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2013·10-스페인

10/3 세고비아

이치핏 2014. 4. 12. 03:25

오늘은 백설공주 성과 로마 수도교로 유명한 세고비아로 가보기로 했다. 마드리드 근교 관광도시로 톨레도 다음으로 가까운 곳이라 주저 없이 선택..톨레도가 마드리드 서남쪽 카스티야 라만차 지방의 도시라면 세고비아는 서북쪽 카스티야 이 레온에 있는 도시이다. 버스로 한시간 반정도 걸린다.

버스는 10호선과 6호선 Principe Pio 역에 있는 터미널에 서 타면 된다. 오페라 역에 갔더니 오페라 와 프린시페 피오역을 여기만을 왕복하는 전철이 따로 있었다.

 

세고비아로 가는 버스안..톨레도 가는 버스보다 훨 상태가 좋다. 표는 미리 왕복으로 끊어놓는게 좋다. 시간도 정할 수 있다.

나는 아침10시 15분에 갔다 17:15분에 돌아오는 표를 14.55유로에 끊었는데 올때 사람이 많아 미리 끊어놓지 않았다면 버스를 못탔을지도 모른다.

 

 

 

북쪽으로 가서인지 어째 풍경이 좀 황량하다.

 

 

 

드디어 세고비아 도착! 그러나..도착하자마자 낭패에 빠졌다. 바로..그..마법에 걸린 것이다. ㅠ.ㅠ 작은 동네라 편의점도 안보이고 한참 두리번 거리다 버스터미널 앞에 다이소같은 잡화점이 있길래 뛰쳐갔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서 패드~ 위X퍼..헛소릴 해댔지만 그곳 점원 언니들이 알아 들을리가 없었다. 그 언니들도 답답한지 노트와 볼펜을 쥐어주더니 그림을 그리라고 까지 했다.

 

 그냥 모양도 그려보고..날개달린 애 모양도 그려봤지만 도무지 알아먹질 못하는 거였다. 결국 탐폰에 꼬랑지를 그리니 그제서야 아하~ 하더니 안내를 해주는 거였다. 이동네 사람들은 대부분 탐폰형을 쓰나보다. 일반 제품은 완전 종이처럼 얇은 데다 질이 완전 쉣이다. 유럽가면 생리대 질이 많이 떨어진다더니..역시 우리나라 생리대 만한게 없다는걸 실감했다.

 

 

 

 

버스터미널에서 로마 수도교를 향해 걷다보니 제일먼저 오래된 교회가 눈에 들어왔다. 산 미얀교회인데 12세기 아라곤왕 알폰소 1세가 지은 성당이다. 초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걸작으로 꼽힌다는데 내부는 견학할 수 없어 그냥 패스..그냥 봐도 오래된 성당 티가 팍팍 난다.

 

 

 

 

세고비아는 작은 동네라 터미널에서 그냥 하루 잡으면 걸어서 대충 다 돌아볼 수 있다. 로마수도교까지는 진짜 천천히 걸어도 10분안에는 도착 할 수 있다. 수도교는 말그대로 강물을 끌어들여 수돗물로 쓰기 위한 용도로 1세기 전후로 로마인들이 만든 것이고 다리 위로는 걸어다니거나 하는 용도는 아니다 그냥 사이드로 올라가 전망만 볼 수 있다. 이슬람인들에 의해 파괴되었다가 15세기 때 다시 복원 19세기까지 수로로 쓰였다고 한다. 지금은 수도관을 설치 해 사용 중이라고.

 

 

오늘도 세고비아는 평화롭습니다~

 

 

 

수도교에서 가이드를 대동한 한국 커플 여행자가 있길래 그사람들을 따라 쫄래쫄래 갔더니 카테드랄이 나온다. 어차피 가는 코스가 다 뻔하니..뭐...

 

 

 

여기도 마요르 광장이..마침 장날이었다. 광장 옆으로는 관광객용 레스토랑이 쫙~ 있다.

 

 

 

세비야의 카테드랄은 후기 고딕양식으로 유명하다. 16~17세기에 걸쳐 약 143년동안 지어진 이 성당은 규모도 규모지만 건축양식이 상당히 독특한 편이다. 카테드랄의 귀부인이라고 한대나? 그런데 성당입구에는 거지들이 제법 있다.

 

 

 

 

내부도 아름답긴 하지만 슬슬 데자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아마 내가 본 카테드랄은 외부 모습으로 구분하라면 하겠지만 내부 사진으로 는 절대 구분이 안갈거 같다.

 

그래도 제단은 고딕 양식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성당주변이 식당이니 알카사르로 가기전에 점심을 해결 하기로 했다. 마요르 광장과 그 주변에 왠만한 식당은 다 몰려 있는데 세고비아에서 가장 유명한게 돼지고기 요리 코치니요 아사도이다. 뭐랄까 일종의 바베큐 요리인데 태어난지 얼마 안된 새끼돼지로 만든 것이다. 나도 먹어봐야겠지?

 

 

콩수프 한사발을 곁들인 코치니요 세트가 25유로. 이거 전에 나온 콩수프만 먹어도 배터질 지경이다. 희안하게 샐러드는 커녕 풀이 하나도 없으니 먹기가 참 힘들었다. 게다가 저 돼지 뒷다리는 껍질은 바삭한테 안에 기름기 작렬~.완전 느끼 그자체다. 내가 여행중에 먹었던 가장 비싸고 맛없는 요리였다. 보쌈먹을때 비계를 좋아하는 사람은 도전해 볼만 하다. 와인과 마시면 그나마 좀 나을지도...하여간 내 취향은 아님.새삼 족발과 보쌈이 얼마나 맛있는 음식인지를 꺠달았다.

 

 

 

 

인제 밥도 먹었으니 제일 안쪽에 있는 알카사르로 출발~ 카테드랄 정문을 등지고 왼쪽으로 쭉쭉 걸어가면 된다. 가다가 오래된 성당이랑 기념품을 구경하면서 관광객들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 가면 나온다.

 

 

 

 

알카사르는 아무래도 고지대에 있다보니 앞의 성벽에 서면 이런 확 트인 경치를 바라볼 수 있다. 옛날에 기사들과 병사들은 이 벌판을 바라보며 보초를 섰겠지. 암튼 경치 하나는 끝내준다.

 

 

 

요고이 바로 디즈니 만화 백설공주에 나온 성..세고비아의 알카사르이다.

이 성에는 진짜 공주님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카톨릭 양왕이 되는 이사벨라 여왕이 공주시절에 이 성에서 살았다. 그녀에게는 이복오빠인 엔리케4세와 친동생인 알폰소가 있었는데 알폰소는 어린나이에 죽고 이사벨 공주는 이복오빠의 눈치를 보면서 전전긍긍하고 살았다고..

 

그런데 엔리케4세가 왕비 후아나의 오빠인 포르투칼의 아폰소 5세에게 시집보내려 하자 이사벨은 자기보다 한참 연상인 늙은 왕과의 결혼을 어떻게든  피하려고 했다.

 

그리고 선택한 것이 아라곤 왕국의 페르난도 왕자.공주는 자신이 원하는 결혼을 위해 아라곤의 왕자 페르난도에게 결혼을 제의하고..엔리케 왕 몰래 바야돌리드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나이도 한살 연상연하 커플).

 

결국 왕의 허락도 받지 않고 비록 돈도 없어 모든 용품을 렌탈로 해결해서 결혼식을 올렸지만 행복한 부부가 되었고 얼마후 엔리케 왕이 죽고난뒤 공주는  이 알카사르에서 여왕으로 즉위했다.(엔리케 왕에게 공주가 있었지만 왕비가 바람펴서 나은 혼외자식이라는 이유로 왕위에서 밀려나 평생 수도원에서 살았다.)

 

 

 

안으로 들어가면 성은 아기자기 하다.

 

 

 

 

 

이렇게 보면 이게 그냥 평범한 옛날 집의 거실 같기도...

 

 

 

 

 

이 두분이 그 공주님과 왕자님 (후의 카톨릭 양왕)입니다.

 

 

 

여기는 '왕의 방'이라고 불리는 곳인데. 

 

 

이사벨 여왕의 즉위식 장면인듯...후에 16세기에는 펠리페 2세가 이방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래저래 사연이 많은 성이었다.

 

 

성을 둘러보고 나와 슬슬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갔다. 길에서 만난 어떤 할아버지가 아까 보았던 벌판쪽으로 가보라고..그곳에서 보는 알카사르의 뷰가 멋지다고 특히 일몰때 사진찍기 좋다고 꼭 가보라고 했기 때문이다.

 

 

 

알카사르쪽에서 보였던 허허벌판에 덩그라니 서있던 성당. 뭔가 해서 가봤더니만 특이하게 12각모양으로 되어있었다. 라 베라 크루스 성당 이다. 13세기에 템플기사단이 세웠는데 십자군 전쟁때 가져온 십자가 성유물이 모셔져 있다.그래서인지 아무 생각없이 들어갔더니만 입장료를 4유로나 내라는 거였다. 어이가 없어서 됐다고 그냥 나와버렸다. 어떻게 된게 들어가는 성당마다 다 입장료를 내야만 하는지...너무한거 아냐?

 

 

 

멀리서 알카사르를 바라보면서 해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5시 15분에 돌아가는 버스를 타기로 했으므로 그냥 슬슬 돌아가기로 했다. 이때 이미 시간이 네시 반이었다.

 

 

 

미친 듯이 걸어서 산 마르틴 광장에 도착..여기 와서는 골목길을 헤매느라 한참 고생을 했지만 이럴땐 무조건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는게 쵝오..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다시 마드리드로 고고~ 아무래도 혼자 다니는거라 해지고 난뒤에 돌아다니는건 조심 스럽..

 

 

 

기는 개뿔..얼른 돌아가 프린시페 피오역에 있는 쇼핑몰 가서 ZARA(사실 자라가 아니라 하라 라고 발음하는게 맞다.) 옷을 사려고 서둘렀다.

버스에 내려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지상으로 나오면 "Principe Pio" 라 써있는 큰 쇼핑몰이 있는데 여기에 있는 ZARA 매장이 완전 크다.

 

꼭 가보시라~마드리드 간뒤로 바르셀로나를 또 간다면 굳이 갈 필요가 없지만 만약에 마드리드쪽만 간다면 꼭 여길 추천한다. 나도 저렴하게 득템했다. 꼭 ZARA 매장이 아니더라도 ZARA HOME 이랑 MANGO 외 큰 매장이 많이 있다.

 

그런데 ZARA 에서 옷을 살때는 한국 카드를 받아줬는데 다른 매장에서 원피스를 사니 한국카드 승인이 안된다. 결국 현금으로 지불했다. 종종 일반 샵 같은경우 한국 카드가 먹히지 않을때가 있으니 현금을 좀 가지고 가는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