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잡다구리

[스크랩] 와인 참고하세요

이치핏 2008. 12. 17. 17:40



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접대할 일도 많고 회식 역시 잦아진다. 연일 맥주에서 소주, 나아가 폭탄주로 이어지는 회식은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피폐하게 만든다. 이럴 때 과감하게 와인으로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하지만 만화 (신의 물방울)이나 시중의 와인 가이드를 통독했다고 해도 막상 ‘실전’에선 난감한 경우가 많다. 책에서 눈여겨봤던 와인들이 ‘현장’에 없는 경우가 많고, 난해하기 그지없는 와인 이름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은 연말연시 자리에 어울릴 만한 와인이다. 값지게 보낸 한 해만큼이나 연말 자리를 풍성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줄 것이다.

1 스파클링 와인 ‘간치아 모스카토 다스티’

요즘 같은 불황에 회식 자리에서까지 축 처질 필요는 없다. 다운(down)된 분위기를 업(up)해 줄 아이템엔 스파클링 와인이 제격. 끊임없이 올라오는 버블만큼이나 모임을 더 생동감 넘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스파클링 와인은 지역별로 불리는 이름이 다르다. 프랑스 샹파뉴에선 샴페인, 이탈리아에선 스푸만테, 스페인에선 카바 등 다양하다. 최근엔 이탈리아 스푸만테가 가격 대비 뛰어난 품질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탈리아 스푸만테를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가 간치아. 1850년 설립된 이 회사는 이탈리아에서 최초로 스푸만테를 만들었다. 간치아의 대표 스푸만테는 ‘간치아 모스카토 다스티’. 가볍고 달콤하며 풍성한 아로마가 돋보이는 디저트 와인이다. ‘간치아 아스티’보다 부드러운 편. 가격은 2만 원대다.

최근엔 이탈리아 슈퍼카 메이커인 페라리의 디자인업체 피닌파리나와 손잡고 내놓은 ‘간치아 피닌파리나 시리즈’가 세련된 병 모양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간치아의 스푸만테에 비해 아로마가 더 뛰어나고, 알코올 도수도 높다. 남다른 디자인으로 회식 자리를 더욱 빛나게 만들 것이다.

스페인 카바는 샴페인을 만드는 방식으로 만들지만 가격은 훨씬 싸다. 대표적인 카바는 프레시넷의 코든 니그로. 쓰거나 달지 않고 상쾌함이 느껴지는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돔페리뇽, 크루그, 크리스털 등 프랑스 최고급 샴페인의 경우 황금빛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거품과 그윽한 향으로 모임의 품격을 올리는 데도 손색이 없다.



2 한식과 어울리는 와인 ‘베린저’

연말 회식이 벌어지는 곳은 대부분 불고기나 갈비, 찌개 위주의 한식당이다. 와인을 마시기 위해 회식 장소를 한식당에서 이탈리아 식당으로 바꿀 수는 없는 노릇. 이럴 때는 한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식당에 가져가면 어떨까.

최근 한국을 찾은 캘리포니아 와인업체 베린저의 와인교육 담당자인 제리 콤포트는 “한식과 캘리포니아 와인의 조화가 절묘하다”고 극찬했다. 그가 서울 시내의 한 한식당에서 불고기와 두부, 김치 등 한식과 베린저의 여러 와인을 함께 맛본 후 내린 결론이다.

그는 불고기처럼 단맛이 강한 육류나 달콤한 맛의 샐러드는 ‘베린저 화이트 진판델’과 잘 어울린다고 한다. 베린저 화이트 진판델은 단일 품목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와인 중 하나다. 갈비와 같은 육류는 물론, 김치처럼 다소 매운 음식엔 ‘베린저의 파운더스 이스테이트 카베르네 소비뇽’를 추천했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엄경자 소믈리에는 “와인의 알싸한 맛이 매운 맛을 더 맵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고 평했다. 회나 감자전처럼 소금기가 없는 음식엔 오크통 숙성을 거치지 않은 샤르도네가 잘 어울린다.

3 보졸레 누보의 황제 ‘조르쥐 뒤뵈프’

모임이나 회식 자리에서 스파클링 와인만큼이나 가볍고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레드 와인이 있다. 2만~3만 원대의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가 그 주인공이다. ‘보졸레의 햇 와인’이란 뜻을 가진 보졸레 누보는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에 전 세계에 동시 출시된다. 올해는 11월 20일에 출시됐다. 보졸레 누보는 그해 갓 생산한 햇포도로 4~5주간의 짧은 숙성 과정을 거쳐 만든다.

따라서 빛깔은 기존 레드 와인에 비해 옅고 떫은 맛을 내는 탄닌이 약해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보졸레 누보는 이벤트성 와인로 진지하게 마실 필요가 없다. 라벨 역시 누구나 알아보기 쉽고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아름다운 꽃무늬가 특징이다.

보졸레 누보는 ‘보졸레’ 와 ‘보졸레 빌라주’ 두 종류가 있다. 보졸레 빌라주 누보가 약간 무거운 맛을 자랑한다. 11월 출하 후 1~2개월 내인 크리스마스나 새해까지 마시면 그 특유의 신선함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과일향이 풍부하고 상큼하다. 중국 음식과 잘 어울리는 편이다.

올해 주목할 만한 브랜드는 전 세계 보졸레 누보 판매 1위를 자랑하는 ‘조르쥐 뒤뵈프(Georges Duboeuf)’의 보졸레 누보. 전 세계에 보졸레 누보 축제를 만든 주인공으로 보졸레 누보의 황제로 불린다. 한 때 전 세계에서 1초마다 1병씩 소비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 밖에도 부르고뉴의 3대 와인생산자로 꼽히는 조지프 드루엥(Joseph Drouhin)의 보졸레 누보도 눈길을 끈다.

4 스토리가 있는 와인 ‘클로뒤발’

연말연시 모임에 어울리는 와인으로는 스토리가 있는 와인이 제격. 사람들을 와인 하나로 묶어주고 와인과 관련된 이야기로 대화를 풀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최근 개봉된 와인 영화 <와인 미라클>과 관련된 와인이 어떨까.

<와인 미라클>은 1976년 5월 24일 열린 ‘파리의 심판’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 와인 판매상인 영국인 스티븐 스퍼리어가 와인 테이스팅 자리를 열었다. 스퍼리어는 프랑스의 와인 전문가 9명을 불러 각각의 라벨이 가려진 프랑스 와인과 캘리포니아 와인을 마시게 한 뒤 점수를 매기게 했다. 점수를 종합한 결과,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 모두 캘리포니아 와인이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낳았다. <와인 미라클>은 당시 화이트 와인에서 1위를 차지한 ‘샤토 몬텔레나’의 양조장을 중심으로 주인공들의 와인에 대한 열정을 담았다. 흥청망청 이어지는 폭탄주 회식 대신 함께 영화를 본 후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을 마시는 것도 연말을 남다르게 보내는 한 방법이겠다.

<파리의 심판>에 등장한 와인 중에선 국내엔 ‘클로뒤발’이 유명하다. 클로뒤발은 파리의 심판뿐만 아니라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방한 시에 대통령 만찬에 사용됐을 뿐만 아니라, 국내 대통령 취임식에도 자주 사용되면서 ‘대통령의 와인’으로 알려져 있다. 클로뒤발의 수입사 바쿠스와인은 직영 와인숍 ‘텐투텐(10to10)을 통해 11월 말까지 <와인 미라클>의 영화티켓을 가진 고객에게 2병까지 30~45% 할인해 준다.

모임 사람들이 와인을 전혀 모르는 초보자이고 예산에 부담이 있다면 1만 원대의 호주산 옐로테일도 괜찮다. 옐로테일은 캥거루 라벨과 달콤한 맛으로 미국 와인 시장을 평정한 제품이다. 한때 국내 출판업계를 달군 ‘블루오션’ 전략에도 소개됐다.

회사 CEO까지 참석하는 모임이라면 칠레 와인 몬테스의 최고급 라인인 ‘몬테스 알파M’이 적합하다. 이데이 노부유키 소니 전 회장이 즐겨 마신 와인으로 2006년 부산 APEC 정상회의 만찬에선 공식 와인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보다 저렴한 몬테스 알파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프리미엄급 와인이다.

글 손용석 포브스코리아 기자

출처 : 달콤 씁쓸
글쓴이 : 오르골 원글보기
메모 :