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기 가장 좋을 때는 언제인가? 내 생각엔 회사를 그만둔 바로 직후이다. 돈있겠다. 더이상 단체 카톡에 시달릴 일도 없겠다. 시간 남아돌겠다. 남편 눈치가 보이긴 하지만 이때아니면 언제가보랴. 눈 질끈 감고 저지른 멕시코 여행.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보는 신대륙여행이었다.
다행히 3월이라 비수기 항공권을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으니 백만년만에 대한항공을 질렀다. 인천-샌프란시스코 대한항공 왕복, 멕시코시티인 칸쿤 아웃으로 유나이티드 항공으로 분리발권 이었는데 걱정되는건 샌프란시스코에서 멕시코시티로 들어갈떄 환승시간이 3시간 20분.
워낙에 미쿡 출입국 심사가 악명이 높은지라 줄서다가 연결편을 놓치는게 걱정이었다. 분리발권이라 혹시나 비행기를 놓치면 거기서 다시 항공권을 구매해야하는 불상사가..그거 때문에 가는 날까지 노심초사 해야만 했다.
결국 출발 전날까지 환승걱정에 위험하다고 소문난 멕시코를 혼자 다녀야 한다는 긴장감에 잠을 설치고 인천공항 도착! 근데 신기하게도 대한항공 카운터로 가니 직원이 " 어? 샌프란시스코에서 멕시코시티로 가는 항공권도 예매하셨네요." 하는거였다.
이상하다 대한항공은 스카이팀,유나이티드 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라 완전 별개의 제휴항공사인데?? 어리둥절 하는 사이 대한항공에서 멕시코시티행 항공권까지 발권을 같이 해주었다.
나는 환승때문에 걱정된다고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카운터에서 걱정말라며 맨 앞좌석으로 자리를 배정해주었고 그냥 캐리어도 기내에 바로 실으라고 배려를 해주었다. (이럴경우를 대비해 먹을건 일체 싸지 않았다. 그리고 액체류는 화장품이나 세면도구 샘플만 지퍼팩에 싸넣었다)
그나마 좀 안심을 하고 허브라운지에서 죽치기로 했다. 신한 pp카드를 만든건 벌셔 2년전인데 혼자 여행갈일이 없으니 카드가 무용지물이었다. 동반자는 이만얼마를 내야한대나? 드디어 pp카드로 라운지를 이용해 보았다. 부페도 있고 그럭저럭 괜찮구만. 짐도 있고 해서 면세점 쇼핑보다는 여기서 걔기는걸 택했다.
오 처음으로 대한항공 2층 비행기를 다 타보는구나.
여행할때 가장 설레는 순간은 인천공항에서 탑승직전에 비행기를 찍을때겠지?
기내식도 완전 마음에 들었다.
첫번째는 곤드레밥,두번째는 죽 여태껏 먹은 이코노미석 기내식중에 가장 맛있었다.
영화한편 보다가 자다가 책보다가 11시간만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했다. 맨 앞줄이라 거의 첫번째로 입국심사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생각만큼 입국심사가 그렇게 오래 걸리는 편은 아니었다. 입국심사 서류도 없고 그냥 통관서류만 있었다. 바짝 긴장하면서 말없이 여권이랑 멕시코시티행 티켓을 입국심사관에게 내밀었다.
입국심사관은 그걸 보더니 나보고 멕시코 가냐고 거긴 왜가냐고 묻는거였다.
"그냥 여행가는건데."
"혼자?"
"엉"
" 위험할텐데, 너스페인어는 할줄 알아?"
" 그냥 쪼금?"
갑자기 스페인어로 블라블라거리더니..
"내가 지금 뭐라고 했게?"
"나 할줄 아는 스페인어는 como estas? Encantada? 뭐 이런거 밖에 없어.ㅜ.ㅜ?
입국심사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그냥 현금 얼마 들고 있냐? 농산물 들고가냐? 이런 형식적인 질문 몇가지 던지고는 조심하라고 하고는 보내주었다. 여지껏 만난 입국심사관중 제일 친절한 사람이었다.
여길 통과하면 짐검사도 하는데 내가 트랜짓 표지판쪽으로 가니깐 신경도 쓰지 않았다.
나오자마자 왼쪽으로 꺾으면 저런 긴 통로가 있는데 나는 당근 미국에서 멕시코로 가는거니 국제선 터미널로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국제선 청사와 터미널 1,2,3 이렇게 있는데 터미널 3이 유나이티드 항공 전용 터미널이다. 여기는 주로 국내선이랑 캐나다나 멕시코같은 인근 국가를 다니는 비행기를 타는곳이다. 그리고 국제선 게이트 G91~G102 쪽에도 유나이티드 항공터미널이 있는데 아마 좀 멀리 가는 비행기를 타는 곳인듯.
하여간 전광판앞에서 어리버리하게 서있으니 공항 직원인듯한 아줌마가 내 티켓을 보더니 터미널 3로 가라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중간에 짐을 다시 부쳐야만 했는데 키오스크 같은서 태그를 출력해서 알아서 부쳐야만 했다. 근데 하다가 태그가 안나와서 걍 짐을 들고 타려고 했는데 보안검사하는데서 튕겨서 짜증을 내니까 보안검사대 앞에 유나이티드 항공 여직원한테 이야기 하라는 거였다.
태그를 출력하려는데 안나와서 그냥 들고 탈려고 했다니깐 여직원이 자기한테 맡기고 가면 알아서 부쳐주겠다고 하면서 짐을 받아갔다. 음 이동네 공항은 보안검색대 직원 빼곤 다 친절하군..
오히려 시간이 많이 걸리는건 보안검색대였다. 출국심사 같은 건 없고 보안검색만 하는데 여기서 줄을 거의 40분정도 섰던거 같다. 그래서 생각보다는 양호한 편이다. 입국심사하고 게이트 앞까지 오는데 한시간 남짓 걸렸다. 그렇게 걱정하던 환승이 어이없게 간단하게 끝나니 두시간이나 남아버렸다.
갑자기 급 피곤함이 몰려왔다. 너무 피곤하니 입맛도 없고 미친듯이 졸리기 시작했다.
어서와~ 미국은 처음이지?
유나이티드가 저가 항공이었나? 멕시코시티로 들어가는 노선은 비행기도 상당히 후졌다. 모니터 같은건 당근없고 기내식은 당근 다 사먹어야 했다. 그나마도 선택할 수 있는건 거의 없었다. 그리고 기내식은 현금으로 살 수 없고 신용카드로만 계산해야 했다.
어쨌거나 거의 반 기절 상태로 멕시코시티에 도착하니 오후 7시 20분이었다.
헉!! 그런데 입국심사 줄이 장난이 아니었다. 유럽에서 온 비행기들이 같이 도착을 했는지 어쨌는지 모르지만 줄서는데만 한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10kg짜리 배낭이 점점 더 부담이었다. 겨우겨우 내차례.알고보니 입국심사서에 기재를 제대로 안한 사람들이 많아서 튕겼다가 다시 적어 심사하고 하는 바람에 대기시간이 길어졌던 거였다.
멕시코는 입국심사서랑 통관서류를 같이 적어서 제출을 해야 하는데 입국심사하고 난뒤 서류를 반 잘라서 다시 나에게 주었다. 이거는 출국할때 꼭 제출을 해야 하므로 절대 잃어버리면 안된다!! 그런데 입국심사할때 좀 웃겼던게 거주국가를 적는 난이 있어서 south korea라고 적었는데 입국심사관이 그걸 보더니 " seoul korea"라고 읽는거였다.
그리고 짐을 찾은 뒤 또 보안검색대에서 짐검사를 하느라 줄을 또 서야만 했는데 웃긴건 버튼을 눌러서 파란불이 나오면 그냥 통과 빨간불이 나오면 한쪽으로 불려가서 짐을 다 풀어야만 했다. 나는 다행이도 파란불이 나와서 나갈수 있었다. 이게 무슨 기준인지는 모르겠다.
드디어 입국장으로 나왔구나!! 멕시코시티에 도착한게 실감이 났다. 나오자마자 오른쪽을 보면 이렇게 authorized taxi 라는 부스가 있는데 안심하고 탈수 있는택시다. 멕시코시티는 택시범죄로 악명이 높아서 이런 공인인증 택시를 따로 만들었다. 어차피 도시구역별로 요금은 정해져 있으므로 아무데나 가도 상관은 없을듯. 단 택시 타기전에 밴인지 세단인지는 확인하는게 좋다. 나처럼 혼자 여행하는 경우는 굳이 밴이 필요없으니 말이다. 가격도 밴이 훨씬 비싸다. 내 숙소가 있는 zona rosa 지역까지는 230페소. 공항에서 좀더 가까운 센트로 이스토리코 지역은 아마 더 저렴할지도 모르겠다.
티켓을 끊으니 몇번 게이트로 나가라고 알려주었다. 알려준 게이트로 나가면 밖에 있는 직원이 내 티켓을 확인하고는 택시기사에게 나를 데려다 주고 기사에게 주소를 알려주면 거기로 알아서 데려다 주었다.
멕시코시티의 경우 환전은 공항에서 하는게 좋다고 한다. 각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니 역시나 멕시코시티가 가장 환율이 좋았던거 같다. 나같은경우 중고나라나 여행카페에서 이미 다녀온 여행자들에게 멕시코 페소를 저렴하게 100만원어치를 사서 갔다.
집나온지 24시간만에 도착한 멕시코 시티 숙소 Any's hostal.보통 여행자들은 주요 관광지가 몰려있는 센트로 이스토리코(centro historico)와 멕시코시티의 명동같은 조나로사(zona rosa)지역에 숙소를 많이 잡는다. 그런데 저녁에 센트로 이스토리코 쪽의 치안이 별로 안좋다는 말을 듣고는 조나로사쪽에 숙소를 잡았다. 저녁에도 안전하고 바로 옆에 한인 상가 밀집지역이라 한국음식을 사먹거나 라면같은것도 살 수 있어 좋았다. 센트로 이스토리코에서도 별로 멀지 않고 차풀테펙 성에서도 가깝고 여러모로 잘한 선택인듯 싶었다.
멕시코에서는 영어가 잘 안통한다고 했는데 숙소 주인 할아버지는 그나마 무난하게 영어를 잘 하는 편이었다. 오자마자 꼬레아 레스타우란테가 근처에 있다고 꼭 가보라고 추천을 하더니 멕시코 요리집 맛있는곳 편의점 등등을 침튀겨 가며 설명해 주셨다. 그러면서 나보고 한번 나가보겠냐고 했지만 진짜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라 방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이게 왠열~ 핸드폰 충전을 하려고 보니 콘센트가 110 볼트였다. 아악..멘붕이 왔다. 그것도 안알아보고 오다니...
일단 자자 일단자. 먼길 무사히 도착했음에 감사하고 기절모드로 들어갔다.
날자 | 출발 | ~시간 | 방법 | 비용(USD) | 비용($) | 비용(\) | 내용 |
03월 07일 | 16:10 | 버스 | 12,000 | 공항버스 | |||
월 | 9:35 | 10:25 | 항공 | 766,400 | 인천→샌프란시스코 I 터미널 | ||
7.5 | 9,126 | 생수 2병 | |||||
13:03 | 4:25 | 항공 | 545,600 | San Francisco, CA, US (SFO)→Mexico City, | |||
19:20 | 택시 | 230 | 14,554 | 공항→소나로사지역 | |||
호텔 | 180 | 219,600 | 숙소- any's hostel | ||||
합계 | 14:50 | 187.5 | 230 | 1,567,2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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