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2016·3-멕시코&샌프란시스코

3/16 와하까(Oaxaca de Juarez) 를 떠나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까사스(San Cristóbal de las Casas)로 고고~

이치핏 2016. 7. 16. 15:39

와하까를 떠나 치아파스주의 도시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까사스(San Cristóbal de las Casas)로 가는날. 대부분 밤 8시에 출발해 12시간이 걸리는 야간버스를 이용하지만 길이 험해 멀미와 구토를 유발한다는 말에 지레 겁먹고 비행기로 변경했다. 역시 돈을 쓰면 몸이 편하다.


 와하까에서 산크리스토발 까지 가는 직항은 없다. 멕시코시티를 영유해서 가야만 한다. 과나후아토에서 와하까로 넘어올때 멕시코시티에서 환승시간이 2시간인데도 짐이 제대로 못왔는데 이번에는 환승시간이 1시간이라 더 걱정이었다.


 마침 티케팅부스 직원이 내가 짐을 찾으러 갔을때 있던 그 직원이라 나를 알아보았다. 나는 다시 보상금 이야기를 꺼내보았다. 직원이 레포트 서류를 한참 뒤지더니 도저히 못찾겠다며 고객센터에 이야기해보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 


그래도 그 직원은 신경이 쓰였는지  캐리어에다 딱지를 여기저기 마구 붙여주었다.



 bien venido Chiapas!!


남쪽으로 오다보니 과테말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치아파스(Chiapas)주 까지 오게 되었다. 다행히 이번에는 짐이 무사히 도착했다. 이곳의 공항은 치아파스 주도의 이름을 딴 툭스틀라 구띠에레즈(Tuxtla Gutierrez)공항이다. 산크리스토발을 항공편으로 가려면 멕시코시티에서 이 공항으로 가야 한다.




산크리스토발로 가려면 미니버스를 이용하면 되는데 도착층에 이렇게 OCC 부스가 있다. 여기서 210페소를 내고 티켓을 사서 밖으로 나가면..




요런 미니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공항이 워낙 작아 버스를 못찾거나 할 일은 없을거 같다. 공항은 툭스틀라 구띠에레즈에선 가까운데 산크리스토발까지는 거의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렸다.




버스는 한참 산길을 오르고 올라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까사스(San Cristóbal de las Casas) 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냥 줄여서 산크리스토발이라 했음 좋으련만 칠레나 베네수엘라에 그 이름의 도시가 있어서 그냥 다 불러주는걸로 한다.

이곳에 관한 정보도 별로 없고 구글검색을 해보니 예약한 숙소까지 1.7km라 택시를 타기로 했다. 40페소를 부르길래 걍 암 생각없이 탔는데 나중에 숙소 주인장은 여기가 워낙 작은 동네라 어딜가든 30페소라고 했다. 그이상은 바가지니 절대 주지말라고 당부했다.







산크리스토발 숙소인 nuik B&B..방이 좀 심하게 좁은게 흠이지만 그거빼곤 다 괜찮았다. 주인인 클라우디아가 되게 아기자기하고 세심한 스타일이라 예약한 순간부터 메일이 오고 있는 내내 잘 챙겨주었다.


생긴건 섹시하고 털털한 언니인데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건 반전이었다. 게다가 아침 식사도 아주 잘 나왔다는거. 그리고 메인도로에서 좀 비켜나 있어서 조용한 편이었다.




짐을 푸니 벌써 오후 4시가 다 되어있었다. 배가 고파 쓰러질 지경이라 식당을 찾아 나섰다.


원래 산골 오지마을인 산크리스토발엔 원래는 마야후손인 원주민들만 살았는데 어느 순간 유럽의 요리사들이 하나 둘씩 정착해 식당을 차리다 보니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그러다보니 숙소도 생겨나고 어학연수원도 생겨나고 해서 지금은 카오산 로드 같은 여행자들의 마을이 되어버렸다.


작은 마을이지만 세계 요리는 다 먹을 수 있다. 




와하까 처럼 컬러풀한 단층 건물이 늘어서 있는 구조인데 도로는 좁은 편이었다. 소깔로 광장을 중심으로 차가 다닐수 있는거리와 없는 거리가 교차하고 있는것도 와하까랑 달랐다.




소깔로 광장에서 버스터미날 방향으로 한블럭만 내려오면 이런 멋진 식당가가 있다. 생긴지 얼마 안된듯 했는데 식당가 한쪽에 화장실이 있어서 돌아다니다 화장실이 급할땐 이용하기 좋았다. 






느끼한 치즈는 가라!! 식당가 안에 태국 레스토랑 Bangkok Thai food 가 있어 올레~를 외치며 들어갔다. 내가 시킨건 솜땀과 똠양꿍에 밥까지..


혼자선 절대 못먹을 양이지만 배가 너무 고파 이성을 잃은 상태라 무조건 고고~ 의외로 맛있었다. 멕시코 요리에 물릴때 와서 먹으면 정말 꿀맛일듯. 의외로 서양사람들도 많이 와서 먹고 있었다. 





겨우 배를 채우고 광장을 소깔로 광장을 어슬렁 거리는데 낯익은 얼굴이 눈에 딱 띄었다. 와하까 디씨엠브레에 투숙했던 청년이었다. 이 청년은 전날 야간버스로 산크리스토발로 떠났고 나는 오늘아침에 비행기로 떠났으니 어쩌다 일정이 겹친 셈이었다. 숙소에 있을땐 내가 왕따(?)라 거의 이야기를 안해봤지만 막상 또다시 만나니 무쟈게 반가웠다.


" 이렇게 또 만났는데 맥주한잔 하실래요?"


청년은 흔쾌히 콜했다. 이름이 생각이 안난다.ㅜ.ㅜ 그게 뭐가 중요하리. 하여간 자리잡고 앉아서 신나게 수다를 떨었는데 이 청년은 직장을 그만두고 작년연말부터 여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4달정도 남미를 돌고 올라와 멕시코를 돌다가 쿠바로 넘어간다음 스페인으로 간다고 했다.거기서 유럽과 아프리카를 돌 예정이라고..와 정말 부럽기만 했다. 게다가 야간버스가 체질이라니 그 체력과 젊음이 부럽기만 했다.


"그래서 한국에는 언제 들어갈 예정이에요?"

" 아버지 환갑이 있는데 환갑전엔 들어가야죠."

"환갑이 언제신데요?"

"내년 2월이요."


오오..거의 일년을 더 여행하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갈 예정이었다. 


아마 지금도 어딘가를 여행하고 있겠지. 혼자서 저렇게 돌아다니닌다는게 정말 쉬운일이 아닌데 부디 아프거나 사고당하지 말고 무사히 여행하기를.





그동안 뭘 제대로 못먹고 다닌 탓일까? 맥주 500cc를 마셨을 뿐인데도 알딸딸 했다. 나는 내일 아침 원주민 마을인 차믈라 마을에 갈건데 같이 갈 생각이 있음 아침 10쯤에 콜렉티보 버스 정류장으로 나오라고 했다. 물론 이건 밥한번 먹자와 같은 소리였다.


"네 아침에 일어날 수 있으면 갈꼐요.ㅎㅎ"


청년도 그냥 웃으면서 예의상 대답을 했다. 그래도 여행와서 유디트외 누구랑도 제대로 대화한 사람이 없었는데 한국인을 만나 대화를 하게 되다니..어쩐지 운수 좋은날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