그렇게 높아보이지않는데 배가 작은편이다 보니 심하게 흔들렸다. 처음엔 2층에 앉아있었는데 비도 들이치는데다 앉아있기도 힘들어져서 결국 1층으로 피신했다. 젊은 서양애들은 뭐가 좋다고 2층 뱃머리에서 바이킹놀이를 하면서 소리를 지르고 난리가 났다.

다행히 멀미약의 효과 덕분인지 졸음이 좀 올뿐 멀미를 하지않아다. 그래도 신경이 곤두서는게 왜이렇게 오래 걸리지 하는 생각만 들었다. 배가 흔들리다보니 멀미는 안하지만 신경이 엄청 예민해졌다.

 

이곳에서 스노클링을 할때 스노클을 빌리는데 100바트를 줘야했다. 왜그런지는 모르겠고 멀리갈 생각도 없어 그냥 안빌리기로 했다. 나중엔 선원들이 구명조끼를 주면서 붙잡으라고 한다. 그러면 전망이 좋은곳으로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데 첨엔 그것도 모르고 안한다고 했다가 나중엔 그냥 한손으로 구명조끼 귀퉁이를 붙잡고 끌려다녔다. 비가 오니까 계속 머리를 물속에 쳐박고 있는게 편했다. 비가와도 바닷속은 다 보이고 구경할건 다 할 수 있었다.

 

 

 

 

투어 중간에 모터보트로 무슨 무인도 같은데 내려다 주기도 했다. 날씨만 좋았으면 정말 환상적인 해변이었을텐데..칸차나부리에서 왔다는 세명의 청년과 우리만 섬에 들어갔다. 나중에 러시안커플이랑 어떤 서양인 아저씨도 합류했는데 비가와서 부랴부랴 철수 해야만 했다. 이청년들은 우리를 보고 수줍게 머뭇거리기만 하다가 내가 먼저 말을 거니까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를 했는데 두번째 스노클링할때 조류로 떠내려갈뻔할때 같이 붙잡고 열심히 물장구를 쳐준 고마운 애들이었다. 헤어질떄도 몇번이나 해맑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고 넘 귀여웠다.

 

 

 

 

저 조개껍데기로 만든 장식은 누가 만든 것일까? 바람에 흔들릴때마다 소리가 나는게 판타스틱 그자체다.

 

 

 드디어 마지막섬 꼬 굿인가?에 도착..파도때문에 미친듯이 흔들리는 배에 시달리느라 사람들 반 이상은 그냥 배에 머물러 있었지만 나는 흔들리는 배안에 있느니 육지땅을 밟는게 낫다 싶어 비가오는데도 그냥 걸어 나왔다. 게다가 베에 있으나 밖에 있으나 추운건 마찬가지였다.

 

 

 

비가 쏟아져 결국 들어가지도 못하고 방갈로 같은 곳에서 비를 피하고 있었는데 대만인 할아버지가 사진을 찍어주셨다. 이리서봐라 저리서봐라 하시면서 열심히 찍어주시더니 당신네 가족은 대만출신이지만 LA에서 살고 있다고 아들이 한국여자랑 결혼을 했단다.  아들이 의사라고 자랑을 하신다. 어쩐지 말만 우리나라 말이 아닐뿐이지 이미지나 분위기나 꼭 우리나라 사람같다.

 

 

할아버지 멀미땜에 왕고생 하시던데 좀 괜찮으신가요?

 나중에 배에 타서는 며느리와 내가 성이 같다고 가족들에게 이야기하더니 그때부터 먹을걸 막 앵겨주신다. 아이스박스에 먹을걸 따로 싸오셨던데 심지어 나중에 여기서 낚시로 잡은 고기를 배에서 튀겨주니까 그것도 먹으라고 막 내미신다. 정말 우리나라 가족을 보는 느낌이었다.

 

 

 

 

 

드디어 돌아가는길..쓰레기통이면 뭐시며 미친듯이 쓰러지고 난리가 날정도로 흔들리는 배안에서 고생을 해서인지 다들 기진맥진해 버렸다. 이와중에 서양애들은 여전히 2층에서 바이킹놀이중..정말 체력이 부럽다.

 

 

 

 방바오 선착장으로 다시 돌아왔을때 진심으로 살아돌아왔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푸켓때도 이런날씨 땜에 죽을 고생을 했는데..내 다시는 우기때 날씨 안좋으면 해상투어를 나가지 않으리.

 

 

왜 안나와? 배고파 죽겠는데..

 

저녁에 돌아오자마자 환전부터 하려고 했는데 파도때문인지 이미 6시가 넘어 버렸다. 둘다 기진맥진한 상태라 그냥 리조트에서 먹기로..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카드로 내가 쏘기로 했다. 비싼거 시키고 술도 실컷 마셨는데도 29000원..정말 이동네 음식값 감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