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드리드를 떠나 바로셀로나로 떠나는날 나는 오후 1시쯤 출발하는 기차를 예약 해 뒀으므로 시간이 남아 숙소 근처 맛집에 가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솔광장과 마요르 광장 중간쯤에 있는 초콜라테리아 산 하네스 1894년에 오픈한 이 가게는 츄로스와 끈적 끈적한 핫 초콜릿으로 유명하다. 방금 튀긴 츄로스를 핫 초콜렛에 찍어 먹는다. 우리가 맨날 먹는 가루를 탄 그런 핫초코가 아니라 진짜 초콜렛을 녹여서 만든 핫 초코다.
아침 9시 좀 넘어서 갔는데도 줄이 제법 길었다. 심지어는 바깥에 길에도 테이블을 설치해서 쌀쌀한데도 거기서 앉아서 먹기도 했다. 사실 나는 기름기 작렬인 이 튀김과자를 초콜렛에 찍어먹는게 아침부터 줄을 서서 먹을만큼 맛있는지는 모르곘다.
게다가 이게 마드리드 시민들이 아침식사로 즐겨먹는다니...이게 아침부터 들어가나? 그냥 오후에 좀 피곤하고 출출할때 먹으면 몰라도 말이
다.
츄로스 6개랑 핫초코가 한세트인데 가격은 3.8유로. 3개는 간신히 먹고 남은건 좀 싸달라고 하니 누런 종이봉투를 갖다준다. 그걸 들고 동네 한바퀴 돌다가 아토차 역으로 이동했다. 참고로 기차를 타려면 아토차역으로 가는데 지하철 1호선에는 아토차(Atocha) 역이 있고 아토차 렌페(Atocha Renfe)역이 있다. 기차를 타려면 아토차 렌페 역에서 내려야 한다.
그런데 아토차 렌페역에 내려서 기차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가방을 끌고 계단을 올라온 순간..주머니에 손을 넣었더니 지하철에서 내릴때 주머니에 넣은 내 갤노트2가 없다!!! 내려서 계단 올라온 그시간이 불과 2~3분 사이라 그 무거운 캐리어 가방을 들고 지하철 역사를 미친듯이 돌아다녔는데 허사였다. 토요일 낮 기차역은 당연 붐빌것이고 지하철에 내릴때 사람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갈때 소매치기를 당한 것이다.ㅠ.ㅠ
어떡하지..하면서 지하철역을 헤맸지만 이미 시간이 정오 였고 기차시간까지 한시간 남짓 남은지라 일단은 기차역으로 가기로 했다. 기차역에서 직원에게 사정설명을 하니까 바로 경찰을 불러주었다. 하지만 경찰들은 구글 번역기를 돌리더니 여기서 경찰서가 멀어 기차시간 내에 돌아오기도 힘들뿐더러 아차피 찾지도 못하니 바로셀로나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라는 거였다.
일단 고속철도 역사로 들어왔다. 아토차역은 고속철도와 일반열차의 역사가 분리되어있다. 들어올때 일일이 보안검사를 하고 들어오므로 일단 이안으로 들어오자 한 시름 놓을 수 있었다. 핸드폰 정지를 시키는 일도 시급했다. 근데 이안에서는 국제전화 카드를 살 수 없고 신용카드를 공중전화에 넣어서 어떻게 해볼려고 했는데 실패..불안한 마음으로 기차를 타야만 했다.
스페인 고속철도 렌페(Renfe) http://www.renfe.com/EN/viajeros/index.html 사이트에서 예약 하면 된다. 마드리드에서 바르셀로나까지 2시간 반에서 세시간 정도 걸리는데 시간대를 보고 적당히 선택하면 된다.
출발지와 목적지,시간, 인원을 선택해서 buy 버튼을 누르면 이런 화면이 나오는데..turista=>turista plus=>Preferente 로 갈수록 우등 좌석이다. 일반실과 특실의 차이. 가격엾에 P라 적힌건 promo 즉 할인가격인데 취소나 변경이 불가능 한 것이고 P+는 할인가격이지만 취소나 변경이 가능한 것이나 20% 정도 수수료가 붙는 것이다. 4M은 4인동반석이고 F라 적힌건 정상가격 이다. 나는 제일 싼 Turista 칸에 P를 선택했다.
Turista 칸은 문에 T 라고 떡하니 적혀있으므로 T라고 적힌 칸을 찾은후 전광판에서 숫자를 찾으면 된다. 나는 T8 칸이었다. 전광판에 목적지랑 칸 숫자가 나와있다.
그럭저럭 나쁘진 않았는데 이렇게 마주보고 앉은 4석 배열이라 요건 좀 거시기 했다. 기차에 타서야 정신이 좀 들었다. 핸드폰 정지를 시키지 못해 가는내내 영 찜찜했다. 그런데 그건그거고 배가 너무 고픈거였다. 아침에 먹다남은 츄로스를 먹었는데 초콜렛이 없으니 진짜 니맛도 내맛도 없었다.
세시간 만에 바르셀로나 산츠역에 도착!!
산츠역은 한역사안에 기차역이랑 국철이랑 지하철이 다 같이 있다. 한동안 좀 헤매다가 카탈루냐 광장으로 가기 위해 국철을 탔다. 국철로 두코스만 가면 카탈루냐 광장이었고 광장 바로 근처에 숙소를 예약해 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런 낭패가..에어비앤비에서 숙소를 예약했는데 아는사람은 알겠지만 일반인이 자기 집이나 아파트를 렌트해 주는 그런식이라 호텔처럼 이름도 없고 주소로만 찾아가야했다. 그런데 아무리 물어물어 찾아가도 예약할때 사이트에서 출력한 주소의 집이 안나오는 거였다. 집주인한테 전화라도 해보려 했지만 핸드폰도 없고 어디 전화할만한데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자꾸 골목을 헤매니 뜨개질방에서 모여 뜨개질을 하던 동네 아줌마들과 아가씨가 안되어 보였는지 도와줄까 하고 나섰다. 나는 사정설명을 하고 예약한 바우처를 보여줬는데 빨간 운동화를 신은 아가씨가 전화를 걸었다. 알고보니 주소는 잘못적혀있었고 예약을 받은 레슬리라는 주인장은 진짜 주인장의 여자친구였는데 그나마도 헤어졌다는 거였다.
전화는 진짜 주인 전화였는데 이노무 주인도 출타 중이라는 거였다. 알고보니 내 숙소는 이 뜨개방 바로 앞 아파트였다. 아줌마들은 앉으라고 의자를 내어 주었고 덕택에 앉아 쉬면서 멍때릴 수가 있었다. 나중에도 느낀거지만 난 에어비앤비는 그닥이었다.
찾기가 거시기 하다는 것도 있지만 바르셀로나와 론다 두군데 숙소가 에어비엔비에서 예약한 숙소인데 온수가 안나왔다. 한명이 샤워하고 나면 뒤에 샤워하는 사람은 찬물로 샤워해야만 했다. 이동네 아파트 보일러 시스템 문제인거 같다.
뭐 숙소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숙소가 6층에 있는데다 엘리베이터가 없어 열심이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는게 함정..뒤늦게 온 집주인은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헛소리만 해댔다.
드디어 평화가..핸드폰 때문에 마드리드에선 혼비백산 했다가 바르셀로나에 와선 숙소 찾는거 땜에 생난리를 쳤다가 겨우 숙소에 도착하니 하루종일 먹은게 그 츄로스가 다였다게 생각났다. 주방이 딸린 숙소가 이렇게 고마울수가..마드리드에서 냉장고 없이 5일간 빵빵하게 부푼 맛김치 하나 뜯어서 우동 끓일때 투하 !! 김치우동을 만들어 폭풍흡입했다. 이것이 천국이로세!!
참고로 람블라스 거리 안쪽으로 들어가면 국제전화와 인터넷을 쓸수 있는 가게가 있다. 광장을 등지고 람블라스 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되는데 위치는 잘 기억이 안난다. 인도인이 했던 가게인데 여기 일하러 온 인도인들이 주로 전화를 이용했다. 나도 겨우 전화방에서 남편에게 전화해 핸드폰을 정지 시킬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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