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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여행 3일차) 홉스골(lake Khovsgol)->보트투어 하고 몽골의 서낭당 어워에서 소원빌기.

이치핏 2016. 11. 11. 00:42

 

 

 

자다가 깜짝 놀라 새벽에 깨야만 했다.

 

너무 추워서. 

 

날씨가 초겨울 날씨처럼 추웠다.

 

그런데 난로를 안뗴고 잤으니

일어나 가져온 초경량 패딩이랑 자켓을 껴입었다.

 

추워서 잠을 더 자긴 글렀고

밖에 나가 햇빛이라도 쬐려고 했다.

 

 

 

 

쓸데없이 옷을 많이 들고와서

짐만 늘렸다고 타박하던 남편은 갑자기 조용해 졌다.

 

 

 

 

추우니까 세수도 귀찮았다.

 

그냥 밥먹고 배라도 부르면 추위가 가시겠지

하고 식당으로 갔다.

 

 

 

 

 

 

 

 

아침 식사가 제일 잘 나오는 거 같다.

 

그나마 과일이랑 생야채가 나오니깐

점심 저녁에는 없다.

 

진작에 들어올걸

식당은 히터를 빵빵하게 틀어놨다.

 

8월달에 이게 뭔지..

 

진짜 북쪽은 북쪽이구나 싶었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홉스골 호수.

 

저기 멀리 산이 보이는데 석회석으로 되어있다고 한다.

 

 

 

 

 

 

 

 

 

오후에 보트투어 말고는

딱히 갈데도 없고 일정도 없어

그냥 오전에는 어슬렁 거리기로 했다.

 

나쁘지 않네..일정없이 이렇게 어슬렁거리는것도.

 

이게 진짜 휴식이지

 

일정때문에 남편이랑 싸울일도 없고

모든게 평화롭다.

 

홉스골은 커플여행지로는 강추다.

 

 

 

 

 

 

뒹굴뒹굴 자다가 걷다가 보니

사람들이 보트 선착장으로 하나둘씩 걸어가는게 보였다.

 

그래서 우리도 얼른 그쪽으로 따라갔다.

 

 

 

 

어디 나간다고 하니

그제서야 세수하고 찍어 바름.

 

 

 

 

가이드로 나오신 알락챠르 캠프 사장님.

 

홉스골 호수와 샤머니즘

그리고 산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다.

 

하지만 우리빼고는 죄다 몽골 현지인이라

그냥 몽골어로 얘기하셨는데

앞에 마침 영국 아저씨랑 몽골아줌마 부부가 있어

몽골아줌마가 영어로 통역을 해주었다.

 

 

 

호수 북쪽에 신성한 산이 있어

몽골 샤머니즘의 믿음의 대상이라고 한다.

 

그래서 산을 향해 기도를 드린다고..

 

아마 뭉크설뜩산 과 부르항산을 말하는듯 했다.

 

호수가 수심 260m가  넘는 어마어마한 깊이이고

얼음도 엄청 두껍게 얼어 차가 다닌다고 했다.

 

또 호수 동쪽으로 해서 북으로 쭉 가면

사람손길이 닿지 않는곳에 신비한 온천이 있다.

 

전설에 의하면

몸이 아파 걷지도 못하는 부인을 위해

남편이 험한길을 가서 그 온천수를 구해다가

부인에게 마시게 했더니 씻은듯이 나았다고 한다.

 

 온천이 부인병에 특히 좋다길래

어떻게 가면 되냐고 했더니 길이 험해 가기 힘들다는 말만 전해줬다.

 

 

 

 

투어란게 대단한건 아니고

그냥 보트타고 호수 한가운데 잠시 머물러 설명을 듣고

맞은편 섬으로 들어가서 샤머니즘 의식을 하는거였다.

 

앗 그런데 섬에 왠 기인이!!

 

왠 서양 남자가 맨발로 절벽을 타면서 달려가고 있었다.

 

또 별난 인간 하나 있군.

 

 

 

 

드디어 섬에 도착.

 

물이 끝내준다.

 

물가가 자갈밭인데 캠프 사장님이 모두에게

자갈을 9개 골라서 가져오라고 했다.

 

나역시 멋도 모른채로 커다란걸로 9개 집어들었다.

 

 

 

 

다들 돌맹이를 한움큼 집어들고

사장님을 따라 섬 위로 위로 올라갔다.

 

 

 

 

꼭대기에 올라오자 만나는 어워.

 

어워는 몽골식 서낭당 같은것이다.

 

몽골을 돌아다니다 이런 돌무더기 어워를 만나면

몽골인들은 꼭 돌 9개를 쌓고 시계방향으로 세바퀴 돌면서

소원을 빈다고 한다.

 

누구한테 비는거냐 했더니

아까 북쪽의 신성한 산에 있는

텡그리 신을 향해 빌면 된다고.

 

좀 웃긴건 여기 어워는 남성용과 여성용이 따로 있다.

 

오른쪽게 여성용 왼쪽이 남성용이었다.

 

 

 

 

제일먼저 사장님이 돌은 손에쥐고

경건하게 기도를 하고 탑에 돌을 쌓았다.

 

 

 

 

그리곤 다들 따라서 기도 올리고 탑돌이 시작.

 

시계방향으로 세바퀴돌았다.

 

 

 

 

다 끝났나?

 

와 경치좋다 하면서 느긋하게 경치를 보는데...

 

 

 

 

 

어랏! 다들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더니

어워에 놓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빵이나 과자같은 것들이었다.

 

이게 도대체 뭐냐고

영어 되는 몽골 아줌마한테 물어보니

텡그리신에게 바치는 공양물 같은건데

나중에 새나 들짐승들이 다 먹는다고 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이라

동물들과도 공생을 하자는 의미에서 바치는 것인가 보다.

 

나는 준비해 온게 없으므로 땅콩이나 한줌 바쳤다.

 

 

 

 

이젠 다 끝났나 했더니 아니었다.

 

사장님이 어디선가 우유를 담은 통을 꺼내더니

구멍이 숭숭뚫린 나무 숟가락으로

9번 우유를 떠서 어워를 향해 뿌렸다.

 

그리고는 다른 사람들도 돌아가면서 우유를 뿌리는거였다.

 

 

 

나도 빠질 수 없다!!

 

이거 뭐 고시레와 비슷한거네.

이런 생각이 들었다.

 

9번 정확하게 세야 하는데 소원빌랴

우유 조준하랴 정신이 없다보니 세는것도 헷갈렸다.

 

 

 

 

이런 신성한 의식을 하는데도

옆에서 시끄럽데 떠드는 무리들이 있었다.

 

옆캠프에서 락페스티발이 열리고 있었는데

거기에 놀러온 애들이 와선 술을 마시곤 취해가지곤

떠들고 소리지르곤 난리도 아니었다.

 

덩치들이 장난 아니라 잘못 건드렸다간 뼈도 못추릴거 같다.

 

 

 

 

돌아오는 길에..

 

누군가가 여기서 홀로 낭만을 즐겼을라나?

 

 

 

 

짧은 투어는 끝나고

해는 긴데 할게 없어 이딴 설정샷이나 찍으며 놀다가.

 

 

 

옆 캠프로 마실나가기로 했다.

 

평지지만 2km 정도 떨어져 있어

 

법 걸어가야 했다.

 

전날부터 락페스티발 때문에

쿵짝쿵짝하는 소리가 들려 뭘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다음날은 꼭 말을 타야지..

 

 

 

 

오.여기는 제법 큰배가 있었네 했는데

공연관계자나 공무원으로 보이는 양복쟁이들이 우르르 내렸다.

 

 

 

 

 

대규모 공연인가 싶어 가봤더니 어째 썰렁했다.

 

밤이 되어야 공연을 시작하는 듯했다.

 

우리가 머무는 내내 밤 12시 넘어서도

공연소리 때문에 조용히 자는건 포기였다.

 

여기 까지와서도 쿵쾅거리는 소음에 시달려야했다니...

 

어쨌거나해가 완전히 지고나면 10시 반이라

그때까지 있는것도 부담스러워 다시 돌아와야만 했다.

 

 

 

 

밤에 추워서 안되겠다 싶어

땔감을 넣고 난로를 떼기로 했다.

 

그런데 이집 아이가 뛰어오더니

토치로 한방에 불을 붙여주었다.

 

짜식 어제도 진작에 와서 불을 떼줬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