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경북

울릉도-2

이치핏 2011. 7. 4. 00:07

역시나 우려했던대로 다음날이 되니 더욱 날씨가 안좋았다. 항구에 나가보니 항구쪽인데도 파도가 만만찮고

배 역시 포항발 여객선도 중단이 되었고 모든배는 다 오늘은 운행중지였다.

 

 

오죽하면 갈매기들도 다 대피상태일까?? 오늘 오전에 타기로 했던 유람선은 결국 취소. 오후에 어제와 다른코스의 육로관광을 하기로 했다. 지은이는 유람선이 육로관광과 가격을 비교해서 2배차이인데 그럼 그 차액은 다른걸로 대체해줘야하는거 아니냐고 해서 사무실에 찾아가 물어보았지만 가이드란 놈이 버럭거리면서

택도 없는 소리라 싸울기세길래 찌그러져 있을수 밖에 없었다.

 

 그 가이드는 애초에 단체 관광객들 상대하느라 우리처럼 달랑 2명만 온 사람들은 신경쓸 겨를도 없었다. 그냥 일정 알려주고 투어팀에 끼워주고 식당도 지정된곳에 가서 알아서 먹고 뭐 그런식이다. 써글놈..

 

 

 

그냥 항구에서 빙빙 돌면서 사진이나 찍었었는데 저기 해양경찰서의 경찰이 우릴 본 모양이다. 저녁때 또 나갔더니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내일가능교?"

"네. 저희 포항으로 가요"

"내일 배가 안뜰긴데..파도가 세서 70%는 안뜬다고 봐야제."

"아악 그럼 저희 어떡해요."

"어떡하긴 내일도 여서 돌아다니면서 사진이나 찍고 그러고 있는기제"

 

사실 난 내심 배가 안뜨길 바랬다. 파도가 센데 억지로 배를 띄워 그걸 타게 되면 올때 겪었던 공포의 멀미를 또 겪어야 할게 아닌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모레가 되면 파도가 잠잠해진다는데 차라리 그떄 가는게 낫지. 이런 내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은이는 무슨일이 있어도 내일 돌아가야한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그렇다고 마냥 항구에서 시간낭비할수만은 없어 약수공원쪽으로 슬슬 걸어 올라갔다.

 

 

 

우리처럼 유람선투어가 취소된 단체 관광객들이 여기 다 몰려있었다. 케이블카가 여기서 올라가는데 날씨가 안좋으니 케이블카도 운행중지였다.

 

 

갓 5월로 접어드는 시기라 그런지 숲에 새잎들이 파릇파릇하게 돋아 오는 풍경들이 죽여줬다. 이렇게 아름다운 섬인데 날씨가  웬수여~

 

 

 

독도 박물관에 살짝 들려 독도까지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라는건 핑계고 박물관이니 화장실이 있지 않을까 해서 간것이다. 나중에 투어를 돌려면 화장실이 사실 마땅치가 않으니까.

 

그나저나 독도는 언제쯤 가볼까..울릉도가는것도 너무 힘든데 독도는 여기서 두시간이나 더가야하다니. 일본가는거 보다 더 멀게느껴진다. 울릉도에 비행기 좀 띄우면 안될까?

 

 

오후투어를 하기전에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을 찾아다녔다. 따개비칼국수가 맛있다길래 찾아다녔는데 날씨가 좋지않아 따개비가 없다고 우리 지정식당에선 안된다는거였다.

 

그래서 찾아간 저 안동할매집..물어보니까 된다길래 자리에 앉았는데 이상하다. 그냥 된장국물에 칼국수만 있다. 할머니는 진하게 푹 끓였다 그랬는데 나중에 투어기사한테 물어보니 사기랜다. 것도 한그릇에 8000원이나 받아먹고는 말이다. 차라리 따개비가 없다고 안된다고 한 식당이 양심적이구나. 할매가 양심이라곤 곱게접어 저 하늘위로 보내 버렸나보다.

 

다행히 오후 투어는 어제처럼 단체가 아니라 우리둘만 택시관광으로 돌게 되었다. 가이드가 소개싴준 토박이 동네 아저씨가 투어를 해준것이다.

 

 

저것이 다 나물 밭이다. 울릉도에선 벼농사같은건 불가능인지라 주로 저런 나물밭이 깔려있다. 산비탈에 저런식으로 깔려있다. 작은 모노레일같은걸로 나물도 나르고 사람도 타고 내려오는 식이란다.

 

 

 

내수전 전망대라고 울릉도에서 유명한 전망대라고 올라갔는데 세상에 바람이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가이드도 따라 올라갔는데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 쉬엄쉬엄 30분정도면 걸어갈 거리인데 가는길은 온통 진흙길이고 올라갈수록 바람때문에 서있기도 힘들정도 였다.

 

그래도 겨우겨울 올라온 전망대. 경치를 즐길 여유가 없었다. 10초 서서 사진찍고 주저앉아 버렸다. 바람에 얻어맞아선지 얼굴도 부어올랐다. 가이드도 설명따위는 포기한듯 했다.

 

 

 

겨우 내려와 봉래폭포로 이동..여기서부터는 가이드아저씨는 기다리고 있고 우리끼리만 올라갔다. 어라 그런데 이번엔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는거였다.게다가 사람들은 거의 내려오는 분위기인데 올라가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폭포 보는걸 포기할 순 없지.

 

 

비가오는데도 불구하고 폭포 바닥이 왜저런지 원..그래도 사진은 한방 박아야지.

내려오는길에 걱정이 되었는지 우산을 챙겨들고 오는 가이드 아저씨와 마주쳤다. 아저씨는 잠깐 따라오라면서 우릴 어디론가 데리고 갔는데..

 

 

 

꺄호~ 울릉도 옛집이었다. (나 이런거 너무 좋아함) 단체관광객 아줌마 아저씨들이 별로 이런데 관심이 없더라면서 우리한테만 특별히 보여주는거래나?(믿거나말거나)

내가 못본건지 모르겠지만 울릉도 민속박물관이나 민속촌같은거 하나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울릉도는 바람이 너무 심해서 저런 짚으로 이중막을 쳐놓았다 이안에 부엌이랑 창고랑 외양간도 다 같이 있다. 우리가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관심을 보이니까 이아저씨도 신나서 열심히 설명을 해줬다.

 

 

 

"여기 울릉도 저동항에 펭귄이 산다고 티비에도 나왔는데 못봤어요?"

"네? 펭귄이 어딨는데요?"

난 눈만 꿈뻑거리면서 열심히 찾았는데 지은이가 자지러지게 웃는다.

"저거봐라 저거 파란펭귄.."

아..허탈하다.

 

 

도동항쪽 해안산책로는 오는 그날까지 문이 잠겨있어 볼수 없었지만 저동항쪽은 그래도 이렇게 볼수가 있었다. 요 며칠 바람이 너무 세서 산책로 옆의 가로등이 다 박살나 버렸다. 

 

 

 

비가 오니까 없던 폭포도 자동으로 생겨나 버렸다. 날씨가 좋지않아 섬을 제대로 볼수 없다는게 너무 아쉽다. 여긴 아무나 올수 있는게 아닌가보다.

 

 

 

도동항이 여객선 항구라 관광객이 제일 많지만 여기사람들이 제일 많이 사는곳은 바로 이 저동항이라고 한다. 오히려 더 번화가고 맛있는데도 더 많다고 한다.

지은이가 어제 갔던 호박엿공장에 가고 싶다고 하자 가이드 아저씨가 흔쾌이 데려다 줬다. 사람없을때 그렇게 가니까 덤으로 더 얹어주기도하고 인심도 더 후하게 쓰시는거였다. 여행중에 가장 맘에 드는게 바로 이택시 운전사 아저씨였다.

 

 

그리고 돌아오는날 아침..

 

"종팔아~ 종팔아"

"왜"

"오늘 배 뜬단다. 그런데 파도가 세가 갈라면 좀 힘들끼다."

아침 7시쯤이었을까 민박집 밖에서 들리는 이소리에 잠이 번쩍 깨는것이었다. 그렇게 배가 안뜨길 바랬는데..파도가 세서..파도가 세서..으아아아 미쳐버릴거 같다.

 

 

아..망연자실..배뜬다는데 이러는 사람 나뿐일거다. 다른데는 친절하지 않던 가이드가 우리가 두명뿐이라면서 우리가 사실 탈수 없는 배인데 특별히 끼워넣었대나? 배가 결항이되고 그다음날 운항하게 되면 먼저 와서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우선으로 태운다.

 

그러니까 어제 나갔었어야 했던 사람들을 우선으로 태우고 나면 자리가 당연 부족하다. 단체관광객들은 이럴때 불리하지만 우리같은 경우는 달랑둘이라 어떻게 끼워넣는건 쉽나보다. 묵호발 배는 뜨지 않지만 포항발 배는 무리해서라도 올수 밖에 없단다. 2일 연속으로 배가 안뜨면 사람들이 계속 갇히게 되니까..

 

결국 오전을 그냥 보낼수 없어 케이블카를 타러갔다.

 

케이블카가 하루 운행 안하다가 해서 그런지 대기줄이 어마어마했다. 기다리는데 30분?? 아마 일정이 다 비슷하니까 비슷한 시간대에 움직이는거 같다.

 

 

돌아갈려고 하니까 날이 개이기 시작했다. 가장 짜증나는경우다. 단체 손님으로 온 아줌마들은 서로 소주를 돌려마시고 있었다. 술을 마시고 자야한다나??

 

 

 

어쩌면 울릉도로 오는 교통수단이 불편한게 이 아름다운 섬을 지키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왜 공항을 만들지 않느냐니까 환경단체에서 극구 반대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돌아오기전에 먹은 점심..오징어 내장탕. 1박2일에 나와서 먹어야지 먹어야지 하다가 겨우 먹게 되었는데 왜 이 맛있는걸 먹지 않았을까 했다. 국물도 시원하고 너무 맛있었다.

 

결론적으로 돌아올때는 그 유명한 배약국의 멀미약때문에 돗자리깔고 정신없이 자느라 멀미는 하지 않아다.

그러니까 울릉도 갈때는 붙이는 멀미약이 아니라 먹는 알약멀미약이나 배약국에 택배로 주문을 해서 그약을 먹거나 해서 1층 뒷쪽에 돗자리깔고 드러눕는게 상책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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