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2016·3-멕시코&샌프란시스코

3/10 테오티우아칸 투어- 세문화 광장,과달루페 성당,테오티우아칸 유적지

이치핏 2016. 5. 24. 23:43

오늘은 테오티우아칸 투어를 가는날. 숙소에서 40달러에 예약했다. 왜 미국 달러를 받는지는 알수 없지만 어쨌거나 살짝 바가지 쓴 느낌이었다.사실 테오티우아칸은 지하철 타고가서 북부터미널(autobus norte)로가서 버스로 가도 된다.


그런데 그냥 가느니 가이드한테 설명을 들으면서 다니는게 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과달루페 성모성지도 같이 가는 코스인지라 편하게 다닐 수도 있어서 여기는 투어로 가보기로 했다. 9시반에 숙소로 픽업을 하기로 했건만 역시나 시간 개념없는 멕시코.픽업버스는10시가 지나서야 도착했다.




조나로사에서 제일 큰 쇼핑몰 플라싸 라 로사. 여기서 또 한 40분은 기다린거 같다. 나같은 투어관광객을 태운 봉고차가 여러대가 서있었는데 여깃 또 차를 옮겨 타고 사람을 기다려야했다. 보니 어떤사람은 프리다칼로 뮤지엄을 보러가는 투어고 또 어떤사람은 탁스코로 가는 퉁였다. 나도 봉고를 옮겨타고 한참 기다리다 거의 10시 반이나 되서야 출발했다.


그런데 마지막 한 호텔 앞에서 어떤 젊은여자랑 할아버지가 올라탔다.근데 젊은 여자가 타자마자 냉큼 내옆에 앉는거였다. 자리가 없나 싶어서 다른 할아버지가 같이 앉으라고 자리를 옮겨 주려고 했지만 여자가 극구 사양했다. 알고보니 할아버지랑 젊은여자가 각각 혼자 온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제일 처음 코스인 세문화 광장. 여기서 가이드가 자기 소개를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우선은 멕시코가 아즈텍어로 달의 중심이란 뜻이고 멕시코시티는 테노치티틀란이라는 이름의 아즈텍 제국의 수도 였는데 스페인 식민지 시대때 정복자 코르테스가 그당시 가장 번성한 도시였던 베네치아를 능가하기 위한 도시를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아즈텍의 건물들을 허물고 지은것이 바로 멕시코 시티였다.


세문화 광장(Tres culturas)이 무얼 상징하는가 했더니 아즈텍,스페인 식민지,그리고 현대 문화라고 한다. 하긴 템플 마요르 같은 유적지 뒤에 성당이 있었고 맞은편은 빌딩들이 보이니 뭔가 좀 어거지 같지만 맞는 말이었다.여기는 원래 시장이었는데 중간에 큰 우물이 있었다. 여기서 죽으면 태양신이 된대나?


그리고 여기엔 좀 슬픈 역사가 있는데 1968년 멕시코시티에서 올림픽이 열리기전 대학생들이 대모를 했는데 대통령이 경찰과 군인들을 동원해 이 학생들에게 총으로 학살을 했다. 공식적으로는 300명 정도이지만 실제로는 15000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가 희생이 되었다고. 전모씨같은 대통령이 여기도 있었나보다.




유적지 안으로 직접 들어가지는 않고 그냥 주변만 둘러보기로 했다. 그늘에서 설명듣다가 얼어죽는줄만 알았다. 얼른 햇빛있는데로 뛰어갔다.


날이 맑아서 오늘은 좀 따뜻하겠거니하고 얇게 입고 왔건만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11월달 날씨 같았다. 그나마 양지는 좀 나은편이었다.




17세기에 지어진 산티아고 성당.


여기는 입장료를 받지 않으므로 한번 들어가 보았다.





내부는 특별할게 없다.


근데 멕시코 성당에는 꼭 저렇게 유리관에 시체인지 밀랍인형인지 모를 성인들을 모셔놓고 있었다.


유럽성당에는 이런거 본적이 없다.




다음코스는 과달루페 성당(Basilica de Guadaupe).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고 기념품점으로 들어왔는데 가이드가 성당에 가기전에 과달루페 성모님에 관한 설명을 해 주었다.


 과달루페 성모님은 멕시코인들의 절대적 신앙의 대상이다. 1500년경 아즈텍 제국이 스페인의 식민지가 된 후 스페인 지배자들은 아즈텍 원주민들에게 카톨릭으로 개종할 것을 요구했지만 그동안 자기네 신앙을 잘 지켜온 원주민들이 순순히 개종을 할 리 없었다.


그러던 1531년경 후안 디에고라는 원주민이 테페악 언덕을 넘어 가는데 그곳에 성모님이 발현하셔서 이자리에 성당을 지으라고 명하셨다.그때 모습이 푸른눈에 금발이 아니라 원주민 처럼 흑발에 갈색피부 검은 눈동자의 모습이었다. 후안디에고는 주교에게 가서 이 사실을 전했지만 주교는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후안디에고는 다시 테페악 언덕으로 가서 성모님께 주교가 믿을만한 증거를 요청했다. 그러자 성모님은 절벽에 가서 장미를 꺾어오라고 명하셨다. 그때가 한겨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기적처럼 장미가 피어있었고 후안 디에고는 자기 티셔츠를 벗어 장미꽃을 담아 가지고 주교에게 갔다.


티셔츠라길래 우리가 입는 그런걸 생각했는데 가이드가 들고 있는 저 마대자루 같은게 티셔츠였다. 하여간 저 마대자루 같은 티셔츠에 장미꽃을 들고가 주교에게 바쳤는데 티셔츠에 성모님의 모습이 찍혀있는게 아닌가. 결국 주교는 후안디에고의 말을 믿게 되었고 테페악 언덕에 성당을 지었다.


성모님의 얼굴을 확대한 사진 왼쪽눈을 돋보기로 보라고 하길래 봤더니 눈동자가 사람 얼굴 모양이었다. 그게 후안디에고의 모습이래나? 그리고 성모님의 초상화를 잘 보면 가운데 줄 같은게 있는데 그게 후안디에고의 옷이 접힌 자국이라고 한다.


이걸 계기로 많은 원주민들이 카톨릭으로 개종을 했는데 원주민의 모습을 한 성모님이 아즈텍 신화에 나오는 대지의 여신 토난친이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시골 원주민들 마을에 가면 성당에 과달루페 성모님을 모셔두고 성당을 사당처럼 만들어놓고 좀 낯선 의식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나중에 멕시코가 독립할때 이 과달루페 성모님은 독립운동의 상징이 되어 깃발에 새겨졌다.


한참 설명을 하더니 가이드는 우리보고 화장실을 쓰라고 했다. 여기 들리고 고속도로 탈건데 다 유료 화장실라고.


위로 올라가서 성당을 보고 11시 30분에 앞 광장에서 다시 모이라고 했다. 성당으로 올라가는데 혼자와 내 옆에 앉은 여자가 말을 붙이기 시작하더니 자연스럽게 나랑 짝이 되어 다녔다.




헝가리에서 온 유디트양.(초상권에 문제 있다 생각하면 연락하라규!) 출장왔다가 일정이 남아서 하루는 탁스코 투어 그리고 오늘 테오티우아칸 투어를 하고 밤에 독일로 간다고 했다. 고향은 헝가리인데 일은 독일에서 한다고. 나처럼 애없는 아줌마라 뭔가 통하는게 많았다.


탁스코는 멕시코시티 남쪽에 있는 은광도시인데 아기자기하고 예쁜 도시라고 한다. 그런데 왕복 6시간이라 정말 피곤했다고. 나야 어차피 다음날 과나후아토로 갈 예정이라 그닥 땡기진 않았다. 사실 동선상으로 북쪽인 과나후아토 보다 남쪽인 탁스코로 갔다 와하카로 가면 좋은데 탁스코에서 와하카로 가는 버스가 없어 그냥 포기했다.






기념품점을 나오면 바로 성당으로 올라 갈 수 있을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이날 성당에서 대규모 미사가 있어서 입구를 다 통제해버리는 바람에 한참을 돌아서 성당으로 가야했다. 이 동그란 성당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새 성당이고..




옆에 예전에 지은 성당들이 있는데 지반이 약해 자꾸 건물이 기울어져서 또 짓고 짓고 하다 네번째가 현재의 성당이다.




성당안은 무쟈게 넓건만 미사중인데다 사람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지라 앞으로 한발짝도 나갈 수가 없었다. 초상화는 진짜 저 멀리 제대로 보이지도 않지만 어쩔수가 없었다. 마침 유디트도 카톨릭 신자라 미사보는데 같이 있기로 했다.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는데 어느새 유디트가 11시 25분이라며 미팅포인트로 가자고 했다.




약속시간에 맞춰 나왔건만 우리 일행은 아무도 안보였다. 광장도 넓은데다 행사 땜에 사람이 너무 많아 찾기도 힘들었다. 시간개념이 칼같은 유디트는 35분이 지나자 초조해 하기 시작했다. 일행을 찾아보자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아무리 돌아다녀도 가이드도 우리일행도 보이지 않았다. 고민끝에 우리는 지하주차장 우리 차량 주차 해 놓은 곳으로 되돌아가기로 했다.




헤매다가 성당 옆에 건물로 들어갔더니 시장이네!! 시쟝도 무쟈게 넓었다. 여기서도 한참 헤매다가 다시 나와 지하 주차장으로 돌아가려는데 출입구를 죄다 통제해 놓는 바람에 다시 밖으로 나가 한참을 빙 돌아갔다.


가뜩이나 나는 방향치인데 이 아이도 만만찮았다. 덤앤더머 놀이를 하면서 한 30분만에 겨우 지하 주차장으로 돌아왔더니 아무도 없었다. 유디트는 어떻게든 가이드에게 전화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가이드 전화번호를 알리가 없었다. 그래도 메일 주고 받은게 있어 여행사 사무실 번호는 아니까 거기다 전화를 해보겠다고 했다. 마침 나는 통화 무제한 로밍을 해온지라 내 전화기를 빌려 줬다. 영어도 나보단 훨씬 잘하니까 ^^;;


문제는 여행사 직원들이 아무도 영어를 못한다는 거였다. 상황 설명을 했는데 직원들이 알아듣지를 못하고 서로 전화를 돌리기만 하니 이 착한 애도 복장이터져 돌아가시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렇게 전화기를 붙잡고 씨름을 하는데 기사가 나타났다. 기사한테 우리 여기 있다고 전화 좀 해달라고 부탁했더니 한참있다 기사랑 일행이 차로 왔다.


유디트랑 나는 미안해서 어쩔줄 몰라 쏘리만 남발 했다. 유디트는 도저히 가이드를 찾지 못해 여기와서 통화를 시도했는데 사무실에서 아무도 영어를 알아듣지를 못했다고 변명을 했다. 일행중에 나이많은 부부가 왜 사과하냐고 미안할거 없다고 우리는 가이드 따라서 구성당을 돌면서 설명도 듣고 구경 잘하고 왔다고 괜찮다고 해 주었다. 아 죽어라고 가이드 옆에 딱 붙어 있을걸..ㅜ.ㅜ  맥이 탁 풀렸다.






그룹투어에 빠질 수 없는게 기념품점 들리기다. 멕시코 하면 데킬라라 데킬라랑 은제품 파는 곳으로 우릴 데려갔다. 선인장 앞에서 데킬라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하필 그때 날이 흐려지고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추워 미칠지경이었다.


 은 세공하는데는 실내라 좀 괜찮을 줄 알았는데 역시나였다. 결국 사라는 데킬라나 은제품은 안하고 420페소라는 거금을 주고 숄을 질렀다.




피라미드를 가기전 점심시간. 식사는 불포함이라 각자 알아서 시켜먹어야 했다. 일행중 부부한쌍은 점심 안먹겠다고 하고 근처 박물관으로 갔다. 원래는 다 부페를 먹으라 권장하는데 시간도 많지 않은데다 어차피 음식들도 입에 맞지 않아 그냥 단품으로 시켜 보았다.




이름하야 아즈테카 수프. 날이 추워서 뭔가 따뜻한걸로 속을 달래자 싶어 시킨건데 청국장 같은데다 말린 콘 스넥 같은걸 집어 넣은 거다. 몇숟갈 먹다가 그냥 콜라만 들이켰다. 나따라 이거 시킨 서양인 아줌마는 잘만 먹던데..ㅜ.ㅜ


콜라 한병을 다 못먹을거 같아 서양인 아줌마한테 콜라 좀 먹겠냐고 했더니 뜨악한 표정으로 됐다고 나도 커피시켰다고 사양하는 거였다. 참 얘네들은 음식같은거 안나눠먹지.


머쓱해서 딴이야기를 하다보니 여행경로 이야기가 나왔는데 나랑 경로가 비슷했다. 다만 와하카 산크리스토발 구간을 나는 야간버스 타고 이동할걸 이아줌마는 다 비행기로 이동 한다는거였다. 직항이 없지 않냐고 물었더니 무슨 상관이냐고 멕시코시티 왔다가 가면 되지 하길래 결국 나중엔 나도 비행기로 이동하기로 했다. 나는 내가 20대 한창 나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관광객들 식당이라 마리아치랑 공연팀들이 테이블을 돌면서 삥을 뜯고 있었다. 그런데 팀이 너무 많았다. 한팀이 오면 돌아가면서 돈을 냈는데 막판엔 아무도 안내길래 나도 그냥 내야만 했다. 이게 불문율인듯..




오후 세시경이 되어서야 테오티우아칸 유적지에 도착했다.이게 메인인데 여기까지 오는데 왜이리 시간이 걸리는지... 테오티우아칸(Teothiuacan)은 아즈텍어로 신들의 도시란 뜻이다.



멕시코시()에서 북동쪽으로 52km 떨어져 있다. 기원전 2세기경 건설되기 시작하여, 기원 후 4세기부터 7세기 사이에 전성기를 맞았다. 전성기 인구는 대략 12만 명에서 20만 명으로 추정된다. 테오티우아칸은 광범위한 교역을 통해 경제력을 축적하고,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해 중미 전역에 세력을 떨쳤던 것으로 보인다.

테오티우아칸은 건설 초기부터 완벽한 구상 하에 정교하고 치밀하게 계획하였으며, 종교적인 상징성이 강하게 부각되어 있다. 도시 전체를 관통하는 넓은 길이 계획의 중심에 있다. ‘죽은 자의 길’이라고 불리는 이 길은 폭이 40~100m, 길이가 5.5km나 된다.(현재 복원된 것은 2.5km까지다.) 이 길 좌우로 많은 석조 구조물, 피라미드와 사원, 광장, 주택 등이 건설되었고 그 끝에 사람의 심장과 피를 바쳤던 달의 피라미드가 우뚝 서 있다.

이곳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많은 피라미드다. 이곳 피라미드들도 중남미 전역에서 발견되는 커다란 계단식이다. 가장 큰 것은 해의 피라미드로 바닥 한 변의 길이가 230m, 높이 66m에 248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죽은 자의 길 끝에 있는 달의 피라미드는 바닥 한 변 길이 146m, 높이 46m로 해의 피라미드보다 작지만, 인신공희()가 이루어진 곳으로 추정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곳 무덤에서 다량의 유해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고대의 인신공희는 다른 지역에서는 사라지거나 동물의 피를 바치는 것으로 대체되었으나, 유독 이곳 중남미 지역에서는 오래도록 유지되었다. 이곳 사람들은 세계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인간의 심장과 피를 신에게 바쳐야 한다고 믿었다. 16세기 에스파냐가 점령한 뒤에야 이 의식이 사라졌다.

이들은 전성기로 추정되는 7세기 무렵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추측만 난무할 뿐 해답을 찾지 못한 상태다. 이들이 어떤 언어를 썼는지조차 밝히지 못했다. 그러나 피라미드 축조술을 비롯한 문화적 전통만은 마야인에게 전해져 사라지지 않았다.

‘신들의 도시’를 의미하는 테오티우아칸이라는 도시 이름마저도 600년 뒤 폐허가 된 이곳을 찾아 정착한 아스텍인들이 붙인 것이다. 아스텍인들은 이 웅장한 유적을 보고 인간이 아닌 신이 지은 도시라고 생각하여 숭배했던 것이다. ‘죽은 자의 길’, ‘해의 피라미드’ 등 건물 명칭들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지식백과] 테오티우아칸 (두산백과)





신들의 도시 테오티우아칸에서 제일 유명한게 이 달의 피라미드랑..




이 태양의 피라미드다. 나머진 무녀져 있어서 올라 갈 수도 없다. 피라미드에서 인신공양을 했다는 설이 있는데 그게 이유가 있다고 한다.


태초에 세상을 만들때 신들이 여기 피라미드 꼭대기에 앉아서 회의를 했다. 신들 중 누가 태양과 달이 될것인가를 먼저 정하고 그중 두 신이 자신의 심장을 찔러 희생함으로써 태양과 달이 되었는데 이상하게도 움직이질 않았다. 이래가지곤 세상이 돌아갈리가 없어 나머지 신들이 죄다 스스로 심장을 찔러 바치니 그제서야 태양과 달이 움직였다고. 그리고 인간들은 그걸 추모하기 위해 인간의 심장을 제물로 바쳤다.


인신공양에 대한 이유는 또 있는데 아즈텍의 신들이 세상을 창조할때 대지를 뭐든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괴물의 몸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괴물을 달래기 위해 인신공양을 했다.


이 테오티우아칸은 식민지 시대전 200년동안 제일 번성했다고 한다. 크기는 태양의 피라미드가 제일 크지만 올라가서 바라보는 전경은 달의 피라미드가 훨씬 좋다.


유디트랑 별로 말은 안통하지만 각자 남편이야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피라미드를 돌아 다녔다. 그런데 뻥 뚤린 지역이라 그런지 바람이 진짜 장난이 아니었다. 안그래도 바람때문에 정신없는데 기념품을 파는 잡상인들이 계속 들러붙어 더 정신이 없었다.




달의 피라미드 꼭대기로 올라오니 정면으로 대로가 보이는데 저게 죽은자들의 거리였다. 계단으로된 피라미드가 죽 이어져 있어 사이로 나갈수는 없었다. 멀리 태양의 피라미드도 보였다. 여기 올라오는 건 힘들지만 그럭저럭 올라올만 했다.




아..저기 보이는 태양의 피라미드를 갈것인가 말것인가. 고민하다 결국 가기로 결정!!!




못올라갈거 같다는 유디트. 막상 올라가니 표기안하고 그냥 가네. 나도 힘들지만 올라가야지!! 그런데 입에 안맞는 음식을 먹은데다가 바람불고 추운데 움직이니 속이 안좋기 시작했다. 급체가 온 것이었다.





그래도 고생끝에 올라온 태양의 피라미드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멋있었다.



하루종일 강풍에 뺨맞고 돌아다녔더니 얼굴이 팅팅 부어있었다. 넘넘 추워서 사진만 후딱 찍고 내려갔음 좋으련만 유디트는 그냥 내려가기 너무 아깝다고 한 20분 더 있다가 가자는 거였다.


뭐 관광객들이 드글드글했지만 바람소리와 죽은자의 길을 돌아다니는 기념품 파는 상인들이 내는 이상한 악기소리(꼭 짐승소리같은게 났다.)를 듣고 있으니 확실히 속세를 벗어난 느낌이 들긴했다. 그냥 앉아있다보니 설명은 할 수 없지만 묘한 기분이 들었다.




속세를 벗어나는 길도 힘들지만 돌아가는 길도 만만찮았다. 계단이 워낙에 가파르고 수가 많아 까딱하다간 굴러서 내려가기 십상이었다.


곧바로 멕시코시티로 돌아와 유디트와 작별인사를 나누고 헤어진 뒤 나는 속을 좀 달래고자 또 한식당을 찾았다. 들어가자 마자 사장님이


" 아휴. 오늘 날씨 춥지요? 창문닫아 드릴꼐요."


하면서 문을 죄다 닫았다. 주위에 밥먹는 사람들이 날씨가 왜이러냐고 난리였다. 베라크루즈에 태풍이 왔다는 말도 들렸다. 요 며칠날씨가 멕시코시티의 이상기후였다. 운이 좀 나빴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