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가을
인도 하이데라바드라는 듣도보도 못한데로
이사를 갔다.
남편은 나보다 몇달 먼저 들어와 있었지만
컨테이너를 야드에 한달이나 묵혀두고
내가 도착한 다음날 이삿짐을 받도록 해
날 심심하지 않도록 배려 했다.
이삿짐 따윈 모르겠다.
집이 개판이든 말든 나는 뛰쳐 나간다.
그래서 온게 차르 미나르.
하이데라바드의 랜드마크이다.
char=4 이고 minar=문 이란 뜻의
16세기 이슬람 건축물이다.
하이데라바드는 1970년대 까지
무슬림 왕국이었는데
파키스탄편을 들다 인도에 흡수 되어 버렸다.
인도 대륙 한가운데 있으면서
파키스탄이랑 편먹다니 왕이 제정신인가 싶다.
나중에 알게 된건데
하이데라바드, 아흐메다바드, 아우랑가바드
이런식으로 ㅏ+바드 이런 이름들의 도시들은
다 무슬림 동네라고 한다.
입장료를 내면 건물 위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인디언은 20루피, 외국인은 200루피..
남편은 인도 신분증인 아다르 카드가 있다고
인디언 가격으로 티켓을 끊음.
사실 에이전시에 돈 좀 쥐어 주면
아다르카드랑
팬카드
(납세를 증명하는 카드,
인도에서 수입이 있다는걸 의미,
은행 계좌도 만들수 있다)
다 만들수 있었다.
근데 난 천년만년 살게 아니라 패스.
별건 없고
그냥 통로를 따라 한바퀴 돌게 되어있다.
그리고 구시가지 시장 전망을 볼 수 있었다.
아침시간이라 아직 한산한데
밤이면 북적북적 미어터진다.
여기서 남편 회사 직원 가족을 만났다.
그 분들은 3년차인데 여길 처음 와 본다고 했다.
한국인들이 거주하는
뉴타운 에서 이곳 올드 타운까지 한시간 거리인데
코로나 락다운 때문에 거의 움직일 수 없었다고.
나는 락다운 풀리고 난 뒤에 와 운이 좋은 셈이었다.
차르 미나르 왔으면
꼭 들리게 되는 nimrah cafe.
이동네 특산품
오스마니아 비스킷 이랑
이란식 짜이를 파는 곳인데
하이데라바드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한 집이다.
차르 미나르를 보면서 짜이 한잔.
이란식 짜이는
인도 짜이에서 생강을 뺀 맛이다.
개인적으론 인도 짜이가 더 맛있다.
오스마니아 쿠키는 비건 쿠키인데
버터링에서 버터를 뺀 맛.
좀 덜 느끼하다.
한 박스에 120루피 너무 싸서 깜짝 놀랬다.
차도 한잔 마셨으니 시장을 따라 쭉 내려간다.
가다 오른쪽으로 꺾으면
하이데라바드 왕국의 왕들이 살던
초우마할라 팰리스가 나온다.
길을 몰라 물어보니
무슬림 총각이 친절하게 궁전 입구 까지 데려다 줌.
18세기 건물이고 1970년대에
마지막 왕이 총독이 될때까지 역사가 전시 되어있다.
그 후로 왕가의 후손들이 기증했다고 한다.
이래 보니 궁전 맞긴 하네.
전에 봤던 마이수르 궁전 보다
화려함은 덜 하지만 나름 고급진 느낌이다.
그나마 하이데라바드에서
관리가 좀 된 편인 유적지인듯.
2층은 역대 왕실 사람들의 초상화랑
왕실에서 쓰던 보석이랑 살림살이 들이
전시되어 있다.
다 보고 나오면 이렇게 예쁜 정원도 나오고..
후궁이랑..
1900년도 클래식 카도 전시되어 있다.
구경 끝났으니 배를 채워줘야지.
뉴타운으로 넘어오면 분위기가 확 바뀐다.
하이데라바드 안엔 한국 음식점이 전무 하지만
아시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은 제법 있었다.
비싼게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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