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의 땅 이란 뜻의 오르차에는
여기저기 고성들이 흩어져 있다.
57개라고 들었는데
기억이 가물 가물 하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이
라자 마할과 자항기르 마할 두 곳이다.
우리 숙소가 이 두 궁전 사이에 끼어있어서
아침 먹고 느긋하게 찾아갔다.
오르차 고성 컴플렉스는
통합 입장권이 있다.
750루피로 다섯곳을 돌아 볼 수 있는데
2일 안에 돌아 보면 된다.
근데 볼거리가 대단한건 아니라
하루만에도 충분히 다 돌 수 있다.
첫번째로 간 곳은
라자 마할 Raja Mahal Orchcha
16세기에 지어진 궁전인데 18세기까지
왕과 왕비가 거주했다고 한다.
오르차의 고성 중 벽화 보존 상태가 가장 좋은 곳이
바로 라자 마할이다.
인도 미인도 인가
가이드 고용 할걸
자항기르 마할이
무슬림 건축 양식인 반면
여기는 확실히 힌두교와 관련 있는 곳이다.
비슈누 신에게 바쳐진 궁전이기도 하고
전날 갔었던 스리 람 사원도 이 라자 마할의 일부이다.
뭔가 스토리가 다 있을거 같은데
그냥 상상력을 발휘해야지.
라자마할이 구석구석 아기자기한 곳을
둘러 보는 재미가 있는 반면..
자항기르 마할은
웅장한 건축양식을 보는 맛이 있다.
이 궁전은
페르시아와 무굴제국 스타일의
무슬림 양식의 건물이다.
잘 보면 푸른색 타일 자국이 남아 있는데
원래는 중앙아시아에서 볼 수 있는
푸른타일로 덮인 컬러풀한 건물이었다.
제대로 보존 되었으면
얼마나 아름다운 궁전이었을까.
자항기르 마할은
오르차의 왕 비르 싱 데오가
16세기에 지은 궁전으로
무굴제국 황제 자항기르를 기리기 위해 지었다.
둘이 아주 절친한 사이인데 나름 스토리가 있다.
자항기르가 황태자 시절
아버지인 악바르 대제의 눈밖에 났었다.
(엄청난 술꾼에다 마약도 했다고 함)
그래서 부자간 사이가 안좋았는데
악바르 대제가 아프간 원정을 간 사이
자항기르가 뒤통수를 쳐서 반란을 일으켰다.
악바르 대제는 놀래서 원정을 중단하고
다시 궁으로 돌아와 아들을 제압하고
패배한 말썽꾼은 오르차로 도망쳐 버렸다.
오르차 왕 비르 싱 데오는 고민하다
자항기르를 받아 들여 몇년간 극진히 보살폈다.
비록 아버지 눈밖에 났었지만
장남인데다 능력도 있었던 자항기르는
악바르 대제가 죽기전 후계자로 지명되어
무굴제국의 황제가 되었다.
그리고 힘든시절 자신을 도와준 비르 싱 데오를 잊지 않고
제위기간 22년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교류도 했다.
그러다 자항기르가 죽고
아들 샤 자한(타지마할 그 황제)가 등극하자
모든 지원이 다 중단 되어 버리고
양국 관계는 짜게 식어버렸다.
결국 비르 싱 데오는 군사를 일으켜
무굴제국에 걔기다 완전 처참하게 깨져 버리고
왕은 이 멋진 궁전들이 있는 오르차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천도를 했다.
그 후로 오르차는 점점 잊혀져 버린 곳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멋진 궁전을 버리고
도망가는 스토리를 보니
그라나다에서 이사벨라 여왕의 군대에 패배해
궁을 버려야 했던 아부 압달라왕 이야기랑
오버랩이 된다.
나는 인증샷이나 열심히 찍어보자.
여기뿐만 아니라
이 지역 궁전들은 정 사각으로 되어있는데
들어올땐 맘대로 였지만 나갈땐 아니올씨다.
출구 찾는게 상당히 어렵다.
진짜 관리인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물어 물어 나갔다.
침입자나 암살자를 잡기위해
일부러 그렇게 지은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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