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데라바드 일기

'22-12 문화생활이 고파서 아르만 말릭Armaan Malik 콘서트에 가보다.

이치핏 2024. 5. 2. 00:08

연말이 되었다.
 
한국도 그렇지만 인도도 연말이라
이런저런 이벤트들과 공연이 많다.
 
한국에 있었을때
연말에 콘서트나 뮤지컬을
보러 다니던 관성 때문인지
인도에서도 문화생활이 땡겼다.
 
그러다 Book my show 라는 어플에서
보게 된 아르만 말릭 콘서트.
 
인도 가수지만 노래가
전형적인 인도풍 노래가 아니라 좋았다. 
 
https://youtu.be/8FG4nQC9DKk?si=fASWSCw45sdGrwlH

 
에릭남이랑 콜라보 곡 도 내서
뭔가 더 친근한 느낌이었다. 
 
마침 하이데라바드에서도 콘서트를 한다니
아파트 아줌마들을 꼬셔서 가 보았다. 
 

 
콘서트가 7시 부터 시작이라
우리는 6시 이전에 가서 예약한 표를 받고
줄을 서러 갔다.
 
왜냐면 스탠딩콘서트라
무조건 펜스를 사수 해야 하기 때문. 
 

 
헤헤 신난다~
 
놀아 보자규.
 
인도에서 콘서트를 보러 가는건
다들 처음이라 기대만발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콘서트를 보러간다는 즐거움에
여기가 인도라는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7시 시작이니까
아무리 늦어도 6시 반에는 입장 하겠지
했건만
 
웬걸 7시가 다 되어도 입장을 안시켜 주는 거였다.
 
1시간이 넘도록
이 보디가드 아저씨들과 대치상태로
서있다가 왜 입장 안시켜 준다고 따졌다.
 
준비가 다 안되었고
가수도 도착 안했단다.
 
그러면서 5분만 10분만 하는데
중간 중간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저 사람들은 다 뭐냐고
하니까 관계자라나?
 
딱 봐도 관계자 빽으로
들어가는 관객 같았다.
 
계속 들여보내 달라고 따지고
5분만 10분만 하다가 8시 다되어서야 입장했다.
 
그리고 달렸다.
 
펜스를 사수하기 위해...
 

 
8시 10분 지나서야 가수 입장
 
1시간 10분이나 지각을 하다니
시건방진 녀석!!
 
이런 내 심정이 표정에 다 드러나서인지 
 
이 가수는 내쪽으로는
잘 오질 않았다.
 
ㅎㅎㅎ
 

 
그러던가 말든가 인도애들은
비명 지르고 난리도 아녔다. 
 
 

 
키도 쪼끄만 가수가
주로 발라드를 부르는걸 보고
우리는 인도판 헨리라 부르기로 했다. 
 
 

 
그런데 그거 아는가?
 
스탠딩 콘서트일 경우
차라리 싸이 콘서트 처럼
신나게 방방 뛰고 흔드는게
오히려 더 견딜만 하다는걸.
 
가만히 서서 발라드 곡
게다가 잘 알지도 못하는 노래들을
듣고 있으려니 다리에 쥐가 났다.
 
이미 우리는 한시간 넘게 서서
기다려 지친 상태였다.
 
 
 

 
그걸 아는건지 후반에는
비트가 빠른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그런데 문득 옆을 보니
아줌마 한명이 사라져 버렸다.
 
이거 무슨 일 난거 아니야?
 
콘서트고 나발이고
우리는 놀래서 그녀를 찾아나섰다.
 
결국 찾은 그녀는 콘서트 입구에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채 주저 앉아 있었다.
 
이분은 처음에는 펜스를 잡았지만
극성스런 인도애들이 몸으로 미는 바람에
그만 뒤로 밀려나는 버렸다.

잡거나 기댈대도 없이
그냥 서서 버티다 쓰러지기 일보직전에
겨우 빠져 나왔다고 한다. 
 
오메 사람 잡겠네 사람잡겠어.
 
음료수를 가져와 한잔 마시고
좀 쉬었다가 뭐라도 먹음
기운이 날거 같아
자리를 옮겼다.
 
 
역시 인도에서도
콘서트는 극한 체험이었다. 
 
콘서트를 다 못보고 나오는 바람에
마지막에 이사람의 히트곡을 못듣고 나온게
쬐끔 아쉽다.
 
바로 이곡임.
 
https://youtu.be/rWUlDAHk1mM?si=acC0YF6JhtQPvEY1

 
좋은 노래만큼 
다음번엔 관객을 기다리지 않게 하는
좋은 인성을 장착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