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2016·3-멕시코&샌프란시스코

3/13 와하까(Oaxaca de Juarez)로!!!- 운수나쁜날.

이치핏 2016. 6. 12. 23:50



과나후아토를 떠나 와하까로 가는날. 아침에 주인장이 안보여 찾느라 한참 애먹었다. 숙박비를 주지 못할까봐..왜 내가 그걸 걱정하는 것일까? ㅎㅎㅎ


와하까 까지 비행기로 이동하기로 했다. 과나후아토에서 레온 공항까지 차로 한시간 거리인데 마땅한 대중교통이 없어 비싼 돈을 주고 택시로 이동해야 했다.여기 저기 알아보니 택시로 한 40분 잡고 450 페소 정도였다.선택의 여지가 없어 주인장한테 택시를 불러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자기 처삼촌을 불러 주겠다고 했다. 자기 처삼촌이 여기서 어학연수 하는 애들 상대로 숙박업을 하는데 차도 택시보다 훨씬 좋은거라 편하게 갈 수 있을거라고 했다.


어차피 같은 가격이면 뭔 상관이랴 싶어서 그리하라고 했다. 숙소가 완전 골목길 한가운데인데 주인장은 친절하게도 내짐을 들고 나와 찻길까지 욺겨 주었다. 나도 참 영어 젬병이지만 주인장은 더 젬병이라 서로 부담없이 헛소리를 하면서 시간을 떼웠다. 서양남자가 영어 때문에 쩔쩔 매는게 왠지 웃겼다.


한참 만에 처삼촌이 와이프와 함꼐 도착했다. 차를 타고 가는데 부담스럽게 자꾸 이것저것 호구조사를 하는거였다. 사우스 코리아는 춥냐 덥냐. 거기 위험하지 않냐? 과나후아토는 어떠냐? 살고싶지 않냐? 자기가 한국인 언어연수생을 데리고 있는데 이름이 아유미다.(뭔 소리야.자기 손님 국적도 몰라?).멕시코는 결코 위험한 나라가 아니다 나도 마약 카르텔 애들 본적도 없다.(누가 뭐래?) 중간에 내가 대답을 하면 처삼촌은 자기 와이프한테 스페인어로 통역해 주는 식이었다.


다음에 과나후아토에 머물면서 꼭 스페인어를 배워보라길래 알았다고 하고 기분좋게 공항에 내렸다. 근데 500페소를 건넸더니 잔돈이 없다고 했다. 아니 지폐를 잔뜩 들고 있는걸 내눈으로 봤는데..어이가 없어 그럼 내가 50 페소 더 줄테니 100페소를 거스름돈으로 달라고 했더니 그래도 잔돈이 없다고 그냥 20페소만 가지고 가라는거였다.


없다고 버티는데 무슨 도리가 있으랴. 인상구기고 걍 20페소 받아서 공항으로 들어가는 수 밖에. 역시 영어권 아닌 나라에서 영어로 이래저래 말많이 시키는 사람 치고 좋은 사람 없다는 내 편견(?)이 더 굳어졌다.




과나후아토와 레온 이라는 도시 사이에 위치한 leon 또는델 바히오(Del bajio)공항. 공항은 작지만 그래도 국제 공항이다. 사실 동선 생각하면 유나이티드를 타고 와서 텍사스 휴스턴을 경유해서  델 바히오 공항으로 입국하는게 제일 베스트다. 이건 내가 미처 몰랐으므로 어쩔 수 없고..



내가 타고 갈 항공은 멕시코 국영 항공사인 AeroMexico. 대한항공과 같은 Sky team 이라서 안심하고 가겠지 하고 기대를 했다. 뭐 나중에 그게 착각이란걸 깨닫게 되었지만.


AeroMexico가 국영항공사라 가격이 좀 있는 편이라 비용 생각한다면 차라리 과나후아토에서 버스로 4시간 거리에 있는 멕시코 제2의 도시 과달라하라로 가서 구경좀 하다 저가항공을 타고 와하까로 넘어가는데 낫다. 직항이 있으니까.


근데 나는 단기여행이라 과달라하라까지 가게 되면 일정이 너무 빡빡해 지므로 시간대신 돈을 선택하기로 했다.


줄서 있는데 승객중 한명이 갑자기 재체기를 했다. 그러자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일제히 "살룻(salud)!" 하고 말해줬다. 나중에 알고 보니 건강해라 뭐 이런뜻이라고.




진짜 벽화 천국 아니랠까봐 공항에도 이런 멋진 벽화가!!!


 멕시코란 나라 갈수록 내 취향이다.




공항이 작아 게이트가 몇개 없다보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다.


뭐 국제공항이라지만 기껏해야 미국가는 비행기가 다다.




내가 타고갈 Aero Mexico.


저걸로 멕시코 시티 까지 가서 다시 환승을 해야한다. 제발 연착되는 일이 없기를!!




멕시코 시티가 고산도시라더니 정말 첩첩 산중이었다.




멕시코 시티 공항은 국내선 청사도 상당히 크고 복잡했다. 공항 내로 들어올때 보안검사를 하는데 과나후아토 공항에서 산 생수는 그대로 압수당했다. 공항내 물값도 비싼데 시티공항에서 또 생수를 사야했다.


계속 화장실이나 들락거리다 드디어 와하까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시간 만에 멕시코 남부지방 도시 와하까에 도착했다. 비행기를 나서는 순간 뜨거운 공기가 훅하고 불어왔다. 그동안 껴입고 있던 잠바를 다 벗어제꼈다. 이제 멕시코 시티나 과나후아토 숙소에서 겪었던 추위를 더이상 안껶어도 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내 캐리어가 도착하지 않았다!!! 살다 살다 이런일은 처음이었다. 멘붕에 빠져 Aero Mexico 데스크로 찾아가서 사정 이야기를 했다.


그쪽 직원 은 별 대수롭지 않다는듯이 멕시코 시티 공항이 워낙에 복잡하고 환승시간이 짧으면 그럴 수 있다는 거였다. 그리고 짐이 도착하면 보내줄테니 내가 머무는 숙소의 주소를 적어 놓고 가라고 했다.


저녁 7시 20분인가 그때 또 멕시코시티에서 오는 비행기가 있는데 그편에 실어와서 택시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어쩔수 없이 일단 민박집 주소를 적어 놓고 숙소로 가기로 했다.


와하까 숙소는 한인 민박집이라 사전에 여러가지 문의를 했는데 공항내에 콜렉티보가 있어서 70페소 내고 주소를 말해주면 거기로 데려다 준다고 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콜렉티보 승차장 같은게 보이질 않았다. 나


중에 알고 보니 저기 렌터카 부스 중 제일 왼쪽 부스에서 콜렉티보를 같이 운영하는 거였다. 렌터카 회사 부스에서 콜렉티보 티켓을 판다는 말을 해줬으면 좋았으련만 그걸 알리 없는 나는 콜렉티보? 를 외치고 돌아다녔는데 이상하게 직원들이 다 모르겠다는 거였다.결국은 공항 밖까지 나가게 된 나. 공항입구 군인들한테도 물어보니 그냥 택시타고 가라는 거였다.


공항 문 앞에 허름한 택시 몇대가 서 있었는데 에라 모르겠다 흥정을 해서 120 페소에 가기로 했다. 뭐 일반적인 택시비가 와하까 시내에서 공항까지 편도로 150페소인걸 감안하면 그나마 싸게 온거라 할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와하까 숙소. 12월 이란 뜻의 디씨엠브레(Deciémbre)다. 와하까 유일의 한인 민박인데 젊은 부부가 운영하고 있고 주인 아주머니가 아침에 한식 도시락을 제공한다는 말에 예약을 했다. 뭐 결국 한식 도시락은 한번도 못먹었지만 말이다.


도착하자 마자 사장한테 사정 말하고 짐을 좀 받아달라고 말하려고 했건만 문을 열어준 사람은 사장도 스탭도 아닌 나와 같은 투숙객이었으니..ㅜ.ㅜ 사장님이 이 숙소를 다른사람에게 넘기려고 인수인계중인데 둘다 모임에 갔다고 했다.


답답해서 사장에게 카톡을 하면서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멕시코 사람들이 절대 당일날 짐을 갖다줄 리가 없다면서 그냥 오늘은 포기 하라고 했다. 그리고 오늘 모임 때문에 본인들도 늦게 들어갈 꺼라고 그냥 쉬라는 거였다.


아..정말 환장할 노릇이었다. 갈아입을 옷도 없고 세면도구도 없고..ㅜ.ㅜ 하긴 사장이 있다고 해도 별다를 조치를 취할 수도 없었을 거지만 하필 내가 도착한날에 부재중이라니...뭐라도 좀 빌렸으면 좋으련만. 이래저래 짜증나는 하루였다.


결국 옷도 못갈아 입고 그냥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더이상 추위에 떨지 않아도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