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아시아/'2023.01-스리랑카

웰리가마 Weligama 해변에서 서핑 배우기

이치핏 2024. 6. 8. 01:56

 

이 얼마만에 보는 파란 하늘인가.

 

웰리가마에 온 다음날

다행히 날씨가 화창해졌다. 

 

 

조식 든든하게 먹고

떨리는 가슴 부여잡고

어제 약속한 서핑 강습소를 찾아갔다.

 

아침이라 사람도 없고 한적해서 좋았다.

 

 

웰리가마는 해변은 드넓고

파도는 잔잔해서 초보들이 서핑 배우기에

딱인 곳이다.

 

 서핑이라는게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운동인데

나는 생전 해본 적이 없으므로

멋모르고 호기롭게 도전했다. 

 

 

 

비겁하게 남편은 빠지고

나 혼자만 함. 

 

근데 이 강사가

가르치는게 좀 이상했다.

 

서핑에서 가장 중요한건

보드에 엎드려 있다가

코브라 자세로 상체를 세운후

타이밍 맞춰서 일어나 중심을 잡고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강사는 나보고 상체를 들었다

무릎을 든 후 점프를 해서

보드에 착지 후 중심을 잡으라는 것이다.

 

이건 엄청난 코어힘과 허벅지 힘을 필요로 하는데

초보가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땅에다 보드를 놓고 해도

몇번 점프를 해서 착지를 하니까

온 몸이 후들후들 떨렸다. 

 

 

아 이거 괜히 했나.

 

슬쩍 후회가 되었지만 이미 늦었다.

 

강사가 나를 끌고

가차 없이 바다로 들어갔다. 

 

 

 

결과는 처참했다.

 

거의 한시간 내내

물에 쳐박히기 바빴다.

 

물에 쳐박히면 파도에 밀려온

보드에 얻어맞아 팔다리가

멍투성이가 되었다.

 

나중에 보는 사람들마다

요상한 눈초리로 나와 남편을 번갈아 봄.

ㅎㅎㅎㅎ

 

강사도 내 보드 잡아주랴 

뒤에서 밀어주랴 고생하긴 했다.

 

한국같았음  만 몇천원에

일대일 강습 꿈도 못꾸지. 

 

 강습이 끝난후 이런식으로

점프를 해서 일어서는건

죽었다 꺠어나도 못할거 같아

유튜브를 뒤져보았다.

 

초보를 위한

스탠드업 자세가 따로 있었다.

 

코브라 자세를 취한 다음

오른쪽 무릎을 끌어 올려 한발 딛고

나머지 발도 딛은 다음 일어서는것이다.

 

 

 

 

강사한테 유튜브에서 본거 말하면서

이렇게 하면 안되곘냐니까 문제없다는 거였다.

 

처음부터 이렇게 알려줬음 좋았잖아!! 

 

뭐 이래봤자 10초 남짓 버티는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나중에 남편이 찍어준 동영상을 보니

내가 지레 겁먹고 물에 뛰어 들고 있었다.

 

좀 더 버텨 볼걸. 

 

옆에서 나랑 같이 하던 러시아 언니는

일주일째라 파도도 제법 타고 버티던데

나도 일주일 정도 배우면 저래 될랑가. 

 

 

그전에 몸살나 사망할지도..

 

한시간 서핑하고

두시간은 선배드에 시체처럼 널부러짐. 

 

다 늙어서 뭔 주책인가 싶지만

더 나이들어 그때 스리랑카 갔을때

서핑 한번 배워볼걸 하고

후회하는 것 보단 나을거 같다.

 

 

서핑후 먹는 밥은 꿀맛이지.

 

게다가 해산물이라니..

 

하이데라바드 돌아가기 전까지 실컷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