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2008·10-터키&그리스지중해,에게해

6일-드디어 꿈의 산토리니로...혼자온 사람을 더욱 외롭게 만드는 이아마을

이치핏 2008. 11. 5. 21:18

잠을 깨기 위해 손가락만 꼼지락 거려서 티비를 켰다. 티비에서 하이디~ 하이디~ 하길래 봤더니..낯익은 아니 왠지 반가운 어린이 등장~~하이디 뒤늦게 출세했구나 한국선 씨에프도 찍고 그리스까지 진출하다니

 

더빙도 성인배우가 어린애 목소리 흉내낸건데 좀 웃긴다  이거말고도 90년대 촌스런 복장의 배바지같은 청바지를 입은 일본대학생들이 머리에 안전모쓰고 장애물 넘기 이런거 하는것도 나온다.다리를넘는데 밑에서 떨어지라고 집어던지고..우리나라에도 일요일 아침에 한참 유행했던 프로였는데..결국 일본꺼 고대로 따라한거

였다.-_-

 

 

드디어 산토리니로 가는날 아침 10시 30분 비행기라 아침먹고 체크아웃하고 바로 공항으로 이동했다.

 

크레타섬은 뭔가 실패한 느낌이라고 할까 길헤메다가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고생만 하다 떠난거 같아 아쉬웠다. 정보부족도 있고...게다가 방향치인 내탓도 있고..그래도 내가 길은 잘 찾는 편인데 이상하게 심하게 헤맸던곳이다. 크노소스를 봤다는걸로 그냥 만족하는수 밖에...

 

첨엔 크레타에서 산토리니까지 배로 3시간이면 간다길래 배타고 가려고 했는데 배가 이라클리오항이 아니라 시티아항에서 출발한다는거다. 이라클리오에서 시티아항까지 가는데 3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아침에 출발하는데 언제또 헤메다 가나 싶어서 걍 스카이 익스프레스로 이동..편하긴 편했다. 이동하는데 30분 걸렸다.

게다가 승객은 어떤 서양남자와 나 단둘이였다. 비행기에 달랑 둘이 타고가는건 또 첨일세

 

마침 공항에 내리니 버스가 와있어 일단 타고 봤다. 세간다책에는 모놀리토스행 버스를 타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했지만 공항에서 모놀리토스 해변까지는 10분도 채 안걸리고 거기까지 갔다가 다시 피라마을로 가기 땜에 아무 상관없었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오르막길로 나랑 어떤 아줌마둘이 타고 가는데 이 아줌마 30분동안 입을 잠시도 가만 있지 않는다..

 

운전기사는 네..네..하면서 맞장구 쳐주고 (그리스 사람들은 말중간에 네~네~이렇게 많이한다)..차비를 안받길래 속으로 째수 했는데 피라마을 버스 종점에 오니까 무슨 버스차장같은 아저씨가 다른버스승객들 차비 받으면서 있다가 나보고 차비내라고 막 머라한다. 처음엔 바보같이 나 이버스안탄다고 뭔소리하냐고 그랬는데 한참 싸우다보니..아하..하고 버스비주자 걍 가란다.

 

역시나 이곳에서도 한참 헤메다가 숙소를 찾았지만 크레타에서 거의 왼종일 헤메면서 고생하다보니 이정도는 암것도 아니었다.

 

 

 

 

호스텔 월드에서 예약해간 villa aliza란 숙소다 (허접한)조식포함 2박에 50유로,욕실포함..깨끗하고 전망만 포기한다면 위치가 나쁜건 아니지만 침대가 좀 작다.나같은 여자두명정도는 쓸수 있겠지만 남자들은 글쎄...뭐 커플들도 있긴했다. 우리신랑같음 완전 새우잠을 자야함.

 

 

그래도 뭐 수영장도 있고 주인도 친절하고...그럭저럭 괜찮은거 같다.

 

 

 

 

베란다 경치가 좀 맘에 안들지만,,,반달같이 생긴 산토리니는 안쪽은 절벽이고 뒤로 완만하게 내려가서 바닷가가 있는데 좀 비싸고 좋은 호텔은 절벽쪽에 다 몰려있고 저렴한 호텔은 이렇게 뒷쪽으로 있는거 같다.

 

오늘은 이아마을에서 하루종일 뽕을 뽑으리~하면서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다알겠지만 버스종점같은데 앉아있으면 시간되면 거기있던 직원들이 이아~이아~하고 외치고 버스차장한테 돈주면 거스름돈은 칼같이 다 챙겨준다. 100유로짜리라도 가져가는거 아니면 잔돈없다고 걱정안해도 될듯

 

 

이렇게 시간표도 다 붙어있다.

 

 

오후2시쯤 도착하니 다시 피라마을로 돌아가려고 줄선 관광객들이 장난이 아니었다. 누가 10월이 비수기랬나. 사람이 이렇게나 미어터지는데...버스에서 내려서 골목으로 들어가다보면..

 

아 사고싶어 사고싶어...지름신의 유혹을 참아니면서 그냥 직진...

 

 

 

 

이런 교회당이 나오고 작은 광장이 있다. 여기가 이아마을의 딱 중간지점인데 지금 생각해보니 교회를 등지고 왼쪽으로 쭉가서 돌아다니다가 해질무렵가까워 울때 다시 오른쪽으로 쭉 다니면서 사진찍고 전망대나 그 주위에서 석양을 바라보는게 좋을거 같다. 

 

 

 

 

 

 

교회당앞에서 양옆으로 이런 메인 도로가 있고 절벽밑으로 내려갈수 있게 되었는데 이아마을이라는게 완전 관광객을 위한 테마공원같은 곳이다. 일반 주민이 사는게 아니라 레스토랑 기념품가게 아트숍 호텔..인터넷이나 가이드북엔 이아마을에 숙소가 그다지 없는것처럼 적혀있는데 널리고 널린게 숙소다.

 

 

 

 

 

 

 

 

처음에 이아마을의 아름다움에 반해 미친듯이 찍어대다가 문득 꺠달은게 있으니...나이가 젊든 많든 여기선 죄다 커플여행객들이 절대다수라는거다. 부모님을 모시고온 중국청년도 있었지만 암튼 거의다가 커플이었다.

 

애들도 별로 못본거 같다. 하루종일 있으면서 내가본 혼자온 사람은 국적불명의 동양인 남자애 한명 우리나라 여자  두명 이렇게였는데 ...어머 쟤들모야 불쌍하게 시리..상태도 별로 안좋네 이럼서 비웃었는데..정작 내 주제파악은 전혀 못하고 있던거 같다.

 

 

 

이런 거지꼴로 돌아다니면서 누가누굴 비웃은건지..산토리니에서 찍은 유일한 사진 두장...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잘생긴 독일총각2명이 쉬고 있길래 찍어달라고 한건데 사진보고 허걱했다. 

 

오후에 석양보러 속속등장한 신혼커플들  혀짧은 소리로~헝니 겅마웡~ 쟈기양 빨랑왕~(이런말투는 인터넷에서만 존재하는줄 알았다.)이럼서 다니는 신부들은 죄다 샬라라 원피스에 예쁜 하이힐에...게다가 가장 이쁠때이니...다들 하나같이 넘 이쁘더라.여긴 신혼여행지였지..ㅜ.ㅜ

 

 

그렇다고 내가 이곳을 포기할쏘냐..나도 즐길 권리가 있다!!!!!

 

 

이동넨 색상대비가 죽인다. 새파란 하늘 새파란 바다 하얀 집들 그리고 붉은 절벽...

 

 

 

이럴땐 정말 DSLR카메라를 가진 사람들이 부럽다.

 

 

 

 

 

 

 

 

 

 

중간에 놀이터에서 쉬면서...돌아다니기 다리아프면 놀이터로 쏙들어가 쉬면 된다..

 

 

 

이아마을이 피라마을보다 좋은건..마을안에서 돌아다닐때 차나 사륜오토바이가 다니지 않아 한가하게 다닐수 있다는거다. 피라마을에선 렌트해서 돌아다니는 사륜오토바이나 차들이 많아서 좀 시끄러운편이다.

 

 

 

 

이아마을 끝에있던 교회..닫혀있다. 가운데 있는 하얀 교회 못지않게 예쁘다.

 

 

 

 

 

 

 

예쁜 호텔들이 많아서 밑으로 내려갔는데 나는 가다가 제지를 당했다. 길을 잘못들었는지 투숙객 아니라면 이리로 내려가면 안된다고...

 

 

 

오후가 되니 배가 고파 절벽위의 레스토랑으로 갔다. 마침 내가 갔을땐 사람도 별로 없고 해서 한적한지라 제일 전망 좋은곳에 자리를 잡았다.

 

 

대략 전망이 이렇다.

 

 

 

내가 여행중 먹은 가장 비싼 밥..콜레스테롤 땜에 새우는 절대 안먹는 서방땜에 올해는 대하구경도 못해봤는데 음식이 입에도 안맞고 해서 먹은것. 첨으로 남김없이 다 먹었다. 그리스식 샐러드도 시켰는데 뭐 토마토 오이 양파 썰어놓고 치즈 한덩이 얹고 올리브유 뿌려주시고..나도 만들수 있을거 같다.

 

아..얼굴에 직사광선 쬐면서 피부야 늙든 말든..내가 산토리니까지 와서 전망 바라보면서 이렇게 밥을 먹다니 하면서 혼자 새우를 까는데 누가 빤히 쳐다본다. 보니 아까 사진찍어주던 독일 총각이다.

 

어머 하면서 입닦고 수쥽게 인사를 했다. 어머 웬일이니 웬일이야...이러면서 혼자 설레이는데 이 총각둘이 나란히 앉더니 너무나도 다정하게 바다를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것이었다. 그러면서 내새우를 보면서 쉬림프 어쩌고 하면서 우리 저거먹을까 이러는거다. 에이쒸..인제는 게이들까지 쌍으로....우아하게 칼로 썰던 새우를 걍 손으로 마저 까먹었다.

 

신혼부부들이 들어오다가 나를 신기한눈으로 쳐다본다. 눈까지 마주쳤는데도 어떤 신랑은 계속 쳐다본다.

혼자 밥먹는 여자 처음 보슈!!!!!!!

 

 

 

배를 채우고 난뒤 그 유명한 석양을 보러갔다. 해질 시간이 다가오자 갑자기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낮에는 주로 서양사람들이었는데 일몰이 다가오자 갑자기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디있다가 갑자기 나타난거지? 근데 의외로 산토리니에는 우리나라 사람들보단 중국사람들이 더 많았다..

 

 

 

근데 하늘에 구름이껴서 제대로 된 석양을 볼수 없을거 같다. 왠 아가씨들 세명이 등장하더니..

 

"어머 미코노스석양보단 별로네~  "

 

"차라리 내호텔방에서 보는게 낫겠다."

 

"언니 그냥 언니방에서 봐요"

 

이러더니 퇴장...

 

모야 이거 (김구라 말투로..)

 

 

 

 

뭐 하지만 이래가지고선 석양을 보긴 글른거 같다. 날도 쌀쌀해지고 그래서 그냥 슬슬 들어가보기로 했다.

 

 

 

가다가 사람들이 막 돌아가면서 사진을 찍길래 뭔가했더니 이 아이였다. 아무리 사진을 찍어도 가만히 있길래 첨엔 인형인줄 알았는데...왠지 예사롭지 않은 포스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이러고 있다가 뭐라고 한마디 툭 던질것만 같다.

 

 

 마을도 예쁘지만 공방같은게 많아서 파는 물건들도 예쁜게 너무 많았다. 나름 예술가 장인들이 직접 만든것도 팔고 있었다. 사고 싶은게 너무 많은데...참아야해 ..참아야해..하다가 다음날 빵!! 터져버리고 말았다.

 

 정산:

크레타 호텔 결제(신용카드): 93.4유로

택시(숙소-공항) 7유로

버스 (공항-피라마을) 1.4유로

버스(이아마을 왕복) 2.8유로

물:0.5유로

과자 1.4유로

저녁: 28.7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