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2013·10-스페인

10/7 왔노라!보았노라!!뻑갔노라!!! -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이치핏 2014. 4. 25. 12:24

바르셀로나에서의 두번째 아침..이렇게 먹고 있으니 여기가 스페인인지 가평 펜션인지 별 느낌이 없다. 그래도 뜨뜻한 누룽지에 5일간 빵빵하게 부풀어오른 김치로 끓인 라면은 최고의 조식이었다. 이러다 나도 엄마처럼 캐리어에다 누룽지에 고추장에 라면만 넣어가게 되지 않을까?

 

 

 

 

 

 

분명 개장 시간에 맞춰 왔는데..이 줄을 보라!! 성당 정문 앞부터 시작해 꺾이고 꺾여서 ㄷ자 줄이었다. 대기하는데만 2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런데 온라인으로 미리 티켓을 예매하거나 가이드 투어를 하는 사람들은 줄 설 필요없이 빨리 들어가는 듯 했다. 휴가철도 아닌데 왜이렇게 가는데 마다 사람이 많은가 했더니 10월이 원래 유럽인들의 여행 성수기라나?

 

하여간 줄선 사람들의 시선은 다 한곳으로 쏠려 있었으니...그것은 바로..

 

 

 

바르셀로나의 상징, 가우디의 역작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정면이었다. 아직도 여전히 공사중이라 주변은 시끄러운데 가우디 사망(1926년 사망) 100주년이 되는 2026년 완공예정이라고 한다. 1920년대에 내전 때문에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지만 2차대전이 끝나고 다시 공사를 재개했다.주변에 주택가가 있는데 상당히 시끄러워소 주민들은 상당히 불편할듯 싶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성당은 우리말로 성가족 성당이다. 성당 중심부에 그 이름대로 성가족인 예수님과 성모님 그리고 성요셉의 조각이 자리를 잡고 있다. 파사드만해도 세개나 된다고 한다. 가우디는 이성당을 짓는데 40년이상을 썼는데도 성당 요기 앞부분 탄생의 문과 지하예배당 그리고 4개의 종루만 완성했다. 나머지는 가우디의 유지를 이어서 계속 공사중인데 누가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줄이 줄어들어 성당 모퉁이를 도니 주택가가 보인다.잘 보면 집집마다 국기 같은걸 내걸어놨는데

 

 

 

카탈루냐 깃발이다.독립을 간절히 바란다는데 쓰는 말도 다르다. 처음 바르셀로나 도착하자마자 눈에 딱 띄는게 비상구 푯말이었는데 마드리드에서 늘 보았던 Salida와 Sortida 이런 단어가 함꼐 씌여 있었다. 모든 메뉴판이나 안내문구도 스페인어 카탈루냐어 다 따로다. 첫날 축구장에서도 관중들이 열나게 외첬던 카탈루냐 독립..그럭저럭 먹고 살만할만해 보이는데 그건 단지 보이는 겉모습이었나 보다.

 

줄을 서있는 동안 갑자기 몇몇 관람객들이 옆에 있던 어떤 중년 남자에게 동전을 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거였다. 그냥 머리를 올백으로 하고 캐주얼 정장 차림의 인터넷에 떠도는 이태리 미중년 사진에 등장할 법한 아저씨였다. 왜 저사람에 돈을 주지? 했는데 그아저씨가 길에 쓰레기통에서 누가 먹다 버린 종이컵을 꺼내더니 거기 묻어있는 핫초코를 손가락으로 싹싹 긁어 먹더니 그걸 자기 가방에 넣어갔다. 보고 있으니 진심 토쏠렸다. ㅠ.ㅠ 이동네는 거지도 꽃거지라더니 그말이 딱이었다.

 

 

 

 

티켓박스가 있는 성당의 뒷면 수난의 문은 후대에 만들어진거라 앞쪽의 사실적이고 섬세한 조각과 대조적으로 선들이 많이 심플하다. 한성당의 앞뒷면이 다르니 이것도 뭔가 부자연 스럽긴 하다. 성당 내부만 보는건 13.5유로 탑까지 올라가면 18유로였는데 탑에 올라가려면 또 두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길래 그냥 탑은 포기했다.

 

 

 

뒷면이 투어버스가 내리는데라 그런지 정면 못지 않게 사람이 미어터졌다. 그러나 표정하나만은 거의 비슷했다.

 

 

 

 

사실 이 성당은 외부보다 내부가 훨씬 더 인상적이다. 세상 어디에 이런 독특한 예배당이 있을까? 내동생과 나는 딴에는 심오한 대화랍시고 주고 받은게...

 

" 야. 이거 뭐를 컨셉으로 만든 거 같냐?"

"몰라."

"내가 보기엔 이건 왠지 사람 몸속을 딴거 같다. 이 기둥들은 다 뼈고 갈라진건 무슨 근육이고 동그란건 관절이고.."

 

완전 헛소리였다. 자연주의자인 가우디는 역시나 이 성당도 꽃과 나무등 자연을 주제로 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스테인드 글라스는 정면은 완성이지만 옆면은 아직도 공사중이다.

 

 

 

 

천지창조 같은 벽화가 아니라 온통 꽃으로 뒤덥힌 성당의 천장..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가우디가 직접 완성한 지하예배당..그냥 밖에서만 구경. 특이한건 없었다.

 

 

 

 

 

 

지하1층에는 박물관이 있다. 이건 도대체 뭘까? 가우디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설계하면서 한 '거꾸로 매달기 실험'의 모형이라는데 이걸 10년씩이나 했다. 이런 모형을 거울에 매달아 비추면서 완벽한 균형을 추구했다고 한다.

 

 

 

그리고 가우디가 영감을 얻은 자연의 소재와 그 결과가 나와있다. 심지어 이런 벌집에서도 영감을 얻었다고...예술가들에게 요구되는 첫번째 역량이 바로 세심한 관찰력, 사소한것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