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2008·10-터키&그리스지중해,에게해

7일-아크로티리는 휴업중&피라마을에서 지름신 작렬

이치핏 2008. 11. 6. 12:03

아침 일찍 교회 종소리에 잠깐 잠을 깼다. 터키에서 새벽에 확성기로 요상한 노래소리 땜에 잠을 꺴다면 여기선 땡땡~종소리가 사람을 깨운다.물론 터키에 비하면 아주 양반이다.

수영복을 가저온것도 아니고 뭐 10월이면 물이차서 수영은 좀 그렇다는 말을 들은지라 아크로티리 유적지로 가기로 했다.

 

아침을 먹으로 내려갔는데..진짜 너무 부실하다. 초코크림이 든 크로와상 하나..바게뜨같은 빵 세조각에 주스한잔 그리고 차나 커피한잔 이게끝이다. 걍 배나 채우라는건가?  진짜 삶은 달걀과 토마토 오이 올리브 치즈 햄 과일 빵한바구니 차와 주스..이렇게 주는 터키 팬션의 아침식사는 진수성찬이었구나.

암튼 배를 채우고 준비를 하고 나가려는데 문밖에서 자꾸 고양이 울음 소리가 들린다.

 

 

숙소 점검 나왔다.

 

 

옷장정리는 왜 이따구야!!!!!! 

 

 

점검 끝나셨으면 좀 나가주시지~ 이렇게 빼꼼 내다 보기만 하다 또 들어와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당췌 나갈 생각을 안하는거였다. 어디서 뒹굴다 왔는지 털에 지푸라기랑 모래는 묻혀가지고선..겨우 어르고 달래서 같이 나왔다. 밤에도 찾아와서 야옹~하는데 문을 열고잘수도 없고 결정적으로 털 알레르기가 있어 같이 잘수도 없어 걍 문전박대를 했다.아니 사실 좀 무섭기도 했고...(미안하구나..ㅜ.ㅜ)

 

주인에게 물어보니 그냥 이근처에 돌아댕기는 넘이라고 한다.(고양이라고 할때 캣이라고 하면 못알아듣는다. 캇이라고 해야 알아듣는다) 근데도 다음날에도 보니 아주 지집인양 죽치고 있었다.

 

 

아크로티리에 가기 전에 선사시대 박물관에 들렀다. 중앙광장에서 가깝고..아크로티리의 유물들이 전시되어있다. 산토리니에도 미노아 문명의 유적들이 남아있다고 한다.  화산폭팔로 한순간 사라졌대나??

 

 

 

고대도시 아크로티리의 모형이다.

 

 

개다리 소반?? 의자란다.

 

 

이것도 의자라 되어있던데...어떻게 앉는겨?

 

 

 

이건 음식할때 쓰는거였던거 같던데 뭐였더라..끙..고기 구워먹는걸로 쓰면 괘안을듯..

 

 

 

헉 가슴이..그 시대의 글래머??

 

 

 

색시..곱게 생겼구마..볼터치꺼정..

 

 

그시대의 커피잔??

 

 

 

옥으로 만든잔?? 대리석으로 만들었나?

 

 

 

산토리니에 원숭이가 살았었나보다.

 

 

 

아크로티리 가는 시간표..시간이 어중간에 주변을 계속 어슬렁거리기로 했다. 그러다가 옷도하나 질렀다.

긴팔옷 달랑 두개..둘다 빨아버려서 반팔옷을 입고 나와는데 아직 오전이라 그런지 넘 쌀쌀한거였다. 옷도 넘 추레그자체라 걍 하나 질렀다. 입고 길에 나서자 마자 뒤에서 들리는 소리..

"어머 저것봐..여기서 하나 사입었다야.."

정말 우리나라 처자들의 눈썰미란..

 

 

 

 

대성당앞의 저 누런것들은 흙이 아니다..바로 나귀 똥이다. 여기 지나다니면 냄세 구리구리하다..그나마 초식동물의 그거라 뭐..

 

 

 

신혼여행객들이나 돈좀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절벽위의 멋진 호텔에서 전망을 바라보겠지??

 

 

피라마을에 간사람들이 꼭 찍어오는 발없는 사람..

 

 

 

 

 일케보면 피라마을도 절대 이아마을에 뒤지지 않는다.암튼 나중에 다시 오기로 하고 아크로티리가는 버스를 탔다.

 

 

이사람은 누구?? 버스 사무실에도 같은 사진이 걸려있다. 버스회사 사장인가??

근데 버스안에 사람이 암도 없다. 나랑 어떤여자 달랑둘...

 

 

그이유는 여기 와서야 알았다. 아크로티리는 일년내내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입구문은 굳게 닫혀있고 오로지 "개조심" 팻말만이 걸려있었다. 아쉬운 맘에 서성거리고 있으니 진짜 세퍼드 한마리가 뛰쳐나오는 거였다.

 

 

다시 바닷가쪽으로 걸어들어가니  완전 우리나라 어디 한적한 어촌 바닷가다.

 

 

 

게다가 꼭 바닷가 횟집같은 분위기의 타베르나도 보인다. 아크로티리도 문닫고 할일도 없고 그래서 밥이나 먹자하고 들어가봤다.

 

 

손님이 하나도 없다  가족이 하는 식당인데 저기 앉아계신 할아버지들은 이집 주인이랑 옆집 할아버지랑 뭐 그렇다. 내가가니 할머니가  마담이라고 부르면서 오라고 막 반긴다. 크크크 마담이래 이럼서 헤벌쭉 해서  따라들어갔다.

 

중요한건 가격이 어제간 이아마을과는 비교도 안되게 착하다는거다. 해산물요리를 먹고 싶다면 여기서 먹는게 좋을거 같다.

 

 

 

심지어 이집 멍멍이까지 나와서 꼬리를 흔들더니 내 발밑에 자리를 잡는다..

 

 

 

정말 한가한 분위기..느긋하게 술이나 한잔 하기로 했다.

 

 

 

 오늘의 요리 신선한 그리스식 샐러드와 화이트 와인을 곁들인 구운 문어..문어다리를 은박지에 싸서 화덕에 한참 굽는건데 시간이 제법 오래 걸린다. 생각보다 맛있다. 반건조 오징어 맛이랑 비슷하다.  옆에 고기는 화덕에 돼지 바비큐를 해먹던 가족들 식사인데 할아버지가 맛좀 보라면서..파밀리아 파밀리아..이러면서 가져다 준거였다. 맛은 있는데 빵이랑 문어랑 먹다보니 배가불러 남겼다.

 

암튼 메뉴에 보니 화이트와인 500g이 있길래 주문을 했는데..문어먹다가 모자라면 오징어 튀김도 있길래  안주로 먹을 생각이었다.할머니가 깜짝 놀라면서 진짜 half kilo를 원하냐고 하는거였다.

 

와인인데 500g이 얼마나 된다고..이러면서 나도 할머니를 쳐다보았는데 옆에 있던 딸인지 며느린지 젊은여자가 당연히 one glass지 하면서 할머니에게 타박하듯이 말하는거다. 할머니가 그제서야..아하 one glass하는데 여기다 대고 No!!!  500g짜리 내놔 라고 했다간 진짜 무슨 술에 환장한 이상한 여자로 보일거 같아 걍 비굴하게 웃으면서 " yes..one glass,,please" 이러고 말았다. 할머니 한국 사람들을 모르시는군요.

 

 

 

 이집 애인데 나이도 어린게 왜이리 느끼하냐.첨엔 마담이라고 부르면서 느끼하게 웃더니 문어다리 싼거가지고 앞에서 막 까불다가 내가 걍 멍하니 쳐다보고 반응이 없자 그걸로 하트를 만들어서 막 보라는거다.

 

 

이집 가족들 식사시간..저 탑 입은 여자가 성격까칠한 애엄마..막내가 내옆에서 얼쩡거리길래 마트에서 사간 400원짜리 야광스티커를 내밀었다. 저번에 이스탄불에서 나에게 목걸이를 선물로 줬던 잘라인지 자라인지 하는 애가 생각이 나서 (난 그애에게 아무것도 주질 못했다) 아이들을 만나면 뭔가 하나씩 줘야지 하는 생각으로 마트에서 야광스티커를 몇개 사갔었다.

 

 색깔이 알록달록하니 뭔지도 모르고 좋아라 한다. 그런데 좀있으니 형이랑 누나가 등장..집요하게 막내를 따라다닌다. 잠시 애들이 사라졌나 싶더니 결국 그 스티커는 누나 손에 쥐어져있다. 누나가 은박지로 와인잔을 만들어 이거 가지고 놀라고 막내를 꼬신거 같다. 그러다 도로 내놔라고 하는데 누나가 끝까지 안주자 결국 막내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안그래도 까칠한 엄마..막내 달랜다고 이리 데리고 갔다 저리 데리고 갔다. 더 짜증이 나 보였다. 어쨌거나 그게 스티커인지도 모르는거 같아서 여자애에게 이거 하나씩 떼서 붙이는거야 하고 가르쳐줬더니 아주 좋아라 한다. 애엄마는 인상이 안좋았지만(속으로 뭐야 저여자 왜 괜히 와서 분란만 일으키는거야 이랬을듯)

 

 

 

 

레드비치로 가는길 아크로티리에서 한 20분만 걸어가면 레드비치가 있다길래 슬슬 걸어갔다.

 

 

 

어린아이가 이길에서 하늘나라로 갔나보다. 이좋은 곳에서 더 좋은곳으로 갔겠지..이상하게 나이가 들어서인지 아이도 안됐지만 아이 부모에게 더 감정이입이 되는거 갔다. 남아있는 부모는 얼마나 맘이 아플까.

 

 

 

여기가 길의 끝이다. 까마리나 페리사비치에 가는 사람들은 버스를 타고 많이 가지만 레드비치에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차나 오토바이로 와서 여기다 세워두고 더 걸어들어간다. 갑자기 중국인 관광객들을 태운 큰버스가 서더니 그사람들과 섞여서 같이가게 되었다.

 

 

 

오 저멀리 문어다리를 먹던 식당이 보이는구나.일행만 있으면 저기서 보트를 타고 들어와도 된다. 근데 혼자 보트를 빌린다는건 좀...

 

 

 

 

 

 

 

 

 

갑자기 중국사람들에게 추월 .. 이사람들아 같이가

 

 

 

숙소아줌마가 매점도 없고 진짜 암것도 없다더니 정말이다. 근데 비치의자는 먼저 앉는 사람이 임자다. 누가 10월에는 물이차서 해수욕을 못한다고 했던거야!!!! 햇볕 장난아니고 물 울나라 한여름  해운대 해수욕장 정도는 된다. 들어가면 시원하구나 하는정도다.

 

수영하다 추우면 나와 선텐하고..선텐하다 더우면 들어가 수영하고 이러기에 딱 좋다. 아마 와인 500g을 마셨다면 용감하게 에라하고 뛰어들었을테지만 한잔만 마셨으므로 발만 담갔다.

 

 

 

 

 

 

저기 인어왕자가?? 좀 돌아앉아보시오~

 

좀더 있고 싶었지만 아까마신 술때문인가 갑자기 화장실이...해변에 점도 없고 뭣도 없고 결정적으로 화장실이 없다. 쟤들이야 물속에서 해결하겠지만..

 

 

 

그래도 날씨가 더워 땀이 나서 그래서인지 화장실을 많이 찾지 않아 다행이었다. 암튼 서둘러 숙소로~

 

 

 

아 정말 이동네는 공동묘지도 아트구나

 

 

 

나귀들도 퇴근하는구나 저녁에 기념품도 살겸 다시한번 나갔다.

 

 

 

 

 

이동네에도 나이트가 있구나. 그런데 별로 가고싶지는 않다.

 

어슬렁 거리면서 기념품 담을데가 없다는 핑계로 캐리어를 샀다. 28유로나 주고..할아버지가 그리스제라고 자랑하더니..췌 나중에 안에 들어있는 설명서를 보니 한자로 되어있다.

 

우조 몇병 사주시고 술병을 캐리어 안에 담으니 기념품 가게 아줌마가 쇼핑백이냐면서 막 웃는다. 다른데가서 이것저것 사서 주워담으니 주인아저씨가 냉장고 자석을 공짜로 하나 주신다.

그런데 캐리어를 끌고 다니니 불편한건 길에 돌을 박아논 울퉁불퉁한 길이라 소리가 장난 아니다. 그리고 지나다니던 온동네 숙소 삐끼들이 나를 가만히 안둔다. 방안필요하냐고..

 

 

 

대성당앞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길래 모야 모야 하면서 가봤다.

 

 

 

 

 

 

오호 결혼식이다!!! 산토리니의 신부라..

 

 

 

 

 

덕분에 닫혀있던 대성당 내부도 보게되는 행운을..온 바닥에 쌀이 떨어져있어 저기 사제가 그거 쓸어담고 치운다고 고생하신다.

 

 

한 아주머니가 소중하게 들고 있는건데 여기도 쌀이...

 

 

 

인제 쌀로는 부족한지 아저씨들이 바닥에다 폭죽같은걸 팽개친다. 딱!!딱!! 소리가 진짜 크게 나면서 사람을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데  임산부들 있음 애떨어지겠다

 

 

 

아..내일이면  이곳을 떠난다. 크레타와 달리 좀 만 더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떠나기전에 지를거 없나..정말이지 예쁜게 너무너무 많다.산토리니는 여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섬인거같다.

 

정산:

선사시대박물관:3유로

물:0.5유로

아크로티리 버스왕복: 3.4유로

점심(문어+샐러드+와인+빵): 16유로

요구르트,과일:1.9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