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2016·3-멕시코&샌프란시스코

3/12 여기가 스페인인가 멕시코인가!! - 과나후아토 산책(1)

이치핏 2016. 5. 31. 23:21



전날 초저녁에 잠든데다 옆방 커플의 격렬한 XX소리땜에 새벽에 잠을 깼다. 전날 암것도 못했으므로 오늘은 아침부터 부지런히 돌아다녀야지 하고 씻고 8시쯤 나서려고 방문을 연 순간!! 바로 앞에 떡하니 아침상이 차려져 있었다.


 이상하다 분명 예약할땐 아침 불포함이었는데..나중에 어떻게 된거냐고 물어보니 뭐 별 아니라는 식으로 대답하길래 이게 왠 횡재인가 했다. 멕시코시티 숙소 보다 제대로 된 아침식사였다.






숙소는 멕시아모라 광장(plaza de mexiamora) 근처에 있었는데 도시 중간중간 관광객들이 없는 자그마한 광장들이 많았다.




광장을 지나쳐 계속 쭉쭉 내려오니 우니온 정원(jardin de la union)이 나왔다. 10분도 채 안걸리는 거리였다. 우


니온 정원은 과나후아토에서 제일 번화한 광장으로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 같은 곳이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한산했다.







우니온 정원 옆에 후아레즈 대극장(teatro Juarez)이 있는데 극장안에선 무슨 공연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고 저녁때쯤 앞마당에서는 길거리 공연을 했다. 계단은 관객들로 꽉 들어찼다. 여기가 은광산 도시였을 시절 돈이 많아 이런 극장도 지었다고 한다.




극장옆에는 샌 디에고( Iglesia de San Diego) 성당이 있는데 이 앞에는 눈에 띄는 동상이 있었다.




바로 중세의 음유시인 까에호네아다(callejoneada) 지금도 저녁마다 성당앞에서 공연을 한다.


 과나후아토의 상징 같은 사람들이다. 공연은 나중에 보러 가기로 하고...







라 빠스(plaza de la paz) 광장으로 향했다.


동네가 작아 그냥 슬슬 걷다보면 명소가 다 나왔다.


은광산이 잘나갈때 이 도시의 부자들이 라 빠스 광장 주변으로 저택을 짓고 살았다.






광장 옆에는 이동네 랜드마크 과나후아토 성모교회(basilica de nuestra senora de guanajuato)가 있었다.


높은데서 과나후아토를 내려다보면 이성당은 어디서든 눈에 확 띄었다.




심플한 겉모습과는 달리 내부는 정말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여기에는 멕시코에서 제일 오래된 성모상이 모셔져 있는데 은광시절에 스페인에 많은 양의 은을 바치자 스페인 국왕 펠리페 2세가 답례로 성모상을 보내줬다.


이 성모상이 지금은 과나후아토의 정신적 지주이다.




방금전에 세럐식이 있었나 보다. 아기하나에 온 가족들이 왁자지껄 신났다.




이건 또 무슨 성당인고? 라 꼼빠니아 데 헤수스 성당(Templo de la compania de jesus) 이었다. 예수회에서 만들어서 헤수스(jesus)라는 이름이 들어갔나보다. 1765년에 완공된 건물인데 어째 좀 보존상태가 좋지 않은것 같았다.




또 걷다보니 멋진 건물이 나와 잠시 계단에 앉아 셀카 삼매경에 빠졌다. 과나후아토 대학교다. 1732년에 예수회에서 세운 학교가 지금의 대학교가 되었는데 와우 진짜 전통있는 학교네.


저녁에 샌디에고 성당앞에서 하는 까에호네아다 공연은 이학교 학생들이 하고 있다. 예술 공연쪽으로 유명한 대학이다.




삐삘라 동상이 있는 전망대로 가려고 후아레즈 대극장 뒤의 매표소를 찾았는데 문이 닫혀있었다. 아직 오픈을 안했나 하고 주위를 기웃거렸는데 이런 터널이.. 옛 수로를 자동차 도로로 개조한 터널이었다.


워낙에 이동네 길이 구부구불하고 그래서 이런 터널을 만들었다고. 버스도 다 이리 지나다닌다. 나는 무슨 호기심인지 그냥 터널을 따라 한참 걸어보았다.




터널을 지나도 계속 길이 이어져 있어 하염없이 걷기 시작했다.




오오옷!! 이분들은!!! 스페인 톨레도에서 만났던 돈키호테와 산쵸를 여기서도 또 만나다니. 멕시코에 왠 돈키호테냐 하면은 작가인 세르반테스가 말년은 이곳 과나후아토에서 보내면서 돈키호테를 집필했다.


그래서 매년 세르반테스 축제도 열리고 돈키호테 박물관도 만들 정도로 돈키호테와 인연이 있는 곳이다.







내친김에 돈키호테 박물관도 가보기로 했다. 돌아다니다 보니 풍차만 있었으면 돈키호테가 사는 중세도시 라고 해도  별로 이상하지 않을 풍경이었다.



돈키호테가 어서옵쇼 하고 반겨주는 곳. 여기가 돈키호테 박물관이다.


이제 막 문을 열기 시작했는데 들어가기 좀 그랬지만 문은 열려 있으므로 청소하는 사람에게 30페소를 주고 티켓을 사서 들어가 보았다.





돈키호테를 주제로 한 회화나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 어려운 작품이 이렇게 다양하게 영감을 줄 수 있는게 놀라웠다.


 사실 나는 스페인에 갔을때 돈키호테 책을 사서 읽었는데 도무지 이야기가 밑도 끝도 없는데다 페이지는 너무 많아 읽다 지쳐 중도 포기 했다.


그냥 돈키호테가 미친짓을 하고 돌아다니는건데 뭘 풍자하는건지 ㅜ.ㅜ 왜 명작인지 잘 모르겠다.








역시 벽화의 나라 답게 돈키호테의 벽화가 가장 눈에 띄었다.

스페인의 돈키호테와는 뭔가 또 다른 느낌이다.






2층은 주각상 위주였다.

돈키호테 하나 가지고 이렇게 많은 작품이 나오다니 멕시코 사람들의 예술감각은 정말 인정안 할 수가 없었다.



돈키호테 박물관을 나와 다시 삐삘라 동상이 있는 전망대로 가려고 푸니클라 매표소로 향했다. 그런데 여전히 문이 닫혀있는 상태였다. 어떻게 된걸까? 주위 사람에게 물어보니 푸니클라가 고장이 나서 지금은 운행을 안한다는 거였다.

헉! 그럼 어떻게 올라가냐고 물었더니 택시를 타고 가라는게 아닌가. 말도 안되는 소리라 무시해 버리고 삐삘라 동상이 있는 쪽을 향해서 그냥 올라가 보기로 했다.

높은 곳에 있는 동상이라 잘 보이므로 그쪽을 향해 무작정 올라가면 되리라 생각했다. 근데 이건 뭐 거의 등산 수준이었다.




헥헥 거리면서 올라가다 동네 주민을 만나면 위로 손가락을 가리키며 "삐삘라?" 이럼 동네 주민은 " Si." 이런 대화를 반복하며 계속 올라갔다. 올라가다 보니 일본인들이 제법 있었다. 서로 눈치작전으로 한 20분쯤 올라가니 전망대가 나왔다.




무슨 단체인지 학생들인지 구호를 외치면서 뭔가를 촬영하고 있는 중이었다. 알아들은 말은 nosotros somos~(우리는) 이게 다라 뭘 하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여자들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도시라는 말이 딱 맞는듯. 실제로 여기서 장기로 눌러 앉아 스페인어를 배우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사실 좀 오래되고 못사는 보여 살기에는 불편하겠다 싶지만 그 나름대로의 낭만 같은게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과나후아토 하면 빼놓을 수 없는게 있는데 바로 이 삐삘라 동상이다. 이름은 되게 귀여운 이미지인데 모습은 전혀 귀엽지는 않다. 이 사람은 멕시코 독립전쟁때 곱추임에도 불구하고 횃불을 들고 용감하게 선봉에 나서서 싸운 농민 영웅이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볼 수 있는 조각상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