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아시아/'2019·2-남인도

타밀나두)마말라푸람,마하발리푸람(Mahabalipuram)

이치핏 2020. 2. 16. 16:02



저렴한 숙소는 구했지만 

조식은 포함시키지 않은 우리.


 다시 릭샤를 타고 폰디체리로 넘어왔다.


도무지 주변에 뭘 먹을만한데가 없고 

인디언 스타일 조식은 더이상 먹고 싶지 않았다. 





아침형 인간인 남편 때문에 8시쯤 나왔는데

 인디언 카페 익스프레스(The Indian Kaffe Express) 라는

 체인점 커피숍이 아침 8시 오픈이라 왔다.


 우리처럼 조식을 먹으러 온 여행자들이 바글바글했다. 


가격 저렴하고 나쁘진 않았다. 





일요일 아침이라 성당에서 미사도 한창이었다. 


의외로 인도인 신자들이 많았다.





근데 성직자들은 대부분 백인들이었다. 




이동네에다 숙소를 잡았음 얼마나 좋아..하고 

궁시렁 거리다 다시 릭샤를 타고 숙소로 갔다. 


짐을 챙기고 11시에 체크아웃을 했다. 


그런데 분명 남편의 기사가 

11시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서 픽업을 오기로 했는데

 감감 무소식이었다. 


전화를 해보니 가고 있다는 말만 반복할 뿐. 


시간은 지나고..리셉션 앞에 앉아있는데 눈치는 보이고.

.그냥 모텔수준의 숙소라 리셉션이 작았다. 


그러니 앉아있기도 애매했다.


 남편은 점점 표정이 굳어갔다. 


그도 그럴것이 이노무 드라이버가

 전날 어디서 남편의 통근 차를 몰고 가다

 교통사고를 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차량을 수배해서 오는건데 

그나마도 나타날 생각을 안하니...


결국 이 드라이버는

 12시 반이나 되어서야 등장했다. 


아니..늦으면 일단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야 하는데

 사과는 커녕 아주 해맑게 웃으면서 

"미스터, 어제 교통사고가 났어요." 

이러는 것이다.


 그래놓고선 나중에 톨비 20루피 적게줬다고

 그거 내놔라고 떙깡을 부렸다. 


결국 다음날 남편은

 이노무스키를 해고해 버렸다. 


이래서 인도놈들 욕을 하는구나. 


진짜 그 뻔뻔스러움에 웃음만 나왔다. 




일단 일정은 소화해야 하므로

 마하발리푸람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심기불편한 남편과 내내 다녀야 하는건 나였다. 


이럴때 남편은 사소한거에도 

신경질을 내므로 나역시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일단 점심을 먹자고 

구글 검색 해서 들어간 동네 식당. 


Johnny’s Corner Sea Food Restaurant. 


방금 잡아온 생선이랑 새우를 보여주고 

요리를 해 주었다. 


새우 여섯마리 먹고 싶었는데

 남편놈이 정색을 하는 바람에 그냥 네마리만 먹음..


써글 그냥 여섯마리 먹는건데..




6년만에 마하발리푸람에 오는 남편 말로는 

6년전엔 여기 진짜 아무것도 없었는데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고 한다.


 지금은 완전히 관광지화가 되어 있다. 




명색이 관광지인데 바닷가 관리 좀 하지...




마하발리푸람이 관광지로 유명한 이유는

 아마 해변 사원(shore temple) 때문일 것이다.


 해변에 힌두 사원 유적지들이 흩어져 있는데

 여기를 관광지로 만들어서인지 

단체 관광객들이 끝없이 몰려왔다. 


현지인 120루피 외국인 600 루피. 


남편은 예전에 왔을때

 이미 한번 본적이 있는데다 입장료가 아까워서 

밖에서 기다리겠다고...


 나혼자 들어갔다.




위대한 전사의 도시란 뜻의 

마하발리푸람(Mahabalipuram). 


남인도의 팔라바 왕조라는 

강력한 왕조가 통치를 했었는데 

팔라바왕조의 바르만 2세가 7세기 경에

 이 해변 사원들을 만들었다고 한다. 


여기 사원들은 남인도 최초의 석조 사원이다. 






해변사원은 시바신을 오신 사원이다. 


위에 황소는 시바신이 타고 다니던 소이고

 안에는 시바신의 부조가 있다. 




1200년이나 된 사원이다보니

 벽의 조각들이 닳아버린 것도 당연하다. 




개방된 사원은 달랑 저기가 다인데 

600루피는 좀 너무한거 아니오!!!




마하발리푸람의 또다른 명물

 아르주나의 고행(arjuna's penance) 


바위 갈라진듯한 가운데

 왼쪽 한발들고 양손을 머리위로 들어 

발레자세를 취한 사람이 아르주나이다. 


아르주나는 힌두교의 대서사시

 마하바라타의 주인공이다.


 아버지가 신들의 왕 인드라 이고

 어머니는 어느왕국의 왕비라 반신반인이다. 


어느 영웅서사시와 마찬가지로 

이런 영웅에게는 시련이 찾아오는데 

아르주나는 시바신에게서 전쟁에 이길 무기를 얻기위해서

 고행을 하게되고 그 장면을 이렇게 바위에 새겨 놓은 것이다. 


이동네가 석공들의 도시라는 별명이 있는데 

진짜 대단하다 싶었다. 





이정도 사원은

 그냥 석공들이 손풀기 용으로

 만든게 아닌가 싶기도...





마하발리푸람 세번째 명물

 크리슈나의 버터볼(krishna's butter ball) 


신기하게 언덕 경사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는게 꼭 울산바위를 연상시킨다.


 원래 이름은

 반 이라이 칼(Vaan Irai Kal ) 

하늘신의 돌 이라고 한다. 


힌두교의 신 크리슈나는 

버터를 좋아해서 어머니에게서 몰래 버터를 훔쳐먹곤 했는데

 이 바위는 그 조각이라고. 


고대에 왕들이 이 바위를 옮기고자 했는데 실패하고

 영국 식민지 시절에 동인도 회사에서

 코끼리 7마리를 동원해서 바위를 끌어내리려고 해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인도 사람들은 이 바위를 아주 신성시 한다. 



다들 바위를 만지면서

 소원을 빌길래 나도 소원을 빌었다. 


작년에는 시진핑과 모디 총리가 여기 앞에서

 비공식적으로 대화도 나누고 사진도 찍었다지. 






여기도 유적지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는데

 제일 신기한건 이렇게 바위를 안쪽으로 깎아

 조각을 하고 만든 동굴 사원이다.


 7세기경에 이런걸

 다 만들다니 어메이징 하다.


인도의 유적지나 예술작품들을 보자면

 마냥 인도인을 무시할건 아니라고 본다. 






물론 동굴 사원이 아닌 곳도 있음.





한바퀴 다 돌고 차량을 기다리는데 

왠 남자가 나한테 와서 자기가 한국돈을 가지고 있는데

 인도 루피랑 맞바꾸자고 하는거였다. 


한국인들이 자기에게 이걸 주고 갔다고

 천원짜리 몇개를 내밀던데

 그냥 루피로 바꿔줄까 했는데 남편이 말렸다. 


상대하지 말라고. 


설마 위조지폐 사기?


돌아오는 동안 운전기사 땜에

 내내 기분이 안좋았던 남편. 


숙소로 돌아오기전에 

스펜서 몰이라는 쇼핑몰에 들렸는데 

자기가 다이아몬드 크림을 추천해서

 양가 어머님께 선물도 드리고 나도 하나 할겸 

세개를 샀더니 생각보다 돈이 많이 나왔다. 


나보고 계획없이 돈쓴다고 

신경질을 내는거였다. 


크림세개가 10만원이 넘으니 

이동네 물가 감안하면 비싼 편이긴 하다. 


하지만 자기가 사라고 해놓고 신경질이라니 

숙소 와서도 기분나빠 대판 싸웠다.


그런데.. 우리 방에서

 호텔 매니저가 나오다 마주쳤다.


매니저는 당황하고 우리는 뭐지? 하고..




들어가보니 온 방바닥에 

이런 하트 풍선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이날이 남편 생일이라고 

이렇게 해 놓은듯. 


남편은 궁시렁 거리면서 

풍선을 한곳에 다 몰아넣었다. 




좀 지나니 호텔 직원들이 

해피 벌스데이 투유 하면서

 케잌과 와인을 들고 들어왔다. 


남편은 필요없다고 보내려고 했지만..


미쳤냐..굳이 챙겨준다는데 왜 보내!!! 


내가 어서 들어오라고 적극 환영했다. 




우리가 언제 이런 축하를 받아 보겠는가!! 


노래도 부르고 사진도 찍고 난뒤 직원들은 물러나고 

우리는 저녁대신 와인한병과 케잌 한판을 

그자리에서 다 먹어치웠다. 


역시 기분을 풀어주고 화해를 하는데는 술과 달달한게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