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정말 가고 싶은 곳은 피카소 미술관이었지만 전날 저녁에 두시간 넘게 줄을 서다가 미술관 마감시간에 걸려 결국 실패했다. 줄서기는 지긋지긋하다 이제. 그래서 간 곳이 고딕지구내 바르셀로나 현대 미술관. 간 이유는 간단하다. 바르셀로나 카드가 있으면 입장료가 공짜기 때문이다. 이틀짜리 카드라 오늘이 끝이다. 어떻게든 뭐 하나라도 더 뽑아야지.
주변에 학교가 있는지 유난히 학생들이 많다. 근데 얘네들이 개념이 없는지 노상방뇨를 해 미술관 주변이 지린내로 가득하다. >.<
사실 촬영금지인데..멋모르고 찍었다.-_-;; 고딕지구내 어울리지 않게 하얀 건물이라 금방 눈에 띈다. 통칭 MACBA라 불리는데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다. 1950년대 부터 10년단위로 연도별로 작품이 전시되어있는데 구겐하임 미술관의 작품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같은 초보가 보기엔 뭔가 좀 난해 했다. 좋은건 사람이 거의 없어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꼼꼼히 감상을 하려 했지만 푸니클라에 목숨을 건 동생이 빨리 보라고 난리였다. 어제 6시 이후로가서 그걸 놓쳐서 오늘은 그 이전에라도 가서 타야겠다는 거였다. 하긴 바르셀로네타 해변에서 저멀리 보이는 몬주익성을 곤돌라로 간다는데 누가 안타보고 싶으랴.
그러나 5시 40분경에 갔는데도 또 푸니클라는 마감이었다. 클로즈!! 를 외치면서 가차없이 우리를 또 거절했다. 함께 온 몇몇 다른 나라 관광객도 이해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계속 그앞에 서있었다. 내동생 광분해서..이런법이 어딨냐? 아직 6시도 안되었다 했지만 이미 문을 닫았다는데 어쩌랴. 결국 우리는 오늘이 바르셀로나에서 마지막이다라고 읍소 까지 했건만 우리는 guapa(미녀라는 스페인어)가 아니라 그런지 어쩌라고~ 하는 반응이었다.
결국 다시 버스타고 카탈루냐 광장으로 컴백..너무너무 피곤해서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다.
"언니야. 오늘이 바르셀로나 카드 마지막날이다. 끝까지 뽕을 뽑아야 한다."
비장한 표정으로 버스 갈아타고 몬주익성으로 가자는 거였다. 그래그래 가자 가..
몬주익 성으로 가려고 버스를 두번 갈아타고 올라갔다. 몬주익성은 몬주익 언덕 정상에 있는데 올라가는 버스는 150번 딱 하나 뿐이다. 에스파냐 광장에서 정상까지 왕복한다. 올라가면서 기사에게 성에서 내려오는 막차가 언제냐고 물어보니 9시반이라고 한다. 이거 놓치면 진짜 마라톤을 빡시게 해야한다.뭐 내리막이니 좀 나을지도...사실 언덕도 아니고 거의 산인 이곳엔 운동한다고 뛰어다니는 사람들 정말 많다. 그래서 사람들이 다 날씬한가보다. 미국인들과는 좀 많이 비교가 된다.
1640년에 지어진 후 19세기 때는옥사로도 사용되었다가 프랑코 정권에서는 처형장으로도 쓰였다가 지금은 군사박물관이 된 사연 많은 성이다.
그러고 보니 좀 으스스한 기분도 든다.
지금은 정원으로 잘 꾸며놨지만 예전엔 저기다 그냥 노상 사형수들의 시신을 버렸을듯..
몬주익 성만큼 바르셀로나의 야경을 잘 몰 수 있는 곳은 없을것이다. 무겁다고 DSLR을 안들고 온게 완전 후회가 될 지경이었다.
항구와 해변부터 시작해 바르셀로나 시내까지 파노라마로 야경을 즐길 수 있다. 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날 밤엔 꼭 이곳을 와야한다. 절대 후회 하지 않을듯..
9시 30분에 출발한다길래 20분쯤에 버스로 올라탔다. 아까 올라올때 말고 다른 기사분이 계셨는데 우리가 타자마자 30분 되지도 않았는데 우릴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출발을 했다. 성에 누가 있었는지 알고 있는 거 같았다.
버스를 타고 에스파냐 광장에 도착. 막상 내일 바르셀로나를 떠난다고 하니 섭섭했다. 마드리드를 떠날땐 그래도 만날 사람이 있으니 별 생각이 없었는데 왜이리 떠나는게 허전한 걸까..
그래서 람블라스로 돌아와 간단하게 한잔..맥주한잔 하자고 했지만..
"야이 술쟁아!! 니는 앞으로 1박 하는데서도 마지막 날이라고 술먹자고 할거냐!!"라는 바람에 모히또로 대체. 이렇게 아낌없이 라임을 투하한 모히또를 보았는가. 맛도 완전 최고다. 그냥 밤늦게 까지 하는 작은 술집을 찾아 아무데나 들어간 곳이 대박이다. 바르셀로나의 마지막밤을 함께한 모히또 맛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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