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2011·6- 태국 치앙마이,코창&방콕

치앙마이-도이스텝,구시가지,시장구경

이치핏 2011. 7. 10. 23:30

오늘은 여기에 오지 않으면 치앙마이 여행을 한 의미가 없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도이스텝과 시내구경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치앙마이 도착하자마자 투어를 세개나 하는 바람에 들고온 바트화를 거의다 써버렸다. 달러 고액권을 가지고 오면 좋은 환율로 환전을 받을수 있다길래 달러만 주로 가져왔는데 그것도 처음 여행지가 방콕일때 하는 이야기지 이건뭐 투어 다녀오고 나면 환전소가 문을 닫아버리고 이러는 바람에 은근히 불편했다. 

 

숙소인근 사설 환전소가 환율이 좋다길래 아침에 찾아갔더니 이게 왠일 아침 10시가 넘도록 문열 생각을 안한다. 이럴줄 알았다면 그냥 한국에서 바트화로 다 환전해올걸..이 생각을 나중에 코창에서도 내내 하고 다녔다. 할수없이 은행가서 환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은행앞에서 지나가는 송태우를 불러 세워 치앙마이 동물원 앞으로 가달라고 했다. 사실 이날 송태우라는걸 태어나서 처음 타보았다.

 

 

치앙마이 동물원 앞에가면 도이스텝으로 출발한다는 송태우를 만날수 있대서 동물원 앞으로 데려다 달랬더니  송태우 아저씨가 우리가 정말로 동물원으로 가는 줄 알고는 아예 매표소 까지 친절하게 데려다 주면서 막 들어가라고 손짓을 하시는 거였다. 민망해서 웃다가 다시 한참 돌아내려왔다.

 

 

 

 

 

 

바가지를 쓸까봐 전전 긍긍했었는데 가격이 정찰제 마냥 다 정해져 있다. 제일 비싼 코스가 도이스텝과 몽족마을 푸핑 궁전 세군데를 도는 것인데 일인당 왕복 180바트였다. 근데 구시가지까지 가니까 20바트씩 더 받는다.  송태우 아저씨가 막 부르더니 뉴질랜드와 대만에서 온 한 커플과 조인을 해서 돌게 되었다.

 

 

 

제일 처음 간곳은 왕이 치앙마이에 올떄마다 들린다는 푸핑궁전이었다. 무슨 별장같은 분위기..왕과 관련된 곳이라 복장단속이 심했다. 건물 같은곳은 대부분 들어갈 수가 없고 왕비의 정원이라는 곳을 보기 위해 대부분 오는 곳이다. 일단 산위라 시원해서 좋았다. 매표소 입구에 여직원은 파카를 입고 있었다.

 

 

 

근데 이 정원 처음엔 장미 정원이라길래 별 생각 없이 왔는데 가도가도 계속 뭔가가 나온다. 왠만한 식물원은 저리가라 할 규모이다. 별궁의 정원이 이정도면 장난이 아닌데..태국왕이 세계왕족중에 제일 부자라는게 그냥 나온말이 아닌거 같다.

 

 

 

 태국 현지인 커플들도 놀러와서 새로운 장미품종을 들여다보면서 신기해 했다. 난 장미같은거 보단 규모에 신기해하면서 돌아다니기 바빴지만..

 

 

 

 

돌아보고 내려오면서 만난 800년된 대나무..껍질이 군데군데 벗겨져서 왠지 흉측한 모습이었다.

 

 

 

 두번째로 들린 몽족마을. 그래도 엊그제 간 롱넥빌리지보다는 좀 더 리얼하다고나 할까? 진짜 고산족 거주지 느낌이 쬐끔은 나는듯 했다. 비록 관광객용 마을이긴 했지만...

 

 

 

 한참 선거철이라 보이던 포스터를 이 산골 동네에서도 만날수 있었다. 처음엔 무슨 국회의원 선거인가 했는데 나중에 방콕에서도 같은 포스터를 만날수 있었고 한국에 돌아와보니 총선이란걸 알게 되었다. 저여자가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이고 이번에 당선되었다지?

 

 

 

 포고 정원으로 가는길. 여기서 폭포정원으로 들어가려면 10바트씩인가 입장료를 받는다. 같이 온 커플은 안들어가고 우리만 들어가보았다.

 

 

 

 이 중에서 몽족 여인네들의 옷은 어떤 것일까? 전부다??

 

 

 

 꽤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사람은 현지여인과 백인남자 커플 이랑 우리 둘만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서로 사진찍어주면서 그렇게 돌아다녔다. 아까 푸핑궁전에서도 늙은 백인남자랑 현지여자 커플이 돌아다니던데 여기서도 또..편견일지 모르겠지만 좋아보이진 않는다.

 

 

 

 불교국가에 왠 힌두틱한 여신이?? 여긴 불교사원에서도 힌두교 신이 제법 보였다. 우리나라 무속신앙과 불교가 결합된거라면 이동네는 힌두교와 불교가???

 

 

 

 무슨 의미로 만든 집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제 봤던 뱀술을 여기서도 볼 수 있었다. 그냥 버려둔거 같은데 이동네 사람들은 뱀술을 먹을까?

 

 

 

 

 

 

 배가 출출하여 동네 사람들이 사먹고 있는 볶음 국수를 사먹고 싶었지만 이미 뉴질랜드-타이완 커플이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었던지라 이 주먹밥 같은것을 사가지고 와서 먹어 보았다. 찹쌀로 만든 떡같은건데 안에 코코넛같은게 들어있었다. 완전 달았지만 그래도 먹고 나니 속이 든든했다.

 

 

 

 사람들이 사는 거주지에도 올라가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길이 막혀 포기하고 그냥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들린 오늘의 하일라이트(?) 왓 프라탑 도이스텝..드디어 오게 되는구나. 사실 그뒤로  사원구경은 실컷 하였지만 이번에 여행와서 처음 구경하는 사원이라 느낌이 남달랐다.

 

 

 

 이런 용장식이 있는 계단으로 올라가면 절이 나오지만 케이블카로도 올라갈수 있으므로 그냥 케이블카로 직행했다. 저기 보이는 꼬마는 아무래도 관광객이랑 사진을 찍는 알바생 같은데 오늘 따라 영 일진이 좋지 않은거 같다.

 

 

 

 절 입구부터 화려하다기 보다는 예쁘다는 느낌이 팍팍 왔다.

 

 

 

 신자들은 길다란 향을 들고 이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기도를 하는듯했다. 가는 곳곳마다 기부 박스가 있길래 신자는 아니지만 멋도 모르고 기부를 했다.  이안에 부처님의 사리가 보관되어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가 있다.

 

 

 

 나중에 방콕에서도 보게 되는 에메랄드 부처상인데 사실 옥으로 만든거라고 한다.뭔가 우리나라 부처상보다 훨씬 정교하고 화려한 느낌이었다. 우리나라도 조선시대 억불정책만 없었으면 이정도 부처상이야 얼마든지 만들지 않았을까?

 

 

 

신자들이 종을 치면서 지나가길래 남들 해보는건 다해보는 내 성격상 열심히 종을 쳤다. 혹시 티벳같은데서 돌리기만 하면 경전을 읽는 효과가 있다는 뭐 그런거와 비슷한게 아닐까?

 

 

 

 역시나 여기에서도 무속신 대신에 힌두교신 가네샤를 만날 수 있었다.

 

 

 

 사원 뒷편으로 오니 이렇게 치앙마이 시내가 한눈에 다 보인다. 그러고 보니 도이스텝은 태국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던데 이 높은 산위에 이런 멋진 절은 또 어떻게 지었을까? 경치가 끝내주다.

 

 

 

 우리는 왓프라씽으로 뉴질랜드-타이완 커플은 점심을 먹으러 간다길래 여기서 헤어져 왓프라씽으로 왔다. 미리 공부를 해온것이 없어 그냥 유명한 절이거니 하고 온것이다.

 

 

 확실한건 가장 큰 법당에 있는 이 불상이 프라씽(아주 유명한 불상이라고 함) 불상이 아니라는거...

 

 

 

 자! 빨리 소원을 빌어라! 불교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선영이를 앉혀 놓고 소원을 빌게 했다. ㅋㅋ

 

내친김에 왓 쩨디루앙을 보러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미친듯이 비가 왔다. 시간은 오후3시가 지났는데 선영이는 와로롯 시장을 꼭 가봐야 한다고 했다. 어디서 와로롯 시장이 물가가 싸다고 꼭 여기서 뭘 사라는 이야기를 들었댄다. 그런데 하필 이 시장은 6시면 문을 닫는댄다.  할수 없이 왓 쩨디루앙이고 뭣이고 다 포기하고 와로롯 시장으로 가기로 했다. 하지만..

 

 

 

 그래도 밥은 먹고 가야지. 비도 피할겸 해서 아무 국수집에 들어갔다. 매운 해산물 쌀국수 라길래 시켰는데 완전 대박이다.1000원 남짓한 국수가 느끼하지도 않고 맛있었다. 나 왜이렇게 태국 음식이 맛있는거지?바닥에 숨어있던 팍치가 옥의 티였지만 그건 빼달라고 말하지 않은 내가 잘못이니...선영이는 영 입에 맞지가 않는지 반정도 먹고는 그냥 남겼다.

 

 

 

 

 

 

 

 

 

 

 그래도 밥을 먹는동안 비가 그쳐서 툭툭이를 타고 와로롯 시장으로 왔다. 40바트로도 와도 될걸 50바트주고 그냥 왔다.

 

 

 

 선영이는 잔뜩 기대를 하고 왔었는데 생각보다 살게 없어 실망한 눈치였다. 그도 그럴것이 여긴 현지인들을 위한 시장이라 생필품이나 먹거리 위주라 우리가 살만한게 없었다. 시간이 남아돌면 구경삼아 와볼만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냥 패스를 해도 될 곳이었다. 결국 말린 망고를 사긴 했지만 사실 이것도 방콕에 와서 사도 될거였다.

 

 

(힘내!! 아직우리에겐 나이트바자가 있잖아!!!)

 

이래저래 다리는 아프고 살만한건 없고 그래서 시큰둥해 있다가 그래도 6시에 문을 연다는 나이트 바자라도 가보기로 하고 열심히 나이트 바자 쪽으로 걸어갔다.

 마침 영어를 쪼끔 하시는 상인분이 우리에게 열심히 길을 알려주셔서 쉽게 갈 수 있었다.

 

 

 

나이트 바자는 6시부터 슬슬 문을 열기시작하는 지라 우린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기다리기로 했다. 근데 갑자기 찬걸 마셔서 일까 뱃속에서 신호가 오기 시작하는데 화장실로 직행하니 휴지가 없는거였다. 이동네는 이상하게 화장실에 휴지가 없는게 참 거시기했다. 겨우 어떻게 자판기에서 휴지를 사니 꼴랑 넉장..아 미친다.

 

 

 

 

 

 

 들어왔는데 와로롯 시장과는 비교되게 깨끗하고 느낌이 좋았다. 슬슬 하나둘씩 문을 열고 정돈을 하는데 시장에서 그림그리는 화가들을 보다니 이거 뭔가 맘에 든다.

 

 

 

 

그림이 생각보다 싸서 덕분에 나도 구입을 했다. 유리위에다 무슨 가루로 그림을 그리는거라는데 이분이 다른곳에는 없고 오직 자신만이 이런식으로 그림을 그린다고 하시면서 신문기사까지 보여주시길래 제일 작은 사이즈로 하나 샀다.

 

 

 

 좌판을 열면서 캔맥주 툭툭이를 올리는걸 본 선영이는 조카인 윤우에게 줄 생각에 흥분해서 냉큼 두개 사버렸다. 이게 시작이었다. 이때부터 우리는 정말 지름신에게 제대로 빙의가 되어버렸다.

 

 

 

 

 

 

 지금 생각하니 첫날 선데이 마켓에 안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까지 갔었으면 여행 초반에 아마 파산하지 않았을까? 암튼 하루종일 걷느라 완전히 지쳐있었는데 거짓말 좀 보태서 여길 돌아다니는 순간 피로고 뭣이고 느낄 새가 없었다.

 

"호호호호호호..언니 여기가 천국이네요. 쇼핑천국, 아 너무 좋아"

 

선영이도 입이 찢어졌다. 그렇게 우리는 치앙마이의 마지막 밤을 지름신과 함께 열정적으로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