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2008·10-터키&그리스지중해,에게해

1일- 안탈야에서 좀비상태로 헤메다.

이치핏 2008. 10. 29. 13:51

저질체력+까칠&예민한성격+스몰마인드+짧디짧은 영어+짧은 입..을 가진 여행엔 최악의 조건을 가진 몸이지만 가고싶다는 의지하나로 다녀온 여행..더군다나 태어나서 첨으로 혼자 떠난 그리고 가장 긴 여행..나같은 사람도 다녀왔으니 누구든지 다녀올수 있다!!!!

 

석달전 터키를 딸랑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만 다녀온데 성이차지않아 이번엔 그리스를 끼워서 지중해 에게해 연안지역을 다녀오기로 했다. 초보여행자라 이정도면 안전빵으로 다녀올수 있겠지 싶어서.(안전빵은 진짜 안전빵이었다. 가는곳마다 45인승 버스로 우르르 몰려다니는 서양인 아줌마 아저씨들 단체관광객들이 있으니).사실 동부도 가고 싶지만 혼자선 웬지 자신이 없었다.

 

터키항공으로 12시간에 가까운 비행끝에 이스탄불 도착 거기서 두시간 정도 기다리다 국내선으로 바로 안탈야로 이동했다. 밤 11시 반쯤 공항에 도착 하기 때문에 숙소를 미리 예약해 갔다. 픽업도 미리 요청해서 넘어갔는데..세상에 오마이갓!!!아무리 기다려도 픽업차량이 나타나질 않았다.밤 12시가 다되어도 차량이 나타나지 않아 완전 패닉상태..

 

난생첨으로 혼자 이 낯선데 떨어져서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공항으로 다시 들어가지도 못하고 직원들도 그다지 친절하지도 않고 인포에 물어보니 공중전화카드 사서 직접 숙소에 물어봐라는 말뿐이었다. 할수없이 공중전화 카드를 사서 숙소에 전화하니 이 빌어먹을 사장이 한다는 소리가 낮11시 반인줄 착각하고 그때 나갔다는거였다. 그냥 택시타고 오란다..이런 장난하냐.

 

 

이미 예약은 해둔 상태고 이 오밤중에 다른 숙소 구하기도 불가능이고 할수 없이 택시타고 예약해둔 온라인 바우처의 주소를 보여주면서 넘어갔는데 이노무 택시기사 위치를 못찾아 한참 동네를 헤매는 거였다. 여기 물어보고 저기 물어보고..나는 완전 초긴장상태..기사는 내숙소를 모르니까 자꾸 이동네서 제일 유명한 사바팬션만 찾고..결국 헤메다가 찾게된 숙소 이름은 blue sea garden 알고 보니 라제르 팬션 바로 옆이고 맞은편으로 좀만 더가니 바로 사바펜션이다..헤메다 택시비만 45리라라는 바가지요금이 나왔지만 싸울힘도 없어 그냥 택시비주고 갔다.

 

blue sea garden 주인장..무쟈게 친절하고 어쩌고 평이 좋아 예약하고 갔는데 이런 쉣이다. 아무일없었다는듯이 웰컴만 외치고 방을 안내해주고 끝이다. 미안하다는 말한마디도 없다.

 

 

 

 

여기가 나의 객실..비교적 깨끗하지만 온수가 완전 지랄이다. 이건 이동네 펜션이 다 그렇다고 하니 뭐...

옆에 트윈룸도 딸려있는데 그냥 나혼자서 3박...

 

겨우 씻고 잠자리에 누우니 심장이 벌렁거리고 머리에 피가 꺼꾸로 솟는 느낌..완전히 공포에 질려서 밤에

한잠도 잘수가 없었다. 공항에서 한참 떨었고..낯선곳에 첨으로 혼자 누워있어서인가..너무 충격을 받았나..해가뜨니 겨우 일어나 앉았는데 막 토할것만 같았다. 억지로 내려가서 뜨거운물을 얻어와 햇반을 말아 억지로 먹고는 또 잠이 들었다. 한두시간 잤나?  

 

1시가 다되가는 시간이 되어서야 겨우 일어나 움직여 보기로 했다.

원래 예정으로라면 내일은 투어를 하고 모레 아침에 마르마리스로 떠나기로 했기 때문에 당장 버스예약을 해야한다. 하루종일 방구석에 누워 있을수만은 없었다.

 

 

 

숙소를 나와서 몇발짝 움직이는 순간 헉!!!! 이렇게 멋진 바다가....날씨는 너무너무 좋고 햇살은 강렬하고

경치는 멋지고...

 

 

무작정 공원 거리를 걸었다. 사실 아무 생각없는 멍한 상태로 물한병 사서 좀비처럼 걸어다녔다. 누군가가

헬로우..곤니치와 하고 불렀던거 같은데... 

 

 

그래도 한편으로는 그래..지중해에 왔구나 하는 실감이 들기도 했다.

 

펜션에서 얻은 시내 지도를 보면서 시내를 향해 걸어갔다. 어디로 갈까 하다가 트램을 타고 안탈야 고고학

박물관으로 가보기로 했다.

 

 시내쪽으로 걸어나와 트램길이 보이길래 따라걷다보니 버스정류장같은 유리 칸막이가 보였다. 가족이 앉아있길래 애기엄마에게 박물관 가려면 여기서 타면 되냐고 물어봤더니 막 나를 피한다. 애기아빠가 서툰영어로

타라고 해서 탐..아주 고전적인 트램인데 객차사이가 연결되어있지 않아 저렇게 돈받는 사람이 따로 있다.

 

안탈야 고고학 박물관은 트램종점에 있다. 애기아빠가 저게바로 박물관이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켜보임...내려서 길건너면 된다.

 

 

 

 

이 뒤로도 박물관은 계속 갔었지만..다른곳보다 규모도 크고 볼것도 많았다.  페르게에서 온것들인데..하여간 한번쯤 가볼만 하다.

 

 

 

 

중간에 있는건 댄서의 조각상..주위조각상들은..관객들(?)

 

 

 

 

로마시대 인물들의 조각상들이다.  

 

 

안탈야하면 빼놓을수 없는 인물 하드리아누스 황제..젊었을때 모습의 조각상도 있고 노인이 되었을때의

모습도 있는데 젊었을때 조각상 보면 나름 카리스마 있게 잘생겼다.오오 잘생겼어..멋지구리..입술이 정말 매력적이야.이럼서 침쥘쥘~~(이건 조금 나이가 들었을때의 모습이다)

 

 

 그리스인들이 무슨 장기두던 장기판인데 이 돌판위에 저런 그림이 걸려있다.

 

 

 

 

역시 이뒤로도 석관들은 보지만 여기에 전시되어있는 석관들이 가장 화려했다. 뚜껑위에 인물들은 아마 관속에 묻힌 인물들이겠지.

 

 

대부분은 그리스 로마시대의 유적들이고 수는 적지만 이렇게 비잔틴시대의 전시물도 쪼끔있고...

 

 

 

 

오스만 시대의 전시물도 곁다리마냥 전시되어있다.

 

 

박물관에 갔다가 마르마리스로 가는 버스를 예약하기 위해 다시 시내로 넘어갔다. 이 시계탑있는 광장에서 바닷쪽 말고 반대방향으로 위로 올라가면 신시가지인데 그쪽에 버스회사 사무실이 있었다. 물어물어 찾아갔더니 파묵칼레에서 마르마리스까지 운행을 한다길래 표를 예약..표파는 여직원이 영어가 아예안되 애를 먹었다.

오지랖넓은 터키총각이 옆에서 끼어들어 덕분에 자리배정도 하고 예약성공..모레 9시반까지 세르비스버스를 타러 이 사무실로 오란다.

 

 

저것이 이블리 미나레?? 악마의 기둥인가? 저게 왜 유명한건지는 모르곘다.

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누군가 마담~하고 부르길래 식당에서 케밥을 아주 싸게 콜라까지 곁들여서 판다고 선전하길래 따라 들어갔다. 근데 딸랑 빵쪼가리에 고기 끼운거 그거 기다리는데 40분이나 걸림..짜증나서 걍 싸들고 나와버렸다. 결국 한입먹고 속에서 거부반응 일으켜서 버렸다.

 

 

 

 

 

 

 

 

서양인 단체 관광객들이 우르르 몰려서있어서 처다보니 하드리안 게이트였다.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통치기념으로 만든 문이라나?? 있는동안 이앞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있는

단체관광객들 여럿팀을 봤다. 필수 코스인 모양이다.

 

이문을 통과해 들어가면 구시가지..직진에서 15분정도 걸으니 바로 숙소가 나왔다. 이렇게 찾기 쉬운 숙소를

어젯밤에 그 빌어먹을 택시기사는 그렇게 헤매었단 말인가..

 

들어와 누워있으니 여전히 몸상태가 안좋았다. 내가 왜 이런 미친짓을 시작했던가 이런생각까지 들었다. 투어고 나발이고 당장 돌아가고 싶었다. 샤워라도 하고 싶은데 아무리 기다려도 온수도 나오지 않았다. 태양열 시스템이라 온수가 잘 안나온다고 들었지만 정말 성질난다.

 

깜빡 잠이 들었다가 옆방에서 샤워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일어나 샤워를 하고 다시 누웠다. 내일아침에도 몸상태가 영 안좋으면 터키항공 사무실로 가서 요금을 물더라도 일정변경을 해야지..이생각을 하면서 잠이 들었다.

 

정산:

택시비(공항-숙소):45리라

전화카드:6리라

물:1리라

트램왕복:3.5리라

안탈야고고학 박물관:15리라

오렌지주스한병:2리라

마르마리스까지 버스:35리라

케밥+콜라:2.5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