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2008·10-터키&그리스지중해,에게해

8일-로도스로.. 여행중 가장 고생한날

이치핏 2008. 11. 7. 10:56

 

 

산토리니를 떠나는날..새벽에 잠을 깨어 베란다로 나갔다. 빨래를 널어놨는데 아직도 다 안말랐다.

 

 

 

비행기는 1시지만 하루에 공항으로 가는 버스는 몇편이 없다. 어쩔수 없이 10시반 버스를 타기위해 아침에 나서는수 밖에 없었다.

오늘은 로도스로 다시돌아가는날  가지고온 로도스섬 공방전은 아직도 다 안읽었는데  시간도 때워야 하지만  다읽고 가야 뭔가 봐도 좀 다르지 않을까 싶어서 공항에 자리잡자 마자 책을 보고 있었다.

 

한참 보고 있는데 누군가가 내앞에 서서 나를 보는거 같아  무심코 고개를 드니 엊그제 사진찍어준 그 총각이다. 눈이 마주치길 기다렸다가 웃으면서 헬로우~하고 인사한다. 걍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참 착한거같다. 파트너에게 의자에 그냥 앉아 있으라 하고는 자기가 짐을 다들고 가서 부치고 티켓팅하고...파트너는 걍 자리에 앉아 다리나 떨고 있다. 얘네들도 더 사랑하는 자가 약자인가.

 

암튼 한시 비행기로 아줌마 아저씨들 속에 섞여서 다시 로도스로 돌아왔다.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로도스는 꽤 유명한 관광지같다. 국제 공항도 제법크고 사람들도 장난아니게 많이 온다. 세계에서 중세 유적지가 가장 잘 보존되어있고 멋진 비치도 많고 계곡도 있고..교통만 해결되면 여행사에서 상품으로 개발해도 될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공항버스 정류장에 앉아있는데 놀러온 아줌마아저씨 커플이 말을 건다.

 

"Do you speak english?"

 

헉 영어권 사람들이 영어로 말을 걸면 왠지 긴장된다. 비영어권 사람들하고 영어로 이야기하면 아주 편안하게 이야기 하는데 영어권 사람들하곤 그게 잘 안된다.

 

"쬐끔요. 아주 쬐끔 할줄 아는뎁쇼"

 

뭔말을 하나 싶어 쫄아있는데 다행히 물어보는게 로도스 타운까지 버스비 얼마냐는 거다. 건 버스기사한테 물어보슈 하고 말았다.

 

버스를 타고 가면 신시가지와 구시가지 딱 중간에 종점이다. 근데 방금 도착한 내가 그걸 알턱이 있다.

아줌마 아저씨가 인포에 가길래 나도 따라 들어갔다. 숙소를 알아보는데 대부분 비싼 숙소들이다. 100유로어쩌고 하니까 ok하고는 길을 물어서 나가버렸다. 나는 로도스에 도착할때 숙소 삐끼 할머니한테 받은 명함을 보이면서 여기가 어디냐고 물었다.

 

 막 뭐라뭐라 설명을 하던데..짧은 영어로 잘못알아 들었는지 헤메다 보니 만드라키항이 나오는거다.만드라키 항은 신시가지 옆이므로 완전 반대 방향으로 온거다. 게다가 일요일이어서 시내 중심가는 다 문닫고 사람들도 잘 보이지도 않는다. 정말 한참 헤메고 또 헤맸다.

 

크레타에서 헤매는건 차라리 정해진 숙소도 있고 짐도 없지. 이건 10kg짜리 배낭을 둘러메고 20kg짜리 캐리어를 질질 끌고 날은 더운데 긴팔옷에..사람들도 별로 친절하지 않다. 물어보면 성의없이 대답하거나 모른다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이상하게 현지인들 보다는 관광객들이 더많다. (딱 보면 그리스 사람이랑 허여멀건한 서유럽쪽 관광객이랑 표가난다)  두시간정도  헤맸나? 나이지긋한 아저씨들이 보여 물어 물어 일단 구시가지로 갔다. 구시가지에서도 보는 사람마다 명함을 보이면서 여기가 어디냐고 또 물어 헤맸다. 어깨도 빠질거 같고 허리도 뻐근하고...그렇게 땀 뻘뻘 흘리면서 걸어가는데 길가에서 담배를 피던 웬 금발 아줌마가 나를 불렀다.

 

"Can I help you?"

 

헉 먼저 말을 걸어 도움의 손길을 내밀다니..하고 반가운 맘에 쳐다봤더니 이아줌마 역시 숙박업자였다. 방찾지? 우리방 보여주께..하길래 보니 도무스 호텔이었다. 구시가지에서 잘알려진 호텔이고 위치도 중심가인 소크라투스 거리와 거의 붙어있다. 플라톤 거리에 있다.조식 불포함이지만 2박에 싱글룸40유로 해주겠다길래 두말않고 짐을 풀었다.그뒤로 삐끼 할머니가 준 명함보면서 도대체 이숙소가 어디 붙어있는덴가 한번 찾아봤지만 끝내 못찾았다.

 

 

 

 

방은 상당히 작고 침대도 작지만 나에게는 전혀 문제 될게 없었다. 깨끗하고 또 호텔이라고 미니바랑 드라이기 티비..글고 욕실안에 비누 샴푸 빗 화장솜이런거 까지 하여간 갖출건 다 갖춘 방이다. 청소도 잘해주고 팁을 올려놨었는데 팁도 안가져갔다.

 

 

호텔과 붙어있는 레스토랑에서 사먹은 돈까스 터키로 돌아가면 절대 먹을수 없는 음식이길래 먹었는데 진짜 굿~~ 내이렇게 살 두껍고 맛있는 돈까스는 또 첨일세..그리고 여기서 소크라투스 거리쪽으로 몇발짝만 가면 패스트푸드점이 있는데 이집도 싸고 나름 괜찮은거 같다.

 

슐레이만 모스크랑 시계탑앞에 레스토랑 호객행위를 하는 레스토랑 거리가 있는데 그집에서 사먹는거보다 가격도 싸다. 그쪽은 완전 바가지다.  

 

 

 

여기가 16세기의 거리??

 

 

 

 

조금 걸어나오니 구시가지의 중심광장이 히포크라투스 광장이 나왔다. 모야..거리이름이 소크라투스 플라톤 히포크라투스...여기서 물사면서 가이드북을 놓고 와버렸다.그런데 식당에 놔두고 온줄 알고 식당가서 찾고 난리를 쳤다. 식당 할아버지도 당황하고..내뒤에서 아까 밥먹던 여자는 암것도 없다고 자기가 더 열올리고..

결국 생수판데 가니 아줌마가 웃으면서 책을 내밀었다.

 

 

 

 

암튼 진정하고 나오니 이런 멋진 게이트가..마리나 게이트다.

 

 

 

 

 

 

이길을 따라 바다를 보면서 쭉 가면 커머셜 하버가 나온다. 마르마리스에서 배타고 들어올때 도착한 항구다. 배타고 바로 들어왔으면 오늘의 그 X고생은 없었을텐데....

 

 

 

 

 

 

온동네 구석구석이 중세 유적지다.

 

 

 

 

문열린 동네 교회 발견!!!! 안에 기껏 열명 정도 들어갈수 있는 교회다.어째 교회라기 보다는 사당분위기가 난다.

 

 

 

 

 

유적지에서 뛰어놀면서 축구를...이아이들은 복받은 아이들인가..

 

 

나름 유명한 분수같은데 이름은 모르겠다. 만드라키항의 사슴과 함께 이 해마도 로도스의 상징이다.

 

 

 

 

 

중세유적지 답게 기사와 영웅과 관련된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많았다. 보면 그냥 모형같지만 실제 신화나 역사의 인물을 본따 만든거란다. 다 이름이 있더라.

 

와 멋있다..이런 중세의 기념품을 어디서 사보겠어 꼭 사야지하고 맘먹고 가게로 들어갔다. 아주 우아해 보이는 아줌마의 말발에 넘어가 (이건 그리스 어느지방의 대리석받침이고..이 브론즈는 어디서 가져왔는데 세공이 어쩌고 저쩌고..듣다보면 명품이 따로 없다.) 300의 주인공 레오니다스 왕의 조그마한 모형갑옷을 하나 샀다. 근데 레오니다스왕과 중세가 무슨 상관...ㅜ.ㅜ

 

 

소쿠라투스 거리를 쭉 따라 올라가니..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지키고 있는 멋진 시계탑이 나온다. 몇백년이나 저렇게 보초를 서고 있는걸까...

 

 

그리고 옆에는 떡하니 슐레이만 모스크가 자리잡고 있다. 십자군 기사가 지키는 시계탑 옆에 모스크라..이 모스크는 성요한 기사단과 전쟁에서 이긴후 오스만투르크가 로도스를 점령한 후에 세운것이다. 전승 기념 모스크인가 보다.

 

 

 

이건 시계탑 올라가는길에  있던건데..뭔지는 잘 모르겠다.

 

정산:

산토리니 방값:50유로

버스(피라-공항):1.4유로

버스(공항-로도스타운):2.2유로

돈까스+음료수: 11유로

물:0.5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