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날..우리는 불어난 짐을 6층에서 낑낑거리며 들고 내려와 코인 보관소에다 짐을 맡겼다. 에어비앤비 숙소의 안좋은 점의 하나가 짐 보관 서비스가 안된다는 것이다. 뭐 온수가 한사람분만 나온다는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오늘은 바르셀로나 카드도 없어 걸어다닐 수 있는 고딕지구와 람블라스만 돌아다니기로 했다. 그래서 바로 찾아간 곳은..
바르셀로나 카테드랄 즉 대성당이다. 바르셀로나에 대성당이 사그라다 파밀리아만 있는건 아니다. 바르셀로나 대성당 역시 건축물로써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다. 1450년에 완공된 이성당은 바르셀로나의 수호성인인 성녀 에우랄리아(Eulalia)가 잠들어있다. 그리고 카탈루냐의 수호성모인 몬세라트의 검은 성모상 역시 이 안에 있다.
이곳을 아침부터 찾은 이유는 오전에는 입장료가 공짜기 때문이다.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는 입장료를 받는다. 그리고 오전에 가서 그런지 미사도 드릴수 있었다.
카테드랄을 처음 보는 동생은 우와~를 연발하기 바빴지만 나는 어째 데자뷰가 점점 더 심해지는 듯..내가 있는곳이 톨레도인가? 세고비아인가...
다른데와 마찬가지로 성당 벽면을 따라 각각의 성인들과 예수상과 성모상이 모셔져있고 앞에는 봉헌함이 있다. 얼마든 봉헌을 하게 되면 전구로된 촛불이 저절로 켜지는데 촛불이 얼마나 많이 켜져있냐에 따라서 성인들의 인기도를 알 수 있을거 같았다. 여기서 가장 촛불이 많이 켜진 곳은 바로.
몬세라트의 검은 성모상이다. 왜 성모상이 검은지는 잘 알수 없지만 스페인과의 내전때도 이것만은 꽁꽁 숨겨서 뺏기지 않을 정도로 이 동네 사람들에겐 아주 소중한 존재이다. 몬세라트에 갈 수 있음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성당안에는 이렇게 소성당이 몇군데 있어서 실제로 미사를 드리기도 한다. 우리는 이다음 시간에 다른 소성당에서 드리는 미사에 참여했다. 처음엔 우리를 단순관광객인줄 알고 가드가 쫒아내려고 했지만 우린 카톨릭 신자고 미사를 원하다고 하니 더이상 군말않고 들여보내주었다.
미사형식은 전 세계 공통이라 언어만 다를뿐 그냥 따라하는데 지장은 없었다. 단지 신부님의 강론은 전혀 알아 들을 수가 없다는게 좀 아쉽지만..성서를 읽을때도 성서에 등장하는 이름이 나오니까 대충 어디를 읽는지 알 수있었다.
평소때는 미사시간에 맨날 딴생각이나 멍이나 때렸는데 이런 웅장한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면 도저히 그럴 수가 없을 거 같다.
조금 다른게 있다면 헌금을 할때 우리는 직접 나가서 봉헌함에 돈을 넣지만 여기선 누군가가 잠자리채 같이 생긴 헌금바구니를 돌리면서 그자리에서 헌금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평화의 인사를 나눌때 아무 생각없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려했는데 다들 악수를 나누는 것이었다. ^^;;
회랑으로 나오니까 특이하게 거위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관광객들이 열심히 찍고 있길래 뭣도 모르고 따라 찍었는데 이 거위들은 나름 의미가 있었다. 마당에 거위가 총 13마리인데 13살에 순교한 성녀 에우랄리아의 나이를 상징하는 거였다. 초기 기독교 박해시대때 그녀는 로마군인들에게 칼에 박힌 술통에 넣고 굴려져 잔인하게 살해 당했다고 한다.
성당을 나와 걸어다니다 보니 '나 고딕이오'라고 쓰여있는 듯한 건물이 나온다. 이 건물에 둘러쌓인 곳이 '왕의 광장' 이다. 저기 안쪽에 보이는 계단이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돌아와서 이사벨 여왕을 알현하기 위해 올라간 곳이라 한다. 나름 유서깊은 곳인데 고딕지구에 딱 어울리는 건물이다.
또 골목길을 굽이굽이 돌아보니.
보케리아 시장이 나왔다. 마드리드 산미구엘 시장과는 닮은 듯 다른 시장이었다. 산미구엘 시장이 관광객이나 시민을 위한 거대한 푸드코트 형식이라면 여기는 그냥 시장이었다.
치즈랑 하몽도 팔지만 아무래도 바닷가 근처라 소금에 절인 대구라던가 젓갈 같은거라던가 해산물도 제법 있었다. 내가 여기 좀 더 머물렀음 소금에 절인 대구 한번 도전해 보는건데 아쉽다.
시장에도 그렇고 이렇게 주렁주렁 매달린 하몽을 보니 한번 꼭 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점심은 하몽과 으깬감자 샌드위치..그리고 반주는 또 샹그리아. 스페인 온지가 벌써 며칠째인제 이제서야 먹어보는구나. 처음엔 Jamon이라 써있기래 과일을 말하는 줄 알고 암 생각이 없었고 나중엔 무슨 돼지고기를 저렇게 생으로 먹나 싶어 안먹었는데 막상 먹어보니 진작 먹지 않았던게 후회된다. 독일소세지 보다 훨씬 맛있었다. 그 유명하다던 독일 소세지는 내입맛에는 짜서 못먹겠던데 이건 짜지도 않고 돼지고기의 풍미가 잘 살아있다고 할까. 레드 와인과 곁들이면 최상의 궁합이지만 대낮부터 좀 부담스러워 샹그리아로 대체했다. 샹그리아도 같이 먹기엔 나쁘진 않았다.
이 고딕지구 내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을때 주의할 점을 야외테이블에서 밥을 먹을때 가방을 꼭 끌어앉고 먹어야 한다. 그냥 옆에 의자가 비었다고 거기다 가방을 두면 어디선가 쓸이꾼이 쏜쌀같이 달려나와 가방을 채 가는 경우가 있다고 레스토랑 주인 아줌마가 신신당부를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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