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2017·8-러시아 이르쿠츠크&바이칼

1일차)이르쿠츠크-데카브리스트의 집( 발콘스키 하우스,트루베츠코이 하우스)

이치핏 2018. 4. 3. 18:54



아침이 되자마자 밖으로 나왔다. 환전을 하는게 일단 제일 급선무인데 하필이면 오늘이 일요일이라는거...바이칼이라는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 곳이라 사설 환전소 같은게 많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여행자 거리같은것도 딱히 없었고 사설환전소 같은건 보이지도 않았다. 암튼 은행 ATM기에서 신용카드로 현금인출을 해볼려고 시도했는데 전혀 먹히지도 않았다. 중앙시장까지 걸어가서 어떻게 해봐야 하나 했는데 누군가가 한국어로 말을 걸었다. 


" 오늘 일요일이라 은행 안해요."


이곳 현지인인 고려인 아저씨가 한국어로 이야기하는걸 듣고 말을 걸어온 것이다. 그래도 말통하는 사람 만난게 반가워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아저씨가 돈을 바꿔주겠다고 했다. 


엥? 이건 뭔소리? 1달러에 61 루블로 환전해 주겠다고 했는데 이거 사기당하는거 아니야? 라고 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급한대로 100달러를 환전했는데 갑자기 옆에서 와이프인듯한 러시아여자가 인상을 쓰면서 핸드폰 환율시세를 보여주면서 막 머라고 하는거였다. 


" 아 저기 마누라가 돈을 너무 후하게 쳐줬다는데 돈 좀 돌려주면 안되겟슴메?"


그래서 100루블를 다시 돌려주고 6000루블만 얻기로 했다. 결국 1달러에 60루블로 환전한 셈인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아저씨가 정말로 후하게 쳐준게 맞았다. 실제 시세는 1달러에 58루블이었으니까. 



루블화를 손에 넣었으니 유심칩을 해결할 차례. 숙소 근처에 시장이 있어 들어가 보았다. 


일요일이라 대부분 문을 닫았는데 한쪽 구석에 유일하게 

무슨 텔레콤 같은게 문을 열어 물어보았더니 유심칩을 판매한다고 했다. 


아침부터 정말 운이 좋았다. 



5일짜리 빌리는데 100루블.4기가 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있는동안 쓰기에는 충분한 용량이었다. 


가격도 싸서 두개사자고 했는데 이 짠돌이가 기어이 하나만 하자고 우겨서 걍 하나만 샀다. 


암튼 러시아가 유심이 상당히 싸다는거에 놀랐다.




일단 트램을 타고 시내로 들어가기로 했다. 


이르쿠츠크 시내가 작아서 중앙시장을 

중심으로해서 움직이면 왠만한 데는 다 갈 수 있었다. 


길거리에서 저렇게 표시가 되어 있는게 트램 정류장인데 

서있다가 트램이 가까이 오면 걍 뛰어가서 타면 된다. 



어디를 가든 요금을 15루블. 


앞에 앉은 아줌마가 수금원,


옛날 우리 시내버스 안내양 같은 역할이다. 



요금을 어떻게 내지?하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런 가방을 멘 사람들이 귀신같이 돈을 걷으러 오고 잔돈도 거슬러 준다. 




환전도 환전이지만 구경을 포기 할 수는 없다!! 


일단은 이르쿠츠크 필수 관광코스인 데카브리스트의 집으로 갔다. 


데카브리스트의 난 혹은 12월혁명당원이란, 1825년12월, 러시아 제국에서 일부 청년 장교들이 입헌 군주제의 실현을 목표로 일으킨 난이다. 이 데카브리스트의 난은 유럽의 자유주의사상에 영향을 받아 일어난 일이었다. 여기서 데카브리스트란, 개혁을 부르짖으며 혁명을 일으켰던 청년 장교들을 총칭해서 부르는 말이다.

데카브리스트의 난을 진압한 니콜라이 1세는 자유주의 운동에 위협을 느껴, 전제 정치를 더욱 강화하게된다. (위키백과에서 퍼옴)




이르쿠츠크가 시베리아의 유형지였는데 여기와서 정착하며 살면서 귀족문화를 전파하면서 이르쿠츠크를 시베리아의 파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다만 모스크바에서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장난이 아니었다는거.


이집은 데카브리스트 중에서 제일 유명한 발콘스키 공작의 집(Volkonsky manor house) 이다. 집주인인 세르게이 발콘스키 공작이 처음부터 이집에 살았던건 아니고 광산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하고 갖은 고초를 겪다가 부인이 따라와 헌신적으로 봉사를 한 덕분에 감옥이나 강제노역에서 풀려났다. 그리고 이집에서 애들도 키우며 사교활동도 하면서 살다가 나중엔 직위를 회복해서 모스크바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동네는 데카브리스트보다는 그 부인들이 더 유명하다는거. 왠지 전쟁과 평화나 러브 오브 시베리아 가 생각났다. 




생각보다 넓구먼. 




여기 있는 집들은 1980년대에 복원 한 것이다. 


목조주택이 다 그렇지.




여긴 행랑채?? 


이집을 구경하는건 무료다. 



본채인 이집을 보려면 관람료를 내야 한다.


 또다른 데카브리스트의 집인 트로베츠코이 하우스랑 

묶어서보면 할인을 해서 300 루블에 볼 수 있다. 




겉에서 보기엔 허름했는데 속은 나름 잘 꾸며 놓은듯. 




데카브리스트의 부인들은 이런 드레스를 입고 

그래도 체면 유지하면서 잘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광산이나 감옥에서 남편들 뒷바라지 하며 농노들에게 

봉사도 하며 정말 죽을 고생을 했다고..


가지고 온 재산도 다 나눠주고 본인들은 허름한 옷을 입고 지냈다고 한다. 





그나마 이렇게 꾸미고 사는것도 갖은 고생끝의 낙인 셈이다. 



상트페테르스부르크에서 이 시베리아까지 마차를 타고 간게 정말 대단하다.


 영상도 틀어주는데 진짜 눈에 파묻혀서 억지로 말을 끌고 가는 장면이 나왔다. 


살아서 도착한게 용하다..






살아남은 덕택에 이런 살롱도 만들어 사교활동도 하고 할 수 있었겠지.




러시아 왠만한 집에 있던 세면대(?) 나름 인테리어 아이템인데 

물이 귀한건지 집집마다 이렇게 하나씩 자릴 차지하고 있었다. 



발콘스키 집안 가계도.


봐도 잘 모르겠음. 





발콘스키의 집을 나오면 공원이 나오는데 왠 여인의 동상이 나온다. 시베리아의 공주라고 하는데 세르게이 발콘스키의 아내인 마리야 발콘스카야의 동상이라고. 


원래는 대단한 귀족집안의 딸인데 남편이 유배형에 쳐해졌을때 아버지가 이혼을 시킬려고 했지만 그녀는 남편을 따라 시베리아까지 험난한 여행을 했다. 그리고 남편과 그 부하들 그리고 지역주민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를 해서 이지역 전설로 남았다고. 




트루베츠코이 하우스(Trubetskoy Manor House) 까지 가려다 한참 헤맸다.


 64번 표시가 발콘스키 하우스고 10번 표시가 트루베츠코이 하우스다. 


몇번을 빙빙 돌다 겨우 찾았다. 




트루베츠코이 공작은 데카브리스트의 수장으로 선출되었던 사람인데 

유배형을 왔다가 사면된 이후로 그냥 이지역에 눌러앉았다고 한다. 





근데 발콘스키 하우스에 비해 딱히 볼거리는 많지 않은편. 


시간이 없으면 스킵해도 상관없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