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2016·8-몽골 홉스골,테를지,UB

몽골여행)홉스골(lake Khovsgol)-> 몽골락커 니스바니스(Nisvanis) 의 암가(Amgaa)에게 시달린(?) 썰.

이치핏 2016. 11. 16. 18:16

홉스골에 있는 내내 옆캠프에서 락페스티발이 열리고 있는 덕분에 몽골 유명가수를 만나는 특이한 경험을 했다.


우리옆 게르에 왠 몽골인 남자가 와이프랑 어머니 그리고 딸을 데리고 묶었는데 머리도 기르고 팔찌도 하고 몽골인 치곤 제법 멋을 부렸네 싶었다. 


그 가족이랑 같은날 보트 투어를 나가게 되었는데 나중에야 같이 투어를 나간 몽골 관광객들이 그 남자를 가르키면서 저사람 가수라면서 유명한 사람이라고 하는 거였다.


 


바로 이분이심. 찍을땐 몰랐다. 그냥 막 찍다 보니 우연히 찍힌거임. 연예인이고 본인이 자기를 적극 홍보해달랬으니 초상권 따윈 필요없겠지?


투어 나갈때는 몰랐고 돌아와서 이 분이 식당 앞 의자에 앉아서 마두금을 멋지게 연주하는데 몽골사람들이  그때서야 저사람 몽골에서 유명한 락커라고 가서 사인받으라길래 아무생각없이 다가갔다.


" 안녕하세요. 방금 얘기 들었는데 당신 가수라면서요?"


그러자 이 아저씨 수줍게 웃으면서 어디서 왔냐고만 했다. 나는 한국에서 왔고 뻘쭘해서 사진이나 찍자고 했더니 기꺼이 같이 있던 딸내미와 함꼐 기념사진 한방을 찍었다. 이름이 암가(Amgaa) 인데 락커답지 않게 아주 조용조용하고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었다.





하여간 만나서 반가워요!!!


남편은 같이 있던 딸내미가 귀엽다고 가져온 초콜렛 한봉지를 주었다.


다음날 아침, 암가가 우리 게르로 찾아왔다. 그날 밤에 락페스티발 행사가 있는데 자기도 나온다고 꼭 보러 오라는거였다. 몇시쯤 나오냐고 했더니 밤 12시 다되서 나온다고..ㅜ.ㅜ  그러면서 자기 최신 앨범이라고 CD도 선물로 주었다. 그룹이름이 니스바니스(Nisvanis)고 자기는 보컬이라고 했다.




우왕!! 살다가 가수 본인한테 씨디를 직접 선물받다니. 이런 행운이!!! 한눈에 봐도 강렬한 락의 필이 팍팍 느껴졌다.



깨알같은 홍보와 사인까지.ㅋㅋㅋ


씨디 까지 선물받았는데 이거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홉스골에 머무는 동안 낮에는 비가 안오는데 밤만 되면 비가 내렸다.  거리도 왕복 4km에다 비까지 내리고 가고오는길이 완전 깜깜한 초원이라 가지는 못했다. 꼭 와달라고 했는데 못가  암가를 보면 미안하다고 하려 했다.


그런데 락페스티발 행사끝난 다음날 아침에 암가와 딱 마주쳤는데 아침 8시인데도 보드카를 맥주 글라스로 마시고 있었다. 뭔가 느낌이 안좋았다. 아침부터 술이 한잔 되어서 다른 사람들이랑 열나게 떠드나라 내가 앞에서 알짱거려도 별로 신경을 안쓰는 듯 했다. 아침부터 볼때마다 보드카를 마시다가 점점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하길래 그때부터 피해다녔다.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암가가 멍멍이로 변신해서 우리게르로 자꾸 기어들왔으니 말이다. 들어와서 계속 횡설수설 하는데 8월 10일날 울란바토르 칠드런스 파크랑 8월 19일날 블라디보스톡에서 니스바니스 공연이 있으니까 우리보고 보러 오라는 거였다.  꽐라가 되 정신없는 와중에도 전화번호까지 적어주면서 자기 한테 전화하면 공짜로 공연을 보게 해주겠다고... 우리는 8월 9일날 돌아간다고 이사람아!!!  라고 말해봤자 소용없으므로 그냥 알았다고 고맙다고만 했다.


그렇게 1절만 하고 끝냈으면 좋으려만 계속 와서 똑같은 말을 또하는 거였다. "아까 얘기했잖아!!" 라고 했지만 이인간은 이미 제정신이 아닌지라 막 웃으면서 자기는 돈을 벌어야 한다면서 공연을 보러오라고 횡설수설이었다. 나중엔 우릴 태우고 온 기사가 와서 암가를 끌고 갔다. 끌고가면서 기사도 어떻게 함부로 하지도 못하고 뒤에서 한숨만 쉴 뿐이었다. 나는 웃으면서 기사를 쳐다보면서 이인간 못오게 해라고 눈짓을 했다. 그래봤자 나중에 또 왔지만..


 또 왔을때 내가 니 와이프 어디갔냐고 우리가 데려다 주겠다고 하니 절대 안된다고 자기는 와이프가 너무 무섭다는 거였다. 나중에보니 암가 와이프도 화가 머리꼭대기 까지 나서 짐을 싸들고 딸이랑 할머니를 데리고 떠나겠다고 차쪽으로 걸어아고 있었다. 암가는 또 와이프한테 매달려서 뭔가 사정사정을 하고 겨우 달래서 다시 게르로 데리고 갔다.





그날밤에 프랑스인 단체 관광객이 있어서 캠프파이어도 하고 마두금연주도 하고 그랬는데 남편은 암가랑 마주치기 싫다고 그냥 나가지 말고 자자고 했다. 그래도 나는 마두금 연주하는걸 보고 싶어서 화장실 가다 옆으로 가봤다. 마침 연주를 막 시작하려는 참이었는데 암가가 산통을 다 깨버렸다. 나를 보더니 갑자기 "강남스타일!!" 이러더니 말춤을 추면서 나한테 다가왔다. 결국 마두금 연주고 캠프파이어고 다 집어치고 게르로 들어와 조용히 자야만했다. 홉스골에서 마지막날 이었는데..ㅜ.ㅜ


누가 홉스골을 평화롭다고 했나!!!


그래도 씨디는 받았으니 홍보는 해주는게 예의. 강렬한 하드락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몽골 락 그룹 니스바니스(NISVAN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