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2008·10-터키&그리스지중해,에게해

5일-3시간 뻘짓하다 겨우 크노소스로...

이치핏 2008. 11. 5. 19:14

간만에 아침에 제대로된 호텔조식 부페를 먹었다.

 

그런데 이동네 사람들이 터키사람들과 여러가지 다른점이 있다면 터키에선 호텔조식이라도 빵도 그냥 바게트같은 밋밋한 그냥 빵이고 대체로 과일과 채소 계란  차 와 치즈 이런식으로 좀 웰빙식으로 먹는다 해야하나? 근데 여긴 아침부터 크로와상에다 초코크림을 듬뿍 뿌려서 먹는다거나 빵종류가 케익같은 단종류의 빵이 많다.

 

제과점도 그렇고 어떤 아저씨는 생크림을 접시에 잔뜩 퍼와선 아예 퍼먹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상하게 그리스에선 진짜 비만인 애들을 많이 봤다. 나이가 들어서 인격이 나오신 아줌마 아저씨들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인제 20대인데도 심각하게 퍼진 애들이 많다. 물론 남자들은 체형이 좀더 유럽쪽에 가까워선지 터키보다는 기럭지들이 길다. 그리고 젊은 애들도 수염을 기르고 다닌애들이 많이보인다. 어찌보면 그네들 조각상에 나온 인물이랑 많이 닮았다(뭐 당연한 소릴...)

 

암튼 아침을 먹고난뒤 크노소스 궁전을 가기위해 숙소를 나섰다.

 

세간다 책에는 시의 동쪽끝인가에 버스정류소가 있다고 버스스테이션A에서 타면된다고 되어있었다. 모로시니분수근처에도 정류장이 있다고..호텔앞 정류장에 있던 20대쯤 되보이는 양아틱한 애들에게 물어보니 그냥 버스타고 모로시니 분수 근처로 가서 거기서 버스갈아타고 가라는 거였다.여기서 그냥 가면 멀다고..근데 버스티켓 샀냐고 대뜸 물어본다..

 

"티켓 그게 뭔데? 그냥 돈내고 타면 되는거 아녀?"

 

애들이 안된다고 저기 키오스크 가서 버스티켓 부터 사라는 거였다.길에 스포츠 신문같은거 파는 그런 가판대 박스에서 티켓을 미리 사서 운전사에게 내밀면 운전사가 한쪽 끝을 쫙 찢는다. 그리고 걍 들어가면 된다.

 

아줌마에게 버스티켓 달라고 했다. 그런데 아줌마가 분홍티켓 파란티켓 두개를 보이더니 어느걸 말하냐고 하는거였다. 이건 또 모야.. 모로시니 분수쪽으로 간다고 말하려 했지만 그아줌마는 자기는 영어할줄 모른다고 그래서 표못팔겠다고 쏘리 한마디 하더니 표를 도로 다 집어 넣어버렸다.

 

순간 황당했지만 말도 안통하고 표를 못팔겠다는데 할말이 없어서 잠시 방황하다가 할수 없이 택시를 탔다.

세간다에 나온 책을 보고 버스 스테이션 A로 가달라고 했다.

 

근데 그아저씨가 자꾸 "떼이? " 이러는거다. 분명 에이라고 발음했는데 떼이? 이러더니 자꾸 반대방향으로 간다  처음엔 돌아서 가려나 했지만 자꾸 반대방향으로 가길래 아무리 에이라고 해도 자꾸 떼이라고 우기길래 나는 지금 크노소스로 가려고 한다하니까 잠시 당황하던 기사...황량한 도로에 버스 정류장앞에 세워주는거였다 저기서 버스타고 가라고...그러면서 에이도 못알아 듣는 인간이..택시비 말할때는 "파이브유로"라고 잘만 외친다.

 

사람이 당황해서인지 황량하고 사람도 없는 도로에서 기사와 싸워봤자 나만 손해인거 같아 돈 던져주고 버스 정류장에 갔지만 티켓파는데도 없고...근처 철물점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티켓파는데는 없고 여기서 크노소스로 가는 버스 역시 당연히 없고 시내로는 들어갈수 있다고 했다. 다행히 아무버스나 집어탔는데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였고 티켓을 못샀다고 하니 그냥 들어가라고 차비를 받지 않는다 (게다가 잘생기기까지)

 

그러다 번화가가 나와서 내렸는데 바로 모로시니 분수 근처다..세간다 책을 보니 모로시니 분수에서 항구쪽으로 내려가면 크노소스행 버스정류장이 표시되어 있어서 내려갔다.

 

 

가다가 중간에 관광객들이 몰려서 사진을 찍고 있길래 바쁜 와중에도 동참했다.

 

 

온통 벽화로 도배가 된 화려한 다른 교회들과는 달리 나름 깔끔하고 신식인 교회다...

 

 

여기도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던데 뭐하는데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지도상에 나와있는 버스정류장 지점에 왔지만 모로시니 분수에서 항구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차가 다닐수 없는 길이었다. 지도상에 표시된 지점도 마찬가지..모로시니 분수에서 오히려 항구 반대방향으로 올라가다보면 차들이 막다니는 번화가가 나오는데 거기서 오른쪽으로 가다가 길건너면 거기가 바로 크노소스행 버스 정류장이다.

 

 티켓은 가다가 아무 키오스크에서 블루티켓으로 사면 된다. 크노소스 앞에선 티켓사기가 마땅 찮으므로 걍 두장을 사두는 센스~

 

 

버스정류장에서 오른쪽으로 바라보면 올림픽 호텔이 보인다. 사람도 무지 많다. 크노소스 가는 버스는 2번 버스인데 한시간을 기다려서 탔다. 진짜 버스기다리다 열통터져 죽는줄 알았다.

그리하야 겨우 찾아간 크노소스 궁전..나 이거 보려고 일부러 크레타까지 왔는데 크레타와서 이렇게 헤메는구나.

 

 

 

오후 1시나 되어서야 겨우 도착!!! 그래도 막상 도착하니 그동안 헤메면서 고생한건 싹 잊어버릴수 있었다.

내릴 정류장은 걱정안해도 된다. 어차피 종점이니 사람들 우르르 다 내리면 크노소스에서 시내로 돌아갈 사람들을 또 태우고 돌아간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라비린토스(labyrinthos)로 알려진 크레타의 미궁으로 더 유명한 크노소스 궁전  크레타의 왕 미노스가 포세이돈에게 바칠 황소를 가로채고 입 닦아버리다가 포세이돈의 분노를 사서 미노스왕의 왕비 파시파에가 미쳐서 그 황소와 어쩌고 해서 머리는 소고 몸은 사람인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낳게 되는데 이괴물은 사람을 잡아먹는다.

 

 유명한 건축가 다이달로스를 시켜서 이괴물을 가둘 미궁을 만들고 당시 크레타와 전쟁에서 패한 아테네에서 9년마다 한번씩 소년소녀 14명을 데려와 괴물에게 먹이로 주는데 유명한 영웅인 테세우스가 그 제물속에 섞여들어오고 그에게 반한 크레타공주 아리아드네의 도움을 받아 실을 붙잡고 미궁으로 들어가 괴물을 죽이고 탈출..공주는 낙소스섬에 버리고 아테네로 돌아갔다는 이야기(사실 공주가 테세우스에게 반했다는 이야기는 있지만 테세우스가 공주를 좋아했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

 

닭대신 봉황인가 버림받은 공주는 낙소스 섬에서 주신 디오니소스와 결혼한다.(아..낙소스 섬에도 가보고 싶었는데)박물관 조각상을 보면 디오니소스도 괜찮은 인물이다. 하여간 이런 이야기의 배경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궁전인데 막상 와보면 그런이야기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인다.

 

 

 

에반스씨 발굴해내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유럽최초의 문명이라는 미노아문명 어쩌고 하면서 가이드들이 열심히 설명에 열올리고 있었다. 유물들이 거의 BC1800~BC1500년 정도 된것들인데 지금부터 한 3800~3500년 전의 궁전이다.

 

어찌보면 선사시대 우리나라는 청동기시대 시작도 할까말까한 시기인데 이런 어마어마한 규모의 궁전 것도 수도시설과 하수도시설 까지 다 갖추어져 있을 정도의 궁전을 짓고 살았다는 걸 보니 대단하다는 말밖엔...

 

 

 

유럽 백인들로는 보이지 않는다. 후손이 어디쪽 사람일까? 북아프리카? 중동? (참으로 늘씬하구나)

 

 

어째 관광객들이 죄다 독일사람들이다. 가족단위나 단체관광객들이나 영어는 하나도 안들리고 죄다 독일어 밖에 안들린다. 이상하게 유적지에선 독일사람들이 유난히 많이 보인다.

 

 

거의 이렇게 페허만 남았지만 면적은 정말 상당하다.

 

 

이궁전의 하일라이트 백합왕자..하도 사람들이 많아서 사진찍는데 한참 줄서서 기다렸다. 피부가 앞의 사람들보단 좀 흰편이네(허리가 참...)

 

 

저건 왕좌가 있는 방..

 

 

 

백합왕자 근처에 이렇게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데 당연 출입금지다. 지상으로는 3,4층 규모라는데 지하로는 몇층까지??

 

 

 

현존 유럽 에서 가장 오래된 왕좌이다. 오래 앉으면 치질걸릴거 같다.  저기 벽에 걸려있는 동물은 그리핀(머리는 독수리 몸은 사자)..역시 이방에는 들어갈수 없다.

 

 

 

 

 

이 황소는 누구?? 페니키아의 공주에게 반한 제우스가 황소로 변해 공주를 납치해서 온곳이 크레타라는 말이 있지만 웬지 실제 미노안들이 제우스나 그리스 신화의 신들을 섬겼을거 같지는 않다.

 

 

 

 

여왕님의 거처..욕실도 있고 한데..역시나 못들어간다..엿보지 않을테니 들어가게 해주세요

 

 

아직도 발굴 작업중..벽에 뭘 바르는거 같은데 잘보니 무슨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서커스 인가..

 

 

파리지엔이라는데 그당시 유행은 가슴을 저렇게 내놓고 다니는거였나보다.

 

 무슨 고구려 고분 벽화같다.

 

크노소스를 나오자마자 바로 버스를 타고 고고학 박물관으로 갔다. 크레타에서 출토된 것들은 죄다 여기에 있다고 한다. 엘리프테리아스 광장에서 내려 물어물어갔다. 나처럼 박물관을 찾아 헤메는 한가족을 봤는데 사람들마다 붙잡고 "Do you speak english?" 이러고 있다. 답답해보인다 나라면 그냥 아무나 붙잡고 뮤지움!!! 이렇게 외치겠는데 그럼 영어는 못해도 알아듣고 손짓으로라도 말해줄텐데...결국 그가족 따라댕기다 인포에서 물어보는 거보고 밖에서 기다리다 미행해서 박물관으로 갔다.

 

 

 

다른 그리스 로마시대 박물관과는 좀 다르긴하다. 그리스조각상들은 몇개없다.

 

 

이건 수정으로 만든잔..미노아의 스와로브스키..

 

 

종교의식때 쓰였다는 양날 도끼 라비린스?? 소를 잡을때 이걸로 한방에 내리쳐서 잡지 않았을까?

 

 

크레타의 상징..황소.상당히 잘만든거 같다..

 

 

역시 크레타의 상징 양손에 뱀을 든 여신..상아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걸 누가 선사시대 작품이라 보겠는가. 현대미술관에 전시되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거 같다. 정말 수준이 장난아니다.

 

 

물론 이런 초딩낙서같은 그림도 있지만....

 

 

나름 세련된 분위기다.

 

 

 

 이건 웬지 남태평양 어느섬의 분위기...

 

 

 

엘리프테리아스 광장에서 모로시니분수쪽으로 걸어가는 골목길에서...배가 너무 고픈데 현지인들이 두테이블 정도 앉아 한가롭게 수다를 떨고 있길래 그냥 들어가서 해물 스파게티를 시켰다.음료수랑 빵이랑 다해서 9.5유로 가격도 그럭저럭 괜찮은거 같다..(그리스 정말 짜증난다. 빵도 따로 돈내고 먹어야한다)

 

나 정말 태어나서 이렇게 맛있는 스파게티는 처음이다. 이건 면이 주가아니라 해물이 주인거 같다. 오지어 조갯살 새우살..속으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도 결국 반밖에 못먹었다. 먹다지쳐 나중엔 면은 포기하고 해물만 건저먹었는데 결국 다 못먹었다.

빵도 넘 맛있다..

 이래저래 오후도 되어서 미나스 교회를 찾아가려고 했다. 어떻게 들었는데 결국 가다가 샛길로 새기 시작했더니 밑도끝도 없다. 게다가 택시기사들에겐 완전히 질려버려서 더이상 택시타기가 싫었다.

또 헤메다 헤메다 성벽위로 올라가서 찾았다. (정말 짜증난다 이동네)

 

 

의외로 성벽위가 잘 꾸며져 있었다. 쭉 따라서 이렇게 길도 있고 공원처럼 되어있었다. 성벽위에 운동장도 있고 꽤나 넓다. 차도 올라갈수 있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없어 좀 무섭기도 했다. 개한마리 데리고 나랑 쭉 계속 같이 걸어가는 남자가 있었는데 ....헉 저사람 모야 ..(멀쩡한 시민에게 죄송할따름이다) 이럼서 잔뜩 경계하면서 걸어가는 지금생각하니까 참 어리석은 짓을 했다.

 

 

 

저기 보이는게 미나스 교회...너무 멀어서 좌절 OTL

 

 걷다보니 호텔이 떡하니 나타났다. 에고 저녁6시가 다되어서 그냥 들어가기로 했다. 괜히 교회찾아갔다가 호텔 찾는다고 또 고생하기가 싫었다.

 

정산:

택시:5유로

물:0.4유로

크노소스 버스 왕복:2.6유로

크노소스 입장료:6유로

고고학 박물관:4유로

스파게티:9.5유로

물:0.5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