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2008·10-터키&그리스지중해,에게해

9일-로도스, 그랜드마스터 궁전은 어디에?

이치핏 2008. 11. 8. 23:14

아침에 꿈을 꾸다가 벌떡 일어났다. 여행도중에 집에 급한일이 생겨서 중간에 그냥 귀국을 했는데 알고보니 별로 중요한 일도 아니었다. 집에서 나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계획했던 여정을 다 끝내야 하는데..비행기삯이 얼만데 이러면서 막 안타까워하다가 눈을 떴다. 첨엔 당장 일정바꿔서 집에 가려고만 했는데 이젠 적응이 되어서인지 무의식속에 집에가기 싫다는 생각이 남아있었나 보다.

 

아침에 뜨거운물을 얻어서 컵라면으로 아침을 때우고 바닷가쪽으로 나가보았다.

 

 

 

 

 

 

 

성문을 나와서 바닷가를 걸으면서 만드라키 항쪽으로 가다보면 보트들이 쭉 늘어서 있고..린도스라던가 섬의 다른해변이나 터키의 마르마리스나 그외 섬들로가는 일일투어 신청 데스크들이 그앞에 있다. 주로 보이는 사람들은 노부부들인데 부부들끼리 여기저기 보트들을 보다가 신청을 하는거 같았다. 부.럽.다.

 

나도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되면 버스나 타고 깃발이나 따라다니면서 우르르 몰려다니는면서 새벽부터 밤까지 바쁜 일정에 쫒겨다니는 그런여행이 아니라  여기있는 사람들처럼 맘맞는 친구부부와 함꼐 이런 한가하게 다니면서 맘맞는 투어를 고르고 맘가는데를 가고 그랬으면 좋겠다. 사실 이번여행도 친구부부들과 함꼐 하기로 할 예정이었지만 하필이면 이시기에 맞춰서 다들 배가 불러있는 바람에...언젠간 같이 할날이 오겠지.

 

 

 

 

에반겔리스모스 교회앞의 분수와 동상..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많이 찍고 있었다.

 

 

 

요고이 에반겔리모스 교회.. 

 

 

 

 

 

 

 

 

 

 

교회안에 들어가니 공사중이다. 무슨 행사가 막 끝난거 같은데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인사하고 우르르 나가고 있었다. 군인들인지 경찰들인지 제법 높은 사람들 같다. 젊은여자한명이 입구에서 빵바구니를 들고 있는데 하나씩 집어먹으면서 나갔다. 우리나라에서 행사끝나고 떡을 돌려먹는 분위기다.

 

신기해서 여기저기 사진찍고 있다가 문닫는다고 나가라고 쫒겨났다.이동네 교회는 딱 무슨 행사나 예배가 있을때 아니면 문을 닫는 분위기다. 정말 기도하고 싶은 사람이 자유롭게 들어와 기도하고 좀 그럴땐 어떡하나?

 

 

 

만드라키항의 마스코트 사슴동상..책에는 두개라고 되어있던데 한개밖에 안보인다.

 

 

 

이 노부부랑 서로 사진 찍어주었음..참 부러워보이는 그림이다.

 

 

 

만드라키 항에서 계속 길을 따라 가다보면.. 

 

 

 

 

 

 

 

멋진 해변이 나온다. 바람이 좀 차서 그런지 수영하는 사람은 한두명 정도? 사람도 별로 없는데 죄다 수영복입고 선텐만 한다. 톱플리스 차림으로 선텐하는 여인네들도 보인다.^^;; 보면서 음 당당히 드러낼만 하네..이런생각이...

 

 

터키식 시장이라 해서 가봤는데 별거 없다.

 

 

만드라키항맞은편에 관공서 건물들이 죽 있는데 건물들도 정말 고풍스럽다.

 

 

 

그옛날 성요한 기사단의 본거지인 그랜드 마스터 궁전으로 가기로 했다. 입구를 몰라서 어디지? 하다가 관광객들이 우르르 가길래 그냥 따라가봤다.

 

 

 

 

 

 

 

궁전 입구는 안나오고 주변의 성벽을 따라서 미로처럼 계속 이어진 길이 나왔다. 이성벽은 다른곳보다 유난히 높이가 높은데 16세기 투르크와의 전쟁때 성벽기술자 마르티네고가 특별히 개조한 성벽이라고 한다.(로도스섬 공방전을 보니 글케되어있다) 땅을 파서 성벽을 높이고..또 투르크군의 지뢰나 땅굴작전도 막고..중세시대 성벽치고 특이한 양식이라 그러는데 사실 그런거 까지는 잘 모르겠다.

 

 

 

저기 동글동글한것들은 다 대포알..

 

 

 

한쪽에는 이시가 각국의 언어로 적혀있었다. 누군가가 해석을 해줬으면....

 

 

 

 

 

계속 사람들을 따라 다니다 보니 궁전 입구는 안나오고 당부아즈 게이트가 나왔다.그당시에는 이문이 메인게이트였겠지..전쟁에서 진 성요한 기사단들이 이문을 통해 투르크에 항복협상을 하러 나왔겠구나

 

이쯤에서 대충 설명..십자군 전쟁당시 성요한 기사단은 예루살렘에서 의료활동을 목적으로 창설된 종교기사단인데 십자군이 패배하고 후퇴를 거듭하다 키프로스를 거쳐 로도스섬에 자리를 잡는다. 여기서 기사단은 기독교사회의 최전선에서 이슬람국가들에 노예로 잡힌 기독교도들을 구한다는 명분으로 활동 시작..

 

기독교도들을 구하기도 하지만 이슬람의 배들을 공격해서 해적짓도 하고 이슬람 교도들을 붙잡아 노예로 팔기도 하고 노잡이로 부리기도 한다. 투르크 제국의 코앞에서 이슬람교도들을 상대로 해적짓을 하는 걸 슐레이만 대제는 절대 그냥둘수 없다면서 즉위한지 얼마 안되서 십만 대군을 이끌고 로도스 섬으로 쳐들어온다.

 

성요한 기사단은 성벽을 개조하고 나름 용맹하게 버텼지만 결국은 항복..슐레이만 대제는 관용을 베풀어 성요한 기사단과 로도스섬의 주민들중 원하는 자는 섬을 떠나도록 해주고 배도 무상으로 제공해주었다.(웬지 잔인할거 같은 이미지와 다르게 아주 신사적인 술탄이다)

 

성요한 기사단은 크레타를 거쳐서 이리저리 떠돌다가 현재 이태리 시실리섬의 남쪽 몰타에 자리를 잡는다. 그러다 그후 나폴레옹에 의해 몰타에서도 쫒겨나고..또 여기저기 떠돌다가 지금은 로마에 본부가 있다. 영토는 없지만 나름 독립국의 조직을 갖추었다고..지금은 처음 창설때와 마찬가지로 의료활동에 주력한다고 한다. 

 

 

그런데 성은 점점 멀어지기만 하고..무슨 카프카의 성도 아니고..

 

 

 

 

 

 

궁전뒷편의 이 멋진 정원은 sound&light가 밤마다 공연(?)되는 곳인데 성요한기사단과 오스만투르크와의 전쟁당시를 빛과 소리로 재연한다고....

 

 

 

 

 

 

그렇다. 그랜드 마스터궁전은 옛 기사들의 거리인 이포톤 거리를 따라 쭉 올라가면 나온다. 것도 모르고..하지만 성벽을 돌아본건 잘한거 같다. 분위기가 참 고풍스럽고 어두침침하고 그렇다.

 

 

끝까지 올라오니 웬 레스토랑 앞에나 있을 마네킨이 서있나 했더니 거리의 행위예술가다. 

 

 

 

드디어 입구발견. 이번여행서 유일하게 구경한 궁전이다. 그리고 바로크나 로코코시대의 화려한 궁전이 아니라 중세의 것도 치열한 전쟁터에 있던 궁전이라 기대가 컸다.

 

 

 

 

 

 

 

 

규모도 작고 장식같은건 없는 아주 검소한 분위기다.

 

 

 

1층의 기도실..이곳을 제외하곤 1층은 다 전시실인데 사진촬영이 금지되어있다.

 

 

 

 

 

2층에는 옛날 쓰던 그대로 잘 보존해놓았는데  분위기가 어두침침하고 우울하고 그런이미지가 중세의 궁전이라 생각했는데 화려하진 않아도 나름 깔끔하고 고급스런 분위기다.

 

 

 

장식이라면 바닥 중간중간 이런 모자이크화..모자이크화는 밟지 않도록 이렇게 줄이 쳐져있고 어쩔수 없이 지나다녀야 하는 곳에 모자이크화가 있는 경우도 있는데 사람들이 알아서 밟지 않으려고 폴짝 뛰어서 넘는다. 별로 크지도 않고 조그만 장식인데 안밟으려고 신경쓰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왠지 새로워 보이는 이유가?

 

 

복도 중간중간에 방이 많은데 못들어가는곳도 있다.

 

 

 

 

 

 

 

 

 

 

 

 

어디서 많이보던 조각상이다.라오콘 군상인데 로도스인의 작품이래서 여기다 세워두었나보다. 진품은 바티칸에 있다고(로도스섬 공방전에 적혀있다)

 

 

 

저 문위에 새겨져 있는 십자가 문장이 바로 성요한 기사단의 공식 문장이다. 붉은바탕에 흰색 십자가라고..

 

 

이멋진 복도의 끝에 사람들이 나오는 저방은 ....바로 화장실 ^^;;

 

 

 계단이 있어 올라왔는데 여기선 안으로 들어갈수 없다. 오후가 되니 단체관광객들이 우르르 들이닥치기 시작한다. 언젠가 몰타섬에도 한번 가보고 싶다. 문득 그런생각이 든다.

 

 

궁전에서 나오자 호객행위를 하는 식당들이 주르르 늘어서있길래 들어갔다. 그냥 새우가만만해서 시켰는데 빵을 가져오는 거였다. 나 빵안시켰다고 도로가져 가라니까 알았다고 해놓고선 그냥 놔두는 거다.

 

파리들이 좋다고 먹는다. 빵값은 안받는데 환타값을 4유로씩이나 쳐받는다. 그리고 저빵 또 재탕할거 같다.음식값도 비싸다.호객행위해서 들어갈땐 친절하고 음식주문하고 나면 안중에도 없다.

 

 

 

17세기에 지어진 도서관..그냥 들어가봤다. 이문뒤로 서고가 있다. 슐레이만 모스크에도 들어가보고 싶은데 닫혀있는거 같다.

오후에 아일리소스 유적에 가보려고 했지만 월요일이라 휴무..고고학 박물관도 역시 월요일이라 휴무..고고학 박물관은 그당시 병원이었다는데 안토니오와 오르시니의 므흣한 키스신을 떠올리면서 꼭 가봐야지 하고 기대했는데 왜 다 내가 간날 휴무냐고요. 그래서 그냥 방황했다.

 

 

참 위에 양념통도 그렇고..그리스사람들은 먹거리 문화와 성문화를 아주 잘 결합시키나보다(헛소리)

하나 사가고 싶지만 또 나보고 변녀라는 비난이 쏟아질까봐 참았다.

 

 

 

 

 

오미루 거리 정말 중세삘 제대로 나는 거리다. 기념품가게서 하나씩 질러주다가 나오면

 

 

 뜬금없이 이슬람삘의 정자가 나온다.

 

 

 

항구로 나와 거닐다가..

 

 

 

 

 

계속 가다보면 이런 성채가 또 나온다. 성벽을 도대체 몇겹이나 둘러놨는지...근데 동양인 남자와 서양여자커플은 궁전에서도 쭉 같이다녔는데 여기서도 계속 또보이네. 진짜 한국사람은 커녕 동양사람 자체가 보기힘들다. 저남자랑 서양남자랑 같이다니는 일본여자 하나 글고 일본여자둘 네명봤구나. 

 

 

 근데 성벽 바깥쪽에는 부랑자 같은 사람들이 이불을 깔아놓고 앉아있었다. 얼굴이 까무잡잡한것이 중동사람같기도 하고  하여간에 해지면 이쪽으로는 오지 않는것이 좋을거 같다. 

 

 

 

성벽 바깥쪽을 나오면 성니콜라스 요새로 향하는 길이 쭉 이어져있다.

 

 

야 이것들아..늬들 미성년자 아냐??

 

 

여기는 또 고양이들의 구역일세 완전 고양이 천국이다. 성니콜라스 요새 한쪽 옆에 보면 이 고양이들을 위한 모금함이 있다. 여기서 모은돈으로 이 길냥이들의 먹이를 산다고 한다. 설마 이거 떼먹진 않겠지 하고 2유로 기부..내일이면 터키로 돌아가기 때문에 유로동전은 더이상 쓸일도 없다.

 

 

성니콜라스 요새앞에서 턴해서 바라보면 바로 만드라키항의 사슴동상이 보이는데 사이에 길이 없어 도로 돌아가야 한다. 앞의 저 동서양커플이 아쉬워하면서 돌아서는걸 보고 난 그냥 여기서 다시 돌아갔다.

 

 

 

 

 

역시 선박으로 유명한 나라라 그런지 멋진 요트들이 쫙 있는데 이거구경하면서 눈이 즐거워서인지 다리아픈줄 모르고 걸어갔다. 음 우리 신랑 맨날 요트한척 하고 노랠부르는데 난 저런요트 한번 걍 타보기만 해도 여한이 없을거 같다.

 

 

그리스에서의 마지막 저녁이구나.

 

정산:

아이스크림:1유로

물:0.5유로

그랜드마스터궁전:6유로

점심:새우+환타:22유로

저녁:햄샌드위치+콜라 3.8유로

고양이에게 기부:2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